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의료중재원)이 임플란트 치료 시 하치조신경 손상에 주의하고, 감각이상을 호소할 경우 약물처방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치조신경이란 아래턱 신경부터 턱뼈관으로 들어가 아래 치아와 아래턱뼈에 분포하는 신경으로, 손상 시 아래 치아와 턱, 입술에 감각 이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의료중재원은 최근 임플란트 식립 치료 후 환자에게서 잇몸과 입술부위 감각 이상이 발생해 문제가 불거진 사례를 공유했다. 임플란트 식립 후 감각이상 증상은 다양한 치과 의료분쟁 사례 중 가장 흔히 보고되는 후유증으로, 의료중재원에서는 이러한 사고·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본 사례를 공유했다.
잇몸 통증으로 치과에 내원한 A씨는 의료진으로부터 치조골 파괴가 심하다는 진단을 받고, 발치 후 임플란트 치료를 받았다. 당시 의료진은 발치 후 자가골 이식 및 임플란트 식립 치료를 실시하고, 출혈 방지를 위해 치주팩(Perio Pack)을 조치했다.
다음날 A씨는 의료진에게 입술부위에 마취가 안풀린것 같다고 호소했다. 이에 의료진은 치주팩을 제거하고 비타민 B12를 처방했다. 비타민 B12 복용 시 신경성 병변의 악화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여기서 불거졌다. 임플란트 식립 치료 중 매식체와 하치조신경관과의 거리는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그러나 환자가 감각 이상을 호소했음에도 불구, 문제가 없을 것이라 보고 비타민 외 바로 약물 처방을 해주지 못했다.
당시 의료진은 환자에게 감각 마비 발생 이후에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호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A씨는 1년이 넘어도 감각마비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상급병원에 내원했다. 아울러 상급병원 의료진으로부터 감각이상 문제로 증상이 고착화될 것이라는 소견을 받았다.
이에 분노한 A씨는 의료진에게 치료에 대한 설명 및 상급병원 전원 지원으로 인해 증상이 고착화됐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치료과정과 부작용에 대해 이미 설명했으며, 불편감은 이해하지만 초기에 비해 많이 회복됐다고 봤다고 맞섰다. 결국 이 사건은 의료분쟁으로 이어졌다.
사건을 접수받은 의료중재원은 의료진이 환자의 감각이상 잔존 가능성에 대한 대비를 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하치조신경 손상에 주의하되, 환자가 감각이상을 호소할 경우 즉시 약물 처방을 실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의료중재원은 진료기록서에서 임플란트 관련 설명에 대한 동의서가 없었다는 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최종 손해배상액을 300만원으로 책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