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노인의 구강위생은 그들의 연명(延命)과 고종명(考終命)에 직결되어 있다. 구강위생이 그들의 섭식-삼킴과 면역기능에 깊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돌봄 노인에서 구강불결이 나타나는 이유는 타액 감소에 의한 자정작용 부족, 인지감소에 따른 잇솔질 자체를 잊음, 노쇠에 따른 파지력(把指力) 약화와 어눌한 손놀림(manual dexterity) 등이다.
그렇다고 이런 돌봄 노인의 구강위생관리를 아예 방치하거나 간병인이나 요양보호사에게 요구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이는 그들의 업무 영역을 넘어서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흡인 위험이 있는 삼킴 장애 노인이나 구강케어 협조가 어려운 신체장애 혹은 인지장애 노인의 구강위생관리는 전문가의 손길이 필수적이다. 이에 필자는 2회에 걸쳐 돌봄 노인의 구강불결 요인과 그 관리법을 약술(略述)하면서 체계적인 구강위생관리 도입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 돌봄 노인 구강불결, 왜?
일반적으로 구강노화에 의해서는 타액의 일부가 감소할 뿐 심한 구강건조까지는 가지 않는다. 다시 말해 구강노화와 타액 감소는 상관관계일 뿐 인과관계는 아님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돌봄 노인들은 3~4개의 만성질환들을 앓고 있기에 당뇨병 등 만성질환과 그 증상에 더해 복합투약에 따른 부작용으로 구강건조(타액 감소)가 흔하게 나타난다. 이로 인해 구강 내 음식물의 소화, 윤활 및 자정작용이 감소하면서 음식물을 씹거나 삼키기가 어려워진다.
음식물이 그대로 입안에 남게 되면서 구강불결 상태를 초래하게 된다. 또한 돌봄 노인들은 뇌병변 질환을 앓고 있기에 구강불결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특히 인지 저하를 보이는 치매 노인에서 잇솔질 자체를 잊어버리거나 심지어 그들의 잇솔질에 도움을 주고자 간병인 혹은 요양보호사가 그들의 칫솔에 손에 대는 것을 오히려 훔치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더불어 뇌졸중 노인은 대부분 오랜 기간 와상(臥牀)으로 근감소증(sarcopenia)에 의한 전신 쇠약과 함께 팔의 근육 감소가 나타난다. 이러한 상황이 되면 칫솔을 쥐거나(pinch grip) 유지할(support grip) 수 있는 파지력이 현저히 떨어질 뿐만 아니라, 손놀림 자체가 어눌해 짐으로 제대로 칫솔질을 할 수가 없다. 이는 파지력이 해부학적으로 근육 없는 손가락의 인대를 팔 근육이 잡아당겨 발생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돌봄 노인은 뇌병변에 의해 혀-입술 주변의 근력 감퇴로 그 움직임마저 둔화되기에 음식물을 제대로 씹거나 삼키지도 못한다. 이로 인해 입안에 음식물이 그대로 남아 있게 되고,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서 혀의 배면에 축적된 음식물의 잔사가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설태(tongue coating)를 발생하게 된다.
# 돌봄 노인 구강케어, 어떻게?
돌봄 노인의 구강케어(oral care)는 단순히 구강위생 관점이 아닌 critical care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미 언급했듯이 이는 적절한 구강케어가 돌봄 노인의 연명에 깊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돌봄 노인의 침대 곁에 항상 구강케어 키트를 구비해 두면서 구강케어를 세심하게 해야 한다.
먼저 잇솔질 전에 흡인성 폐염(aspiration pneumonia)을 방지하기 위해 구강청소용 시트로 감싼 검지 손가락이나 구강 스폰지(oral swab)로 입안의 음식을 제거하거나 흡입기로 액체를 흡입한다. 칫솔은 헤드가 작은 소아용으로 부드러우면서 건조된 강모가 좋다. 필요시 전동 칫솔(Barman’s superbrush/duo-power), 흡인(suction) 칫솔(Kimberly-Clark KimVent, Plak-Vac) 및 특수하게 고안된 칫솔(Collis-curve)을 활용한다.
칫솔질 횟수는 돌봄 노인의 상황에 맞게 조절한다. 치약은 거품(foam)이 일지 않으면서 불소가 고농도(1450ppm)로 함유된 것이 좋다. 잔존치아 사이의 접촉면(contact)과 치간(Col)에 끼인 치태와 음식물은 치실과 치간 칫솔(proxabrush)로 제거한다. 급작스러운 손가락 물림(biting)을 피하기 위해 꺼즈로 손가락을 싸거나 mouth props, dental shield, mouth rest 등 개구 유지 기구를 사용한다. 구강점막이 건조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무알코올성 양치제(1.5% H2O2) 사용도 바람직하다.
특히 Chlorhexidine gluconate(gel 혹은 spray)는 치태 성장 억제, 치주질환 및 구강감염 및 폐렴 예방에 효과적이다. 구강케어 후 3시간 간격으로 보습제를 사용해 입술과 입안을 촉촉하게 해 주어야 한다. 양치가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서는 입안의 물이 튀지 않고 뱉을 필요도 없는 구강세정기 코모랄(COMORAL)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 돌봄 노인 설태케어, 이렇게!
돌봄 노인의 혀 배면은 음식물과 죽은 점막세포들 및 백혈구 등이 쌓여 굳어지면서 백색의 설태를 형성해 구강 미생물의 주된 서식처가 된다. 여기에 혀 미뢰에 염증이 야기되면 음식 맛의 변화는 물론 심한 구취의 진원지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구취는 주로 혐기성세균에 의한 휘발성 황(Sulphur)에 의한 역겨운 냄새(시궁창?)로 간병인과 요양보호사의 접근을 어렵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게다가 돌봄 노인의 설태 미생물총의 불균형(dysbiosis)은 흡인성 폐렴을 증가(4.2배)시키면서 입퇴원을 반복하게 한다. 이것이 설태 미생물을 조절할 수 있는 구강 양치액 사용이 필수적인 이유이다. 이러한 설태는 부적절한 구강위생, 복합투약, 만성질환(당뇨 등), 구강질환(지도설과 아구창 등), 타액 감소, 면역기능저하(탈수와 저영양 등), 암 치료 등 복합적 요인들에 의해 발생한다. 여기에 뇌병변 노인은 혀-입술 근력 약화에 따른 움직임마저 둔화되기에 설태가 더 잘 발생할 수밖에 없다.
돌봄 노인에서 구강불결 평가의 주 항목으로 치아 주변의 음식물 잔사보다 설태 지수(tongue coating index)를 활용하는 이유이다. 더불어 혀와 설골상근(suprahyoid muscle)은 흉곽내 근막을 통해 호흡근과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돌봄 노인에서의 설태케어는 호흡근 자극에 따른 삼킴 기능과 호흡기능의 향상을 도모해 흡인성 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혀 닦기(cleaning)와 혀 긁기(scraping)가 중요한 이유이다. 경험 많은 술자라도 돌봄 노인의 설태 제거는 쉽지 않다. 구강 스펀지에 구강용 가글액을 적셔 닦은 다음 구강위생전용 보습제로 축축하게 녹인 후 부드러운 칫솔과 핀셋으로 제거하는 등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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