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6월부터 부산광역시, 대구 남구, 제주 제주시에서 시행 중인 장애인 치과주치의 시범사업이 내년 2월부터 전국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기존 주요 과제로 지적됐던 치과 병·의원의 참여율보다 장애인의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새로운 문제점이 대두돼, 시급한 개선책 마련이 요구된다.
오주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일차의료개선부장은 지난 4일 열린 대한장애인치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심평원이 최근 장애인 치과주치의 시범사업 평가를 위해 참여 치과 병·의원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이들의 66.7%가 ‘장애인 참여 환자 부족’을 서비스 제공 고충의 1순위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치과 병·의원 참여율 제고에 중점을 뒀던 기존의 방향성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응답으로 이에 따른 개선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더해, 매년 감소하는 신규 환자 비율도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장애인 주치의제 참여 신규 환자 비율은 75.5%였으나, 이듬해 50.5%로 불과 1년 새 25%p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장애인의 실제 치과 의료 수요와 무관한 제도 인지의 문제인 것으로 분석된다. 보건복지부가 가장 최근인 지난 2021년 발표한 ‘2020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약 86.6%가 건강주치의 제도를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지한 13.4% 중 10.3%는 인지만 하고 있을 뿐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응답한 바 있다.
장애인 치과주치의제 참여 여부와 무관하게, 장애인을 진료 중인 치과에 대한 조사도 새롭게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심평원에 따르면, 현재 장애인 치과주치의제에 등록된 치과는 지난 2022년 12월 기준 67개소로 나타났다. 그런데 실제 장애인 진료 청구 이력이 있는 치과는 272개소로 등록 치과 대비 무려 4배가량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시범사업 3개 지역 내 치과의 16.9%에 달한다. 즉, 상당수의 치과는 제도와 별개로 장애인 진료에 참여해 왔다는 뜻이다.
참여율 문제와 별도로 장애인의 치과 이용 만족도는 높게 나타났다. 사업 참여 장애인 환자 중 10.5%는 구강위생 생활습관이 개선됐으며, 구강 내 임상평가 개선율도 36.8%로 조사됐다. 또한 동일 환자의 치석제거 평균 횟수 및 이용 비율도 각각 1.5회, 65.6%로 증가했다.
심평원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2월부터 장애인 치과주치의제를 전국 확대할 것을 예고했다. 이에 발맞춰 수가 또한 행위에 따라 약 5000원 인상키로 했다.
오주연 심평원 일차의료개선부장은 “장애인 치과주치의 시범사업이 시행 3년차를 맞이했다”며 “평가 결과 내년 2월부터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