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개원가의 인력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단기 인력이라도 일단 채용하려는 움직임이 크게 늘고 있다.
사회 구조적 변화와 ‘워라밸’을 중요시 하는 최근 구직자들의 성향, 부족한 인력을 임시방편으로나마 확보하기 위한 ‘동네치과’들의 갈급한 요구들이 중간지점에서 만난 것이지만 시급 등 근무 여건을 두고 갈등도 적지 않은 만큼 세심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치과 개원가와 노무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아르바이트 근무 유형의 직원을 구하는 치과가 증가 추세다. 실제로 스탭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이 같은 구인 게시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경향의 가장 큰 원인은 정규직 채용을 선호하지만 실제로 구인이 어려운 동네 치과의 다급한 현실에 있다. 일단 채용에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고, 사람을 구하더라도 언제 떠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치과 의료기관의 규모별 치과종사인력, 구인난 실태(이가영, 전지은, 한동헌, 대한치과의사협회지 2021년 11월 호)’연구에 따르면 치과 의료기관이 종사인력 구인에 소모하는 기간은 공고 후 ‘2개월 이상’이 전체의 42.4%를 차지했다.
‘코로나 팬데믹’과 교차한 경영난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다. 신환, 구환 모두 내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존에 있던 직원들의 역량을 재배치하는 과정을 거쳐 인력 구조를 다각화 한 것이다.
서울 중심부에서 개원 중인 치과의사 A 원장은 “당시 상황이 오래 갈 것이라는 판단이 서면서 일부 직원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파트타임을 제안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 고정 경비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 “기존 직원과 형평성 세심히 살펴야”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이 같은 형태의 고용은 결국 치과의 안정적인 진료 환경 조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특히 단기 인력 채용이 치과 직원 간 분쟁을 야기하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급하게 구인해야 하는 병원일수록 채용 공고에 높은 시급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로 인해 기존 직원들의 잠재적 불만이 촉발될 수 있는 만큼 계약 조건 작성 등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 지역에서 정규직으로 근무 중인 B 치과위생사는 스탭 커뮤니티에 매일 같이 올라오는 아르바이트 구인 글의 시급을 확인한 다음 기분이 크게 상했다. 알바 시급이 본인의 근로계약서에 약정된 통상시급보다 다소 높았기 때문이다.
B 씨는 “단기간 알바 직원이 출근하면 스케일링 등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계속 근무 중인 직원의 상세한 업무까지 책임감 있게 대체하기는 어렵지 않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해당 사례에서 근로자가 서운해 한다면, 월 급여에는 주휴수당이 추가로 포함돼 지급된다는 점을 차분히 설명해줘야 한다. 근로계약서의 통상시급은 주휴수당을 뺀 금액이 표기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계약서 작성이나 사전 설명 과정에서 가장 놓치기 쉽고, 오해가 빈번한 대표적 항목이 바로 ‘주휴수당’이다. 병의원 노무 관리 플랫폼을 제공하는 닥터와이즈 관계자는 “주휴수당 또한 임금이므로 이를 지급하지 않으면 체불임금이 되며, 노동부에 체불임금 진정사유가 될 수 있기에 정확한 근로계약과 계산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 “주휴 수당 지급여부 확실하게 체크”
반면 길어지는 채용기간 동안 남은 직원들의 짐이라도 줄여보기 위해 단기 알바 구인에 나섰던 치과의사 C 원장은 채용에 성공해 첫 월급까지 지급했지만 최근 해당 알바생으로부터 주휴 수당 지급을 요구 받았다. 급하게 근로계약서를 찾아보니 주휴수당에 대한 별도 언급이 없었다.
노무사에게 자문요청을 했지만 주휴수당은 의무지급이기 때문에 별도로 명시하지 않았어도 지급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결국 4주 동안 발생한 주휴수당을 추가 지급하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밖에도 기존 직원과의 형평성에 어긋난 과도한 복지 혜택이나 휴가, 특별 수당 등으로 인해 내부 갈등이 표면화 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사전에 우리 치과만의 확실한 원칙을 세워두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노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무엇보다 최근 노무 관련 규정이 복잡하고 정교해지면서 일선 개원가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매번 챙겨야 한다는 상황에 큰 압박감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직접적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이나 객관적인 결과를 한 눈에 분석,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활용도 고려해 볼만한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