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명절 전후 8박 10일 여정으로 미국 서부 4개주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유타, 네바다를 다녀왔다. 그곳의 운석공, 캐년, 빙하 지형 등을 새로운 관점으로 살펴보는 여정이었다. 문제는 시차(jet lag)에도 불구하고 도착 즉시 진행된 3600km의 장거리 버스 투어와 여러 숙소를 옮겨 다녀야 했기에 여정 기간 내내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평소 숙면하는 필자로서는 밤에 잠들지 못하고 뜬 눈으로 지샌 이번 여정의 밤이 마치 황진이의 시조 ‘동짓달 기나긴 밤’처럼 느껴졌고, 그로기(groggy) 전신상태로 인해 새삼 ‘잠이 보약’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노인의 구강질환 문제를 영양과 근력 관점 외에 불면(insomnia)의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나름대로 고심해 보는 시간이었다. 이에 노인의 불면과 구강질환의 상관관계 그리고 악순환으로 인한 전신질환 위험 가중 문제에 대해 약술해 보고자 한다. 노인 불면: 구강질환 악화 요인 사람은 평균 7~9 시간 잔다. 하지만 국내 노인의 반 이상이 수면시간 감소는 물론 수면의 질이 나쁜 불면을 호소하고 있다. 불면이란 3개월 이상 1주일에 3회 이상 쉽게 잠들지 못해(37%) 아예 뜬눈으로
돌봄 노인은 요양시설, 재택, 요양병원 중 어느 한 곳에 거주한다. 이들의 치과(완화)진료와 구강관리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과 통합돌봄법 및 의료법에 근거하여 가능하다. 하지만 사실상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치과계약의사 제도의 현실적인 한계, 갓 제정된 통합돌봄법 그리고 치과의사가 요양병원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의료법 조항 때문이다. 이에 사실상 돌봄이 의과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던 현 상황에서 방문 치과(완화)진료와 구강관리가 체계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치과의료의 특성을 고려한 실효적인 토대 구축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필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구강학 관점의 돌봄 노인치의학 정립 치과 진료를 바라보는 관점에는 치학(odontology, dentistry) 관점과 구강학(stomatology) 관점이 있다. 지금까지 치과를 치학 관점으로 바라본 것은 분자생물학과 면역학적 지식이 부족했던 시기에 항생제의 출현과 발전에 의해 전신질환과는 별개로 구강질환 치료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즉 구강질환을 구강에 한정된 독립된 질환으로 이해해 왔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 분자생물학과 면역학적 지식의 눈부신 발전으로 구
노인의 입 안에서 잘 기능하는 보철물은 그들의 삶의 질과 관계가 깊다. 적절한 영양공급에 따른 전신건강 유지와 기대수명 증가는 물론 뇌졸중 및 인지 감소 예방에도 관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임플란트 유지와 지지를 받는 보철물은 더더욱 그렇다. 이것이 노인에 대한 임플란트 보험 적용 확대를 요구하는 이유의 하나이다. 문제는 임플란트 보험 적용을 확대할수록 돌봄 노인에서 관리해야 할 임플란트도 증가한다는 점이다. 얼마 전 폐 섬유증을 앓고 있는 70대 여성에서 심한 동요를 보이는 임플란트를 제거하면서 2014년 봄 일본 돌봄 노인에서 폐로 흡인된 임플란트 슬라이드 사진이 기억났다. 국내 돌봄 노인에서도 이런 일들이 조만간 일어나거나 아니면 현재도 일어나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노인 임플란트 보험 적용을 확대하고자 하는 현 상황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몇 가지 점을 언급해 보고자 한다. 돌봄 노인 보험 임플란트 점증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노인 임플란트의 건강보험 적용은 2013년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초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요구와 정부의 의지는 물론 치과 임플란트 관행 수가의 붕괴 조짐과 노인의 치과 내원 증가 기대 등
