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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전화 한통이면, 환자는 영원한 고객 된다

“환자의 가족이 돼라” 공적관계 이상 신뢰구축 중요
코로나 시대에도 신환을 놓치지 않는 원장들의 조언

“치과에 온 환자에게 치료를 해 준 것으로 치과의사의 역할은 끝납니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원장들이 환자와 맺는 공적인 관계입니다. 그러나 치료가 끝난 환자에게 며칠 후 안부를 묻는 전화나 문자를 원장이 직접 해보세요. 그러면 여기서부터는 환자와 공적 관계를 넘어서 사적인 관계로 넘어갑니다. 환자는 치과의사를 진심으로 믿고 따르기 시작합니다.”


코로나 시대, ‘신환을 놓치지 않고 충성환자로 만드는 법’을 물은 데 대한 A원장의 답변이다. 경기 남부 지역에 개원하고 있는 A원장은 “코로나 시기 우리 치과는 매출 걱정을 모르고 지나고 있다. 오히려 환자가 늘었다”며 “선후배 동료들에게 늘 얘기하는 것이 원장과 환자와의 직접적인 관계다. 환자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보라고 그렇게 얘기하는데도 안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환자 부모에게 전화를 걸며 환자의 또 다른 가족이 된 한 소아과의사의 사례에 대한 글을 접하고,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결론은 의사가 직접 나서 환자의 사적 영역에 손을 뻗어야 한다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A원장은 어려운 케이스의 수술 환자나 출혈이나 통증 등 진료과정에서 컴플레인이 많았던 환자에 대해서는 당일 혹은 익일 반드시 먼저 전화를 걸어 상태를 확인하고, 관련 복약지침, 주의사항을 반복해 설명해 준다. 그렇게 관리한 환자와 지금까지 한 번도 문제가 생긴 적이 없으며, 해당 환자는 추후 다른 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 발생 시 진료비 조기완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상당수다. 


강남에 개원하고 있는 B원장은 치료가 끝난 환자에게 자신의 개인연락처가 적힌 명함을 준다. 명함에는 ‘24시간 연락 가능’이라고 적혀 있다. B원장은 “개인연락처를 줘도 실제 연락을 해 오는 환자는 거의 없다. 환자도 무리한 문의나 요구에 대해서 조심한다. 단, 자신을 진료한 의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은 확실히 느낀다”며 “그러면 가족이나 지인들을 데려오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치과가 잘 되기로 소문난 C원장은 직원들에게 항상 환자의 병력은 물론 가능한 사적인 개인사를 파악하고, 이와 관련한 안부를 물으라고 주문한다. C원장 치과의 한 스텝은 “처음에는 환자 파악을 열심히 안하는 데 대해 원장님이 혼내기까지 해 스트레스였으나, 지금은 그 의미를 알 것 같다. 어떻게든 환자와 친해지면 임상에서 수월함은 물론, 데스크 업무의 수월도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앞서 A원장이 언급한 미국의 소아과 의사는 환자의 가족을 함께 돌본 의사로 유명한 ‘모리스 아서 위젤(Morris Arthur Wessel)’이라는 인물. 위젤은 환자와의 확대가족을 자처하며, 환자 옆에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로 가깝게 있는 것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했다. 환자를 차별하지 않았고, 환자가 필요로 하면 언제든 왕진 가방을 들고 나섰으며, 진료와 관련이 없는 일로도 자주 환자 부모에게 전화를 걸곤 했다. 


미국소아과학회와의 한 인터뷰에서 위젤은 “의사인 자신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증상도 어린 환자나 환자 가족, 특히 갓 부모가 된 이들에게 큰 스트레스가 된다”며 “나처럼 일하면 전화 통화 때문에 환자를 못 본다고 조언하는 동료들이 있지만, 그들보다 내가 훨씬 환자 전화를 적게 받는다는 걸 그들은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