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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를 공개 구인합니다

시론

필자의 오늘 자 포털 뉴스 알고리즘에 올라온 추천 뉴스 중, 필수 진료과 의료진 부족과 공공의료기관의 전문의료진 공백이 심각하다는 뉴스가 눈에 띄었다. 해당 문제를 이슈화하기 위해 언론사와 이해집단이 공모하여 만들어낸 뉴스겠지만, 우리나라 의료인력의 편중 현상이 누적되어, 의료사회 문제화 되어 수면 위로 점점 드러나는 모양새다. 의료인력이 편중된 지역사회의 주민들(이들은 필자처럼 대도시와 그 주변 지역에 거주하며, 학력과 소득수준이 보통 이상일 것이다)과 의료진들은 경험하지 않았기에 뉴스 속 사례가 실제 그러한지 의심되기도 한다.

 

의과 분야 뿐만 아니라, 치과 분야 역시 편중되어 있다.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나의 편협한 경험과 관점에서 나온 문제 인식이며, 당면한 나의 문제 때문이다. 필자를 소개하면 지방의 OO치대를 졸업하고, 수도권의 OO치대 예방치과학교실에서 6년 반의 전일제 대학원 과정을 거쳐, 예방치의학 및 공중구강보건학 전공 치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치과의사로서의 진로를 고민할 겨를도 없이 학위취득과 동시에 부산대학교 기초치의학교실인 예방치과학교실에 전임강사로 발령받았다. 당시 필자의 나이가 만으로 31세였고, 12년이 지났다. 당시 한 老 교수는 필자에게 인생 3대 불행 중 하나인 소년등과(少年登科)를 이룬 것을 축하해 주었다. 나머지 불행이 중년상처(中年喪妻), 말년빈곤(末年貧困)이란 말을 들었을 때, 교수 임용 축하인지 연륜에서 나온 농담 섞인 조언인지 아직도 의아할 따름이고, 잊혀지지 않은 참된 인생 교훈으로 여전히 내게 남아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새로운 인연의 학생들이나 동료들은 왜 치대를 졸업하고 남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는 예방치과학을 전공했는지, 개원하면 훨씬 풍요로울텐데 왜 대학에 들어와서 주변 사람들 고생시키고 스트레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지 묻고 한다. 당사자인 나도 무엇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는지 궁금한 건 마찬가지다. 인생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했던가, 지난 12년의 교수 생활은 길흉화복(吉凶禍福)의 연속이었고, 나머지 인생 3대 불행을 모면하기 위해 미래를 철저하게 대비하고 현재를 단련해야 함을 다짐하는 요즈음이다.

 

필자의 요즘 화두 중 하나는 동료 후임 교수의 구인이다. 전통적으로 필자 소속 교실의 전임교수 티오는 2명으로, 전임 교수는 2년 전 정년퇴직하여 공석 상태이다. 국내 11개 치과대학 예방치과학교실 중, 현재 전공 교수가 네 명인 대학이 1곳, 세 명인 대학 1곳, 두 명인 대학은 5곳, 한 명만 있는 대학이 3곳, 한 명도 없는 대학이 1곳이다. 필자의 소속 전공 교실이 지속·발전하기 위해 새로운 교수 자원의 유입이 필요하며, 필자는 전통적인 치의학 분과 학문인, 구강보건학(기초예방치의학, 임상예방치의학, 공중구강보건학)의 깊이와 다양성을 더할 수 있는 교수자원을 희망한다.

 

전국의 모든 예방치과학교실이 기대하는 교수 자원은 치과의사이자 예방치과학전문의일 것이다. 여기에 부산대학교 교수의 기본적인 초빙요건을 채우려면, 박사 학위를 취득한 자이며, 최근 3년간(또는 5년) 연구실적물 업적이 300% 이상이어야 하며, 논문으로 환산하면, SCIE 논문 주저자 2편 또는 그에 상응하는 국내외 논문 업적이 충족되어야 한다. 이러한 모든 요건을 충족한 사람이 설령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자신의 임상 치과의사로서 기회비용을 포기하고, 벚꽃이 먼저 피는 이곳 경남 양산으로 이끌만한 강력한 유인 수단이 있어야 한다. 아쉽게도, 필자에겐 우수한 교수 자원을 이끌 강력한 유인 수단이 없고, 무형의 고고한 직업적 가치를 전수해줄 만큼 매력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예방치과학보다 먼저 기초치의학의 위기를 논한 타 기초치의학교실들은 치과의사 교수 자원을 과감히 포기하고, 타 기초학문 전공 교수의 초빙을 통해 기초치의학의 깊이와 다양성을 발전시켰다. 구강보건학으로 대표되는 우리 학문도 환골탈태(換骨奪胎)의 심정으로 버릴 것을 논하고,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일할 사람이 없어 폐업하기만을 기다릴 수만은 없지 않은가?

 

교수를 공개 구인합니다. 학문 활동과 교육이 목적인 분들의 연락을 바랍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