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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 세모, 동그라미(□△○)

김은숙 칼럼

지난 10월 대체연휴기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K-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재미있게 봤다. 케이블 TV에서 VOD로 영화를 보곤 했지만, 세계적인 플랫폼인 Netflix를 이용하여 9회 시리즈인 드라마를 집중해서 본 경우는 처음이다. 어릴 적 많이 해봤던 놀이의 결과가 영화 속 게임 참가자들에게 너무 섬뜩하게 나타나서 많이 놀라기도 했지만, 드라마 내용이 세계적인 공감대를 불러 일으키는 듯하다. 유튜브를 통해서 K-pop이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중에 K-드라마까지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한국 문화산업계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매우 기쁘지만 또한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오징어게임이라는 드라마는 설정과 전개가 뻔하지 않고 엔딩에도 반전이 있는 것이 세계적 인기가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우리 문화 산업계의 잠재력은 대단한 것 같다. 돌이켜보면 1990년대 후반 일본문화가 수입 개방되면 일본의 대중가요, 만화, 영화 등에 의해서 한국 사회가 초토화될 것이라고 걱정하면서 일본문화 개방을 반대한 적이 있다. 그러나 개방의 결과는 겨울연가를 비롯하여 K-pop 등이 일본에 진출하여 그러한 걱정은 기우로 판명되고 있다. 문화개방은 상호적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는 쪽에서 낮은 쪽으로 흐르며 개방하기 전에는 어느 쪽이 우세한가는 예상하기 어렵다.


한국 영화계는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보이고 있어서 아카데미상을 받거나, 유럽의 영화제에서 최고 작품상을 받는 뉴스를 보는 것은 이제는 자연스럽다.  영화관에서 한국 영화를 의무적으로 상영하는 기간을 고정한 스크린쿼터 정책보다, 영화관의 자율 상영, 즉 국적에 관계없이 재미있는 영화를 오래 상영하는 현재 정책이 한국 영화계가 세계적 영화 산업과 경쟁을 하게되는 기반이 된 것으로 추측한다. 이렇게 경쟁력이 배양된 결과가 이번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으로 떠들썩 하게 인기를 모은 듯 하다. 물론, 경쟁력은 가만히 있는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문화산업계 종사자들은 국제사회에서 경쟁에 패배하면 생존이 어렵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어려운 길을 헤쳐 나갔을 것이다. 나날이 다양하게 디지털화 되고, 첨단 지식과 산업이 실시간으로 전파되는 시기에 국내시장에서 보호받으며 변화와 적응에 실패한다면 밝은 미래는 없을 것이다. 국제화된 한국 사회에서 국제사회와 경쟁하여 이겨내야 하는 것이 어찌 문화계뿐이겠는가?

 

오징어게임의 감독과 인터뷰에 의하면, 오리지널 시나리오는 10년 이상 이전에 완성했으나 영화화에 관심을 가졌던 한국의 영화사나 기획사가 없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내용이 너무 황당하고 비현실적이라는 반응이였다고 한다.  2~3년전 Netflix가 그 시나리오에 큰 흥미를 느끼고 영화화에 적극적인 지원을 했다고 한다.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쳐서 엄청난 이익을 Netflix에 가져다 준 것에 대해서 그 이익의 배분 방식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견해도 있지만, 영화화 되지도 못했을 시나리오를 발굴한 안목은 평가받아야 한다. 천재적 한국 작가가 창조한 스토리텔링에게 세계화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것은 세계적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외국 회사였으며 이러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사례는 앞으로도 성공방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된 것도 유튜브를 통해서 였다. 이제는 세계 인구들이 문화 또는 지식을 동시에 즐기고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는 시대이다.

 

우리 치과계도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며 다들 고민이 많다. 한국인의 성실과 노력 및 천재성이 외국의 플랫폼과 협동하여 성공을 거둔 것과 같이 우리 치과계는 앞으로 어떤 노력과 협동을 해야 할까? 우리의 시스템이 최고이고 우리 것만 옳다는 생각은 급변하는 현시대에서 공평과 정의로 포장을 하기에는 설득력이 없다. 임상 학습의 무대도 넓어지고 알고 싶은 만큼 알 수 있는 디지털 시대가 성큼 와 있다. 우수한 외국 병원이나 대학에 적극적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하여 한국의 K-의료의 우수함을 알리고 국제화를 위해서 더욱 노력하며 준비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해외 수련의가 대한민국 전문의 응시자격 여부로 헌법소원을 하여 기회를 받고 정당한 시험을 통과한 후에도 계속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는 현실은 의료의 국제화라는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