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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남이가” 지인 진료비 할인 요구 진땀

온라인 커뮤니티서 ‘치과의사 아빠 숨긴 친구’ 논란
치과 개원가서 지인 무리한 요구로 황당 경험 많아
내부 규정 정하되 할인 홍보, 과도한 할인 폭 주의

“내가 치과 진료비 때문에 고민하는 걸 알면서도 자기 아빠가 치과의사인 걸 숨긴 친구에게 배신감을 느껴요.”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누리꾼의 사연이 논란이 됐다. 실제 일선 치과 개원가에서도 지인 관계를 앞세운 환자의 무리한 요구로 진땀을 빼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는 반응이다.


지난 10월 초 국내 모 커뮤니티에는 ‘아빠가 치과의사인 거 숨긴 친구’라는 게시물이 수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에 올랐다.


글쓴이는 “2년 전에 충치 치료로 약 160만 원이 나갔고, 친구에게 돈이 너무 많이 들어 속상하다고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며 “근데 얼마 전 그 친구 아빠가 치과의사인 걸 알았고, 내가 충치 치료 비용 때문에 고민한 걸 알면서도 사실을 드러내지 않았던 게 어이 없고,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도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서운할 게 따로 있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글쓴이의 잘못을 지적하는 반면, “친구가 조금 너무한 것 같다”며 옹호하는 반응도 나왔다.


# 호의가 권리로…내부 규정 정해야
이와 관련한 일선 치과 개원가 반응을 살펴보면, 실제 지인과 환자와의 관계를 내세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환자의 요구에 맞춰주더라도 좋지 않은 결과로 귀결되는 사례가 왕왕 있다는 것.


대구의 한 치과원장은 “대개 지인들은 진료비 할인 등을 포함해 기대치가 높은 경우가 많아,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분도 있다. 또 아는 데보다 비싸다는 등 투덜대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한 치과원장도 “지인이라고 해서 배려했다가 호의가 권리로 다가오곤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 같은 요구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뒤탈을 막기 위해 가족·친척 등의 비급여 진료비 할인과 관련한 내부 규정을 정해놓기도 한다. 다만 이 같은 규정이 할인 홍보를 통한 환자 유인 행위로 의료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외부 노출에 신경 써야 한다. 또 큰 할인 폭은 시장 질서에 반하는 위법한 행위로 간주돼 형사·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부산의 한 치과원장은 “지인의 요구로 곤란을 겪을 것 같으면 여지없이 해당 진료를 거절하곤 한다”며 “서로의 관계를 위해서라도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


대전의 한 치과원장은 “병원 내부적으로 할인 규정을 과도하지 않게 정해놓고, 그 이상으로는 배려해줄 수 없음을 명시한다”며 “다만 이 같은 할인 규정이 환자 유인 행위로 오해사지 않도록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내부 직원끼리만 공유하는 등 신경 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