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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을 맞이한 대한민국의 인구문제(3)

시론

2023년을 맞이한 대한민국은 인구의 양적·질적 구조의 동시적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인구의 고령화는 그 중심에 있습니다. 우리는 90세 이상의 노인이 진료를 위해 치과를 찾는 경우를 더 자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저출산의 고착과 고령화의 진전으로 인구구조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데, 이 고령화는 저출산·저사망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늙어간다는 것은 절대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저사망은 생명과학과 의학의 발전에 기반한 긍정적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노동시장·주택시장의 불안정, 노인빈곤율 증가, 축소사회의 도래 등과 같은 경제부문별 변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혼인건수는 연간 10.3%씩 감소하여 출생아 수 감소율인 7.2%보다 빠르게 감소하였습니다. 이는 향후 몇 년간 출생아 수가 더욱 감소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한국은 현재 고령사회(전체 인구의 14% 이상이 65세 이상)로 당초 2026년에 초고령 사회(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었으나, 현재 그 시점은 1년이 앞당겨진 2025년으로 전망됩니다. 65세 이상 인구의 연평균 증가율을 고령화 속도라고 합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 한국의 고령화 속도(4.4%)는 OECD평균(2.6%)의 약 2배 가까이로 가장 빠릅니다. 지방의 경우 전체 고령화 현상에다 인구유출까지 가세하여 지역별로 고령화 속도에 차이가 있습니다만, 고령화율에서 전라남도 고흥이 1위(38.2%), 경상북도 의성이 2위(37.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고흥이나 의성에서 펼쳐지는 고령화와 관련된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곧 발생될 수 있다고 상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역설적이게도 우리 사회는 아직 젊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초고령화 시대로의 진입을 잘 체감하지 못합니다. 고령화 문제가 한국 사회에 화두가 된 것은 20년 이상 되었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고령화 문제를 체감하는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그렇다면 통계가 잘못된 것일까요? 아닙니다. 고령화 속도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OECD평균의 2배에 이릅니다. 실질적으로, 2023년 3월의 전체 인구의 평균연령은 주민등록 기준으로 44.4세로 한국은 젊은 사회입니다 (그림 1). 아직까지는 다른 OECD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리고 평균연령으로 보았을 때 인구가 절대적으로도 젊은 것입니다. 또한 인구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다른 지역도 도시 위주로 인구가 편중되어 있어 전 인구의 87%가 도시에 분포합니다. 도시는 젊은 인구 비율이 높기 때문에 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을 체감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평균연령 값은 1970년 23.6세, 1980년 25.9세, 1990년 29.5세, 2000년 33.1세, 2010년 38.0세, 현재 44.4세로 증가폭이 상승해왔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이처럼 빠른 이유는 ▲기대수명 증가, ▲저출산의 고착화, 그리고 ▲긴 베이비 붐(baby boom) 기간으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베이비 붐 시기란 전쟁 이후 출생률의 급상승기를 말합니다. 외국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그리고 한국은 6·25 전쟁 이후 태어난 세대를 베이비 붐 세대라고 합니다. 베이비 붐 기간은 미국은 10년, 일본은 5년간 지속되었습니다. 보통 전쟁 후 3년에서 5년 정도 지속되는 데 반해, 한국은 1955년부터 1974년까지 무려 20년의 긴 기간동안 지속된 특징이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매년 90~100만 명씩 태어난 베이비 부머(baby boomer)들은 한국 사회의 발전과 산업화를 이끌었으며, 지금도 우리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22년 전체 출생아 수는 22만 9천 명으로 그 시절의 4분의 1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제 베이비 부머의 윗대는 은퇴 연령에 들어가며, 첫 세대인 1955년생은 이미 2020년 고령층에 진입하였습니다. 한국은 베이비 부머의 규모가 워낙 크고(1700만 명으로 추산),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7% 이상이기에,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것입니다.

 

본격적으로 이러한 한국의 인구구조가 사회문제로 표출되는 시기를 2040년 이후로 예측합니다. 절반 이상의 베이비 부머들이 노인이 되어 생산인구와 노동인력에서 빠져나가고 국민연금과 사회서비스를 받는 연령이 되는 시기입니다. 사회 구성원의 증령에 따른 노인건강과 안전문제 증가, 연금과 사회서비스가 적용되는 인구의 증가는 개인적으로도 국가적 차원에서도 큰 경제적 부담이 될 것입니다. 물론 의료·생명과학·기술 등의 발전으로 개개인이 건강한 노년기를 맞이하고 현재 정년으로 생각하는 연령을 넘어서도 일을 할 수 있을 확률은 증가하나, 인구문제가 본격적으로 몰려와 우리 사회를 그리고 우리의 다음 세대를 괴롭히기 전에 앞의 인구구조 변화의 특수성을 반영한 국가적 차원에서의 정책의 수립과 개혁이 필요합니다. 다음 기회에,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하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만성질환 관리 사업·정책과 구강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