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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맞은 치과 개원가 기대반·우려반

치과 환자 인식 개선·경기 회복세 긍정적
거리두기 삭제로 확진자 폭증 재확산 걱정

 

정부 주도의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가 본격 가동된 가운데 치과계에서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을 기대하기보다 이제는 공존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인 만큼 치과 개원가 역시 ‘위드 코로나’(With Corona)가 미칠 영향들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위드 코로나 첫날인 지난 1일 치과 개원가의 표정은 아직 가시적 효과를 체감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위기가 대다수였다. 4차 대유행 이후 주춤하던 환자들의 발걸음이 돌아오기에는 갈 길이 아직 멀다는 것이다.


일단 경기 훈풍을 기대하는 개원가 입장에서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수차례의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누적돼 온 치과 내원에 대한 경계심이 단계적으로 누그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제 사이클로 인한 위기가 아닌 만큼 위험 요소가 축소되면 봇물 터지듯 치과도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긍정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통증 위주의 진료가 중심이지만 선택적 진료 역시 환자 내원이 전제 조건이라는 점에서 치과 진료 수요가 마냥 후순위가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최근 들어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경기 전망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호재다. 또 대형 회사가 주변에 많은 ‘오피스가’에 위치한 일부 치과들의 경우 재택근무가 자동 종료되면서 나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4차 대유행이 본격적인 타격을 준 9월 이후 신환 급감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수도권의 한 치과 관계자는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줄었고, 추석이 지나도 환자 수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은 막막하지만 일단 위드 코로나가 치과 내원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 주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치과 방문 장벽 높아져 악순환” 우려
반대로 환자가 다소 늘 수는 있겠지만 더불어 느슨한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인해 다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오히려 치과 내원을 꺼리는 악순환이 더 큰 고리로 이어질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로 방역 당국은 위드 코로나로 전환 후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현재의 2∼3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측은 하루 확진자가 1만명에 달하면 단계적 일상회복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치과의사를 비롯한 전체 의료인 코로나19 감염 사례도 최근 들어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4차 대유행 이후 확진자 급증과 함께 감염 이슈가 다시 부각되면서 상당수 환자들의 반응도 덩달아 예민해지고 신중해졌다. 좁은 공간에서 진료하는 치과의 특성상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할 것이라는 걱정과 선입견이 치과 방문에 장벽이 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현 시점에서 치과 진료의 적절성 여부를 묻는 의견 글들이 차고 넘친다.
어렵게 치과로 향하던 환자들의 발걸음에 또 한 번 쐐기를 박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아울러 기존 1~4차 대유행 당시 경기 위축과 치과 환자 급감 사이의 ‘동조화’(coupling) 현상을 체감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향후 확진자 수의 증가 추이와 자영업자 폐업 급증 등의 요소가 위드 코로나 이후 치과 경기 회복의 또 다른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반등 여부 내년 1분기까지 지켜봐야”
일단 치과 경영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환자 수 회복이 각 치과 마다 관건이겠지만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질병 관련 사회적 이슈의 경우 방역 체계가 회복세를 타면 경기 역시 정상궤도에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코로나19의 경우 2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전례 없는 타격을 사회 전반에 주고 있는 만큼 치과 경기의 경우도 반등의 순간을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현재로서는 대세다.


치과 경영 전문가인 정기춘 원장(팀메이트치과의원)은 “지역 내 수진률이 일정하다고 전제할 때 코로나19가 걷히면 치과의 수진률 역시 점차 회복되겠지만, 회복 시점은 예측이 대단히 어렵다”며 “위드 코로나로 전환 됐다고 해서 갑자기 V자 형태의 경기 반등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고, 지금으로서는 내년 1분기까지는 치과 수진률의 회복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정 원장은 “올해 치과의 경우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가 더 좋지 않았다. 올해 전체로 보면 평균적으로 신고액 기준 낙폭이 지난해에 비해 최대 2배가량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대형 치과나 환자 연령의 편차가 작은 지역 치과의 경우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었던 반면 코로나19 확진자 피해가 집중된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이나 노인 또는 소아 환자 비중이 높은 지역에 위치한 치과 개원가에서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심각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