초고령사회 목전에서 노쇠, 장애, 질병, 사고 등 일상생활 유지가 어려운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자의 통합지원을 위한 지역사회 통합돌봄법이 제정되었다. 여야 의원이 발의한 7개의 법안을 토대로 입법한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로 의료사각지대의 마지막 퍼즐의 완성이다. 한국커뮤니티케어보건의료협의회(대표 임종한)의 공동대표인 필자로서 가슴 벅찬 것은, 노년치의학회(회장 고석민) 20주년 비전선포식에서 (재)돌봄과 미래 김용익 이사장께서도 언급했듯이, 지난날의 입법 과정과는 달리 모든 의료 직역이 참여하였다는 점이다. 이에 필자는 동법에 명문화된 방문 치과진료와 구강관리가 2년 후 잘 시행될 수 있도록 몇 가지 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통합돌봄법 지향: 수요자 중심 통합돌봄체계 구축 동법 제 1조는 노쇠, 장애, 질병, 사고 등으로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자에 대한 보건의료와 장기요양 및 돌봄에 관한 지원이 통합적으로 연계되어 시행되는 데 필요한 사항과 건강하고 인간다운 생활의 유지와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규정하고 있다. 즉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자 등 수요자들이 살던 곳에서 계속해서 건강하고 자립적인 생활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
구강은 먹고, 말하는 등의 일상적인 활동에 필수불가결한 기능을 한다. 이는 입안의 치아와 타액 및 혀-입술 등 주변 조직이 조화롭게 작동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신체 노쇠와 “구강노쇠”가 나타나면서 조화로운 구강기능은 어려워진다. 다시 말해 불면, 우울, 사회활동 저하나 손놀림 둔화로 구강관리가 소홀해지고, 3-4개 만성질환과 그에 따른 복합투약으로 입마름이 심해지며, 이로 인해 다발성의 치근 우식과 치주염 발생 및 다수 치아 상실에 따른 교합력 저하가 나타나며, 심지어 뇌병변에 따른 혀-입술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체 노쇠와 “구강노쇠” 사이에는 과연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에 대한 연구의 대부분은 이미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을 뿐 국내 상황은 척박하기 그지없다. 이에 지난해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노년치의학회를 중심으로 ‘한국형 “구강노쇠” 진단기준 개발 및 효율적 관리 방안 연구’ 공청회가 개최되어 체계적 문헌 고찰, 빅데이터 조사, 델파이 설문, 해외 사례 분석결과를 공유하고 관련 직역들 간의 패널 토의가 진행되었다. 이에 필자는 신체 노쇠와 관련하여 “구강노쇠” 병명 도입의 필요성을 아래의 세가지
재가 노인들(100만명, 2023년 기준)에게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보장하는 구강중재는 치과의사 지시서 작성에 따른 치과위생사의 방문구강간호로 거의 사문화된 상태이다. 하지만 지난 연말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7개 지역사회 통합돌봄 법안이 ‘의료-요양의 통합 지원을 위한 법률’이라는 보건복지위원장 단일안으로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조만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본회의 문턱을 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에 이어 치과계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 법 제15조 제1항과 제6항에 재가 노인의 ‘방문 치과진료’와 ‘방문 구강관리’ 내용이 명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치과 내원과 구강관리가 어려워 방치되었던 구강을 위한 방문진료가 가능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에 곧 진행될 방문구강진료를 위해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이하 수원병원) 재택의료센터의 시범 사업으로 진행된 필자의 재가 노인 구강진료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 과거력 및 복합투약 평가 중요 대상자(95세 여성)는 장기요양 2등급 판정을 받고도 요양시설에 가지 않고 70대 아들 부부 집에서 와상(臥牀) 상태로 지내고 있었다. 식사
