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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치과 그림으로 역사 여행 떠나요

미·영국·프랑스 등 국가별 치의·진료실 담아
함석태 선생 소장품 금강전경선면 등 눈길

 

“그림은 과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을 연결합니다. 또한 특정 그림의 역사적 의의에 대한 설명을 듣다보면, 치의학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연관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권 훈 치협 협회사편찬위원이 대한치과의사협회지 최신호에 ‘세계 치과 명화 여행’을 제목으로 치과와 관련해 세계 여러 나라의 미술관이 소장 중인 그림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미국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시카고 미술관에는 그랜트우드(GrantWood·1891~1942)의 작품 ‘American Gothic’이 전시돼 있다. 해당 그림의 주인공은 미국 아이와주에서 개원 중이었던 치과의사 헨리 매키비(Henry Mckeeby)로, 당시 환자였던 그랜트우드가 모델을 제안해 참가하게 됐다. 하얀 집을 배경으로 근엄한 얼굴 표정과 함께 건초용 갈퀴를 들고 있는 남성의 모습을 뒤로, 그를 바라보고 있는 여성의 표정은 익살스럽기까지 하다. 이를 두고 저자는 그림에 대해 남성은 자신의 일과 땅을 지키려는 의지를, 여성의 시선에서는 다른 곳으로의 열망이 강함을 읽을 수 있다고 전한다.

 

영국치과의사협회 치과박물관에는 존 래버리 경(Sir John Lavery·1856~1941)의 작품 ‘The Dentist’가 있다. 자화상 화가로 유명한 존 래버리 경이 자신의 부인이 치과의사 콘래드 아크너(Conrad Ackner)의 진료실에서 치료받는 모습을 그려냈다. 2011년 영국치과의사협회가 6만 파운드에 구입했으며, 그림 속 20세기 초에 사용된 방사선 기계와 치과의사가 착용 중인 헤드램프가 인상적이라는 평이다.

 

또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에는 단순화된 형태와 혼합된 색상을 선호하는 화가 Edouard Vuillard(1868~1940)의 작품이 있다. 치과를 배경으로 하는 초상화 2점이 오르세 미술관에 보관돼 있으며, 그 중 ‘Portrait of Doctor Louis Viau in his office’ 작품에는 치과의사 George Viau의 치과 진료실 풍경이 담겨있다. 시대적 배경이 담긴 진료실 내부와 검정색 유니트 체어가 눈에 띈다. 아울러 파리 앙드레 말로 현대미술관에는 Edgar De Gas(1834~1917)의 ‘치통을 앓는 세탁부’가, 콩데 미술관에는 ‘Martyrdom of Saint Apollonia’ 등이 있었다. 또 이탈리아·네덜란드·벨기에 등 여러 국가의 미술관에 치과 역사를 알 수 있는 그림들이 다수 게재됐다.

 

이밖에도 우리나라 최초의 치과의사 함석태 선생의 일부 소장품이 평양 조선미술박물관에 전시 중인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과거 함석태 선생은 조선의 반고흐로 불리우는 최북의 금강전경선면, 단원 김홍도의 구룡폭 등의 소장품을 갖고 있었다. 함석태 선생은 이후 1945년 일제 소개령에 따라 자신의 소장품들을 평안북도 영변으로 옮기면서 일부 소장품이 박물관에 전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대한치과의사협회지 3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권 훈 위원은 논문을 통해 “지난 수년 동안 방문한 미술관에서 여러 점의 치과명화를 직접 눈으로 감상했다. 그 결과 치과의사로서 직업적 성찰이 따라왔다”며 “지금 내가 진료하는 모습이 그려진다면 나의 얼굴 표정은 어떨지, 이러한 상념이 진료실에서 치과의사로서의 몸과 마음가짐에 항상 유념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