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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취업 매력 없다” 인력 양성책 ‘백약이 무효’

특집 : 치협 구인난 타파 프로젝트 본격 가동 >>>종사인력 양성정책 효과 미지수⑦

치과계는 ‘구인난’이라는 족쇄를 차고 오랜 세월 힘겹게 전진해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치협은 최근 ‘구인구직시스템 활성화TF’를 구성, 구인난 해소를 위해 전력투구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본지는 구인난 해소의 첫 단추가 될 치협 구인구직사이트 활성화와 관련 기존 사이트들의 운영 실태부터 종사인력 배출 현황, 관련 제도와 법률적 한계까지 핵심 현안을 총 10회에 걸쳐 짚어봄으로써, 치과 종사인력 구인난의 원인과 그 해결책에 대한 공론을  치과계와 나눌 예정이다. <편집자 주>

 

 

“지금까지 시도한 방법만으론 치과 종사인력 구인난 해소는 어렵지 않을까요?”


서울시에서 개원 중인 김성모(가명) 원장은 기존 정책이나 지원책만으론 현재 치과 구인구직 시장의 문제를 해소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실제 효과를 내려면 치협 및 유관단체의 입장을 일치시키고 개별 치과에서도 일정 부분 변화를 이뤄야 하는데, 이를 모두 실현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다 상당한 진통도 겪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치협은 1990년 전후로 전면 대두하기 시작한 치과 종사인력 구인난의 해결책으로 다양한 인력 양성 정책을 펼쳐 왔다. 치과위생사 배출을 위한 치위생(학)과 입학정원 확대, 유휴인력 재취업 교육, 특성화고 치의보건간호학과 설립 지원, 간호조무사 치과취업과정 연계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사업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인력 양성 정책만으론 현재 치과 개원가의 구인난 몸살을 치료하기는 요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치과위생사 절반 ‘장롱면허’
 조무사는 치과 기피 현상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이하 정책연)이 최근 발표한 치과 종사인력 구인난 해결 방안에 관한 이슈리포트를 살펴보면, 이 같은 실태를 보다 면밀히 확인할 수 있다.


각 직역별로 살펴보면, 치과위생사의 경우 치위생(학)과 정원 확대를 통한 인력 수급은 부정적 진단이 내려졌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진학 부진, 지방대 통·폐합과 같은 사회적 시류를 감안할 때 미래지향적인 해결책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간호조무사 치과 취업과정 및 특성화고 치의보건간호과 배출도 실효성이 상당 부분 떨어진 상황이다.


간호조무사의 경우, 취업 시장에서 치과보다 의과 선호 경향이 상대적으로 우세하다는 점이 오랜 난제로 남아있다. 지난해 발족한 치협 구인구직시스템 활성화TF(위원장 신인철)가 최근 간호조무학원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그 원인을 짚어볼 수 있다.


해당 설문조사에서 간호조무학원생은 ▲기존 직원들의 텃새 ▲임금 부족 ▲교육·실습 기회 부족 ▲치과 병·의원 취업 시 장점 부재 등을 이유로 치과 취업에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이 가운데 직원 불화는 현장에서도 가장 큰 고충으로 지목됐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치과 재직 간호조무사 177명 중 약 41%인 73명이 직원 불화를 퇴직 원인 1순위로 꼽았다.


특성화고는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상태다. 2010년 시범교육 실시 후 전국 20여 고등학교에 도입된 치의보건간호과는 12년이 지난 현재 단 3곳만 살아남은 것으로 확인된다. 뿐만 아니라, 졸업 후 곧장 치과 취업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학교당 매해 2~3명꼴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쇠퇴 원인은 ▲강사 구인난 ▲의과 선호 ▲실습처 마련 어려움과 같은 환경적 문제부터 취업보다 대학 진학을 우선하는 학생 분위기 등 다양하다.
이 밖에도 유휴인력 재취업 교육. 지역 유관단체 및 학원 업무협약 등 여러 방책이 현재도 치협과 전국 시도지부를 통해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일선 치과에서는 체감이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다.


선결 과제는 단체 의견 합치
 취준생 대상 인식 개선 필요

인력 양성에 앞서 치협 및 유관단체 의견 합치가 선결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업무 영역 재정립 등 직역 간 첨예한 입장을 보이는 현안을 해소하지 않는 한 구인난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보는 시각이다.


치과 취업준비생(취준생) 대상 인식 개선 사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눈에 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한 치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취준생의 치과 취업 자체를 포기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김민정 대한치과위생학회 회장은 “5000명에 달하는 치과위생사가 배출되지만 절반가량이 취업을 포기하고 장롱면허가 되는 데에는 치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인터넷에 만연하기 때문”이라며 “이에 치과 취준생 대상의 온라인 인식 개선 시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반면 새로운 치과 종사인력 직군 양성에 대한 요구도 여전히 남아있다. 예를 들어 석션과 같이 수요는 높지만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낮은 업무 영역은 특화된 인력을 양성함으로써, 치과 취업의 문을 더 많은 대중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익제 원장(NY치과의원)은 “지금까지 여러 시도가 실효성을 잃은 가장 큰 원인은 치협과 유관단체의 의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최근 몇 년 새 치과는 평균 인건비가 30%를 차지할 만큼 근로조건을 개선해 왔다. 이를 볼 때 환경적 개선도 분명 필요하지만 그보다 업부 범위 재정립, 새로운 직역 창출 등의 시도가 더 유효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