구강노쇠의 마지막 항목은 삼킴 기능의 악화이다. 지금까지 치과의사들의 주된 치료 관점은 내원하는 노인들이 잘 씹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었다. 이는 일단 잘 씹으면 삼키는 데 특별한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뇌졸중, 치매 등 뇌병변을 가진 요양시설, 재가(在家) 및 요양병원의 와상(臥牀) 노인들이다. 이들은 저작과 삼킴에 관여하는 뇌신경 즉 안면(VII), 설인(IX), 미주(X) 및 설하(XII) 신경 장애로 혀와 입술 근력이 현저히 약화된 구강상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음식은 정상적으로 구강, 인두 및 식도를 거쳐 위로 들어간다. 하지만 이들 노인에서는 저작과 삼킴이 조화롭게 기능하지 못하여 음식이 구강에서 인두로 넘어 가는데 시간이 길어지고, 또 인두를 넘어간다 하더라도 식도가 아닌 기도로 들어갈 위험성이 높다. 이러한 수의적(隨意的)인 구강기 삼킴 장애는 전체 삼킴 장애의 30%를 차지한다. 이는 특별한 처치를 할 수 없는 불수의적(不隨意的)인 인두기와 식도기 문제와는 달리 치과의사가 삼킴 기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에 삼키기 어려운 노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몇 가지 치과적 방법에 대해 설명해보고자 한다. # 삼킴 기능이
구강노쇠는 ‘저작능력감소’와 ‘삼킴기능악화’라는 구강기능장애로 귀결된다. 앞선 시론에서는 ‘저작능력감소’와 관련하여 치아 상실과 기능중인 치아 수의 감소에 따른 교합력 감소, 노쇠와 뇌병변에 따른 혀-입술 근력 약화와 설압 감소를 언급하였다. ‘저작능력감소’란 저작기능과 관련된 인자들이 조화롭게 기능하지 못해 음식을 잘 씹을 수 없는 상태이다. 70세 이상 노인의 1/2 이상에서 틀니 사용에 따른 ‘저작능력감소’ 즉 ‘저작(咀嚼)불편’을 호소한다. 이러한 ‘저작불편’은 음식을 잘 씹을 수 없는 것은 물론 입 밖으로 침이 자꾸 흐르거나 음식이 튀어나오는 등의 삶의 질에도 관여되어 있다. 또 ‘저작불편’은 식사에 대한 부담으로 제때 끼니를 하지 못해 영양부족과 근감소증 및 면역기능저하에 따른 상처회복 지연 등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내몰기도 한다. 따라서 ‘저작능력감소’가 노쇠의 방아쇠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번 시론에서는 전신과 관련된 ‘저작능력감소’에 대해 아래의 세가지 측면에서 간략히 언급해 보고자 한다. # 생활 양식과 관련된 ‘저작능력감소’ ‘저작능력감소(저작불편)’는 그들의 신체활동, 정신건강 및 구강건강과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저설압(低舌壓)은 구강노쇠의 마지막 진단 항목이다. 혀는 혈액이 풍부한 8개 근육덩어리로 음식 섭취나 쉼 없는 대화에도 피로해지지 않는다. 간혹 혀에 염증이나 깨물릴 때 순간 고통만 강렬할 뿐 뭉친 느낌의 통증 없이 빠르게 치유되는 것으로 보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혓바닥의 미세한 주름은 마치 손가락 지문처럼 모든 사람에서 다르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깊어진다. 이로 인해 면역 저하와 설하 신경 이상을 보이는 돌봄 노인의 혀에서 구강위생불량으로 설(백)태 형성과 함께 세균 혹은 바이러스의 감염원으로 작용한다. 혀를 청결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이다. 더불어 후각과 미각 기능도 점점 감퇴되면서 그들의 영양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필자는 혀의 미각 기능을 포함한 발음과 삼킴 등 운동 기능이 구강노쇠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고자 한다. # 혀의 미각 이상: 뇌병변과 영양 고려 혀 점막에는 수많은 돌기(유두)가 있다. 혀의 전방 2/3에 분포하고 있는 심상돌기는 안면신경의 지배를 받고, 유곽돌기와 엽상돌기는 각각 혀의 후방 1/3과 혀의 측면과 후방에 분포하면서 설인신경의 지배를 받는다. 돌기 속에는 미뢰가 존재하며, 그 속의 감각 세포가 음식물 이온과 접촉하
