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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1호 치과약리학 교수 될래요”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유학생 ‘수테닌’ 화제
종양학·조직공학 등 관심…한국어도 수준급

 

“미얀마의 제1호 치과약리학 교수가 돼서 고국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제 꿈입니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석사과정 1년에 재학 중인 미얀마 유학생 수테닌(Su Thet Hnin)이 당찬 포부를 밝혔다.


미얀마의 만달레이대 치과대학을 졸업한 수테닌이 고국 땅에서 3000km가 넘는 이곳에 도착한 때는 지난해 여름이었다. 이윽고 그녀는 올해 9월부터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우경미 교수(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치과약리학) 지도로 연구실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본격적인 대학원생 생활을 시작했다.


한국에 온 지 갓 1년이 지났지만, 수테닌은 준수한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대학원 생활에 앞서 한국어 공부에 매진한 덕택이란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자격도 취득했다.


그녀가 한국행을 자처한 데는 큰 꿈이 밑바탕에 깔려있었다. 미얀마의 첫 번째 치과약리학 교수가 되겠다는 포부였다.


미얀마에는 만달레이대학교와 양곤대학교, 이렇게 두 곳의 치과대학이 있는데 교육 인프라가 열악하다. 기본적인 실습 자체도 어렵고, 하물며 기초치의학인 치과약리학은 교수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가 치과약리학 교수가 돼야만 하는 강력한 동기도 여기에 기인한다.


수테닌의 꿈을 위한 여정에 다리를 놓아준 든든한 조력자도 있다. 서울대 국제협력선도대학사업단장인 이승표 교수(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구강해부학)인데, 이 교수는 GKS(글로벌 코리아 장학금) 일환으로 그녀의 한국행을 도왔다.


이승표 교수는 “치과 분야에서 GKS 유학생은 수테닌이 첫 사례이고, 향후 또 다른 미얀마 학생이 입국할 예정”이라며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가 된 우리나라처럼, 제3세계 국가들이 국가 발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희망을 일궈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요즘 수테닌은 숙소가 위치한 혜화동과 연구실이 위치한 신림동을 매일 오가는 치열한 일상을 살고 있다. 통학길 지하철에서 재빠르게 움직이는 한국인들을 보며 동기를 부여받는다는 그녀, 방탄소년단과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열혈팬이라는 그녀는 벌써 한국에 모든 적응을 마친 듯싶다.


수테닌은 “치주학과 약리학을 연계한 연구, 종양학·조직공학 연구에도 관심이 많으며, 향후 2년간 한국에서 선진 치의학 지식을 공부해 고국의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며 “고향의 가족과 친구들이 그립지만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