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Dentist)’는 지난 1728년 현대 치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에르 포샤르’에 의해 최초로 정립됐다. 하지만 현대 치의학이 태동하기 전부터 치과의사는 인류의 역사 속에 늘 존재해 왔다. 기원전 3000년 이집트의 관리 ‘헤시레(Hesi-Re)’는 고등 법원 관리이자 치과의사 및 의사로서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온 치과의사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한 예술품 50여 점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뜻깊은 전시회가 열려 눈길을 끈다. 바로 권 훈 원장(미래아동치과)의 ‘덴탈 오딧세이(Dental Odyssey)’다.
권 원장의 덴탈 오딧세이는 구강보건의 날인 지난 6월 9일을 기념해 열렸으며, 오는 30일까지 광주광역시 오월 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권 원장이 치과를 주제로 한 예술품을 수집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08년부터다. 당시 그는 미국 볼티모어 메릴랜드 치과대학의 치의학박물관을 방문했고, 그곳에서 치의학 예술 장르에 눈을 떴다. 그 뒤 지난 15년간 그는 세계 각지에서 출품된 다양한 치과 관련 예술품을 눈에 띄는 대로 조금씩 수집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권 원장은 치협 편찬위원과 대한치과의사학회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치과계 역사에 각별한 애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치과의사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예술품은 더욱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이른바 ‘뮤즈(Muse)’를 만난 셈이다.
권 원장은 “2008년 미국의 치의학박물관을 방문한 뒤 ‘은퇴하면 치의학박물관을 열고 자원봉사를 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돼 시작한 수집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게 됐다”며 “이번 전시회는 예술품 속에 비친 치과의사의 모습을 보며, 현재의 우리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련했다”고 전시회를 마련한 계기를 전했다.
이러한 권 원장의 열정을 엿볼 수 있듯 이번 전시회는 ‘나는 치과의사다’를 부제로 삼고 있다. 특히 회화나 판화, 동상 등 전통적인 예술품에서부터 타일, 캐리커쳐, 잡지, 오브제, 팝아트, 피규어, 풍자만화 등 이색적이면서도 풍성한 볼거리를 선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치과의사 수호 성인 ‘성녀 아폴로니아’의 14세기 초상화 원본 등 대중 박물관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작품까지 전시돼 있어, 치과의사뿐 아니라 대중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 치과의사의 다양한 모습을 접할 수 있는 자리로써 호평을 받고 있다.
권 원장은 “치과의사의 긴 여정은 기록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품의 형태로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며 “치과의사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번 전시회가 치과의사와 대중 모두에게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