혀-입술은 저작과 삼킴은 물론 발음과 외모에도 깊이 관여되어 있다. 이는 노화나 질환에 의해 혀-입술 운동기능이 약해질 때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혀-입술 운동기능 저하”가 나타나면, 혀-입술 움직임이 감소하고, 측방운동도 줄어들며, 조절도 정교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로 인해 입안이 마르거나 침이 새기도 하며, 음식이 입 안에 남아 있거나 자주 흘리기도 한다. 또한 딱딱한 음식을 잘 씹지 못하여 식사 시간이 길어지고,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의 종류와 양이 제한되어 영양부족을 초래하기도 한다. 게다가 혀의 움직임까지 둔화되면, 국물을 마실 때 가끔 사레가 들거나 약을 잘 삼키지 못한다. 특히, 발음이 분명하지 않아 타인과의 소통이 어려워져 점점 고립되면서 사회적 죽음 상태인 요양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에 필자는 돌봄 노인에서 ‘혀-입술 운동기능 저하’가 나타나는 과정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훈련 지도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 입술 운동기능과 근력 약화: 훈련 지도 섭취한 음식을 잘 씹은 후 꿀꺽 삼키는 과정에서 입술 주위의 움직임과 근력 유지는 중요하다. 이에는 협근(頰筋)과 구륜근(口輪筋)이 있으며, 이들은 7번 뇌신경인 안면신경(顔面神經)
교합력(咬合力)은 씹는 힘으로 저작근(咀嚼筋) 수축에 의해 위아래 치아가 맞물릴 때 발생한다. 이때 빰과 혀가 교합력 발생의 도우미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교합력은 악구강계와 뇌신경계의 섬세한 조절 및 통합 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그러므로 위아래 맞물리는 치아 수가 부족하거나 입술 주변 및 혀의 근력이 위축되면, 음식을 제대로 씹거나 삼키기가 어렵다. 이것이 여러 개의 치아 소실과 함께 뇌병변을 가진 돌봄 노인에서 교합력이 저하되는 이유이다. 문제는 이런 교합력 저하가 역학적으로 노인의 영양부족, 신체기능 감소, 낙상, 노쇠 및 기능적 장애와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에 필자는 교합력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돌봄 노인에서 교합력 저하를 평가할 수 있는 두 가지 근거와 그 의미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 교합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교합력은 턱얼굴 형태, 성별, 나이와 치주질환, 잔존치아 수, 보철물 수복 형태와 위아래 치아의 맞물림(occlusal support) 양상 등 치아 상태, 그리고 저작근 강도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교합력은 각진(square) 얼굴과 남성에서 높고, 대략 50세가 지나면서 줄어든다. 또 치주
구강노쇠 진단의 세번째 항목으로 돌봄 노인의 구강건조에 대한 평가이다. 침(타액)은 하루에 1-1.5L 분비되고, 그 성분들의 완충, 윤활, 항균 및 소화 작용으로 구강질환을 예방하고 음식물을 잘 먹을 수 있게 해 준다. 일반적으로 침 분비가 반 이상 줄어들면 구강건조(입 마름)를 느끼는데, 80세 이상 노인의 40%에서 구강건조가 보고되고 있다. 문제는 스스로 구강관리가 어려운 돌봄 노인에서의 구강건조가 구강불결, 저작 불편 및 삼킴 곤란을 더욱 악화시켜 흡인성 폐염의 발생 빈도를 높인다는 점이다. 이에 필자는 나름대로 돌봄 노인의 구강건조에 관련된 제반요인들을 살피면서 그 관리법을 제시해 보고자 하였다. # 돌봄 노인의 구강건조 파악과 측정 구강건조란 어디까지나 입이 마르다고 느끼는 주관적인 증상이다. 이는 침이 구강점막으로 흡수되며 구호흡으로 빠져나가는 양보다 적게 분비되거나 침 성분이 변해도 느끼기 때문이다. 돌봄 노인에서의 구강건조는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요인들이 관계한다. 먼저 노화에 의한 타액선 기능 감소와 약한 입 주변 근력에 의한 타액선 자극의 부족이다. 여기에 알코올이 함유된 구강양치액 사용, 불결한 틀니 및 설태에 의한 구강 캔디다증 감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