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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베릴륨 메탈 밀수 유통 기공소 사용 파문

중국 밀수·온라인 짝퉁 제품 손쉽게 구매 가능
낮은 단가·주조성 포기 못해…단속 전 자정 필요

수입이 금지된 베릴륨 메탈이 아직도 기공계에서 암암리에 널리 사용되고 있어 이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베릴륨 메탈을 사용한 주조 과정에서 치과기공사의 건강에 유해한 것은 물론, 최종 보철물을 올리는 과정에서 치과의사와 환자에게 좋을 리 없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치과기공소의 상당수가 중국 보따리상을 통한 밀수 등 소규모 재료 업체를 통해 기준치 이상의 베릴륨을 포함한 포세린용 베릴륨 메탈을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알리바바 등 이커머스업체를 통해 짝퉁 ‘2등급 논 베릴륨 메탈’을 특별한 제재 없이 구입할 수도 있다.

 

이렇게 불법으로 국내 유통되고 있는 베릴륨 메탈 가격은 1kg 당 10~15만 원 선으로, 수입허가 기준을 충족한 정상 제품 가격의 60~70% 정도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공소의 90%가 베릴륨 메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 같은 사실을 치과의사들은 모르는 구조라는 것”이라며 “완성된 보철물은 유해성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이를 담보할 수는 없다. 치과의사 및 환자의 건강에 문제가 될 수 있다. 기공과정에서 이 문제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베릴륨은 주조성이 좋아 치과기공소에서 많이 사용돼 왔다. 그러나 공기 중 베릴륨 분진이 2㎍/㎥ 이상 존재할 경우 만성폐질환, 피부질환, 급성 간질성 폐렴, 베릴륨 중독증 등을 유발하는 유해 물질이다.

 

이에 2008년 7월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의료기기 기준 규격 일부 개정 고시’를 통해 베릴륨 최대 허용 함유량을 기존 2%에서 0.02%로 조정하고, 2009년부터 베릴륨이 포함된 치과용 비귀금속 합금의 수입금지 명령을 내린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는 기공소에서 의료기기 2등급의 논 베릴륨 메탈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치과기공소의 입장에서는 단가도 단가지만 핸들링이 좋아 베릴륨 메탈을 암암리에 사용한다는 것이 기공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치과기공사는 “가격적인 문제보다 주조성과 본딩력에 있어 논 베릴륨으로는 한계가 있다. 치과에서 컴플레인 스트레스가 커 베릴륨을 사용한다”며 “기공현장에서는 작업의 편리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문제는 점차 메탈 프린팅의 시대로 가며 자연적으로 없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식약처 등에서 해당 사안의 문제를 파악하고 점검 작업에 나설 수 있어, 사전에 치과의사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주의나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식약처는 의료기기 유통구조의 투명성 제고와 위해 제품을 추적하기 위해 지난 2020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의료기기 공급내역 보고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 이는 의료기기 제조·수입·판매·임대업자가 의료기기를 판매 및 유통했을 시 공급자 정보와 제품 정보 등을 보고하는 제도로 2020년 7월 4등급 의료기기, 2021년 7월 3등급 의료기기에 이어 올해 7월부터 2등급 의료기기에 대한 공급내역 보고가 시행되고 있다. 식약처가 언제든 2등급 논 베릴륨 메탈에 대한 시장 현황을 들여다보고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