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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참고 같이 갑시다

Relay Essay 제2588번째

갑진년 청룡의 해를 맞아서 話頭란 것을 생각해보셨나요? 화두도 개인적인 화두와 치과의사로서의 화두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중용으로 정했습니다. 지금 나이에 重用은 아니고,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中庸입니다. 치과의사로서의 화두는? 있으신가요? 없으면 같이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도할 때도 중보기도를 하면 더 잘 이루어진다고 하잖아요. 하나의 목표를 정하고 같이 기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제가 속해있는 모임에서 1월 중순의 마지막 날 신년회를 예정하고 있어서 단톡방을 통해 참가여부를 확인하고 있는데, 한 후배가 참가 신청을 하면서 자신의 올해 화두를 參加로 정했다고 합니다. 사회활동을 열심히 하는 후배여서 모임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자신이 몸담고 있는 모든 모임을 말하는지, 우리 모임을 말하는지 알 수 없으나, 더 활발히 적극적으로 인간관계를 갖고 싶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요즈음 뜨거운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는 소통전문가의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바다에 나아갈 때는 혼자 가지 말라고 합니다.

바다 속에는 볼 것, 먹을 것, 생활에 필요한 자원이 많지만 바다는 알 수가 없다고 합니다.

거친 풍랑 한 번으로 모든 것을 뒤집어 놓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함께 가야 된다고 합니다.

 

내 맘대로 생각해보면 參加는 “함께 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 같고, 이는 團合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달리 말한다면 “한 몸 되기” 두 발이 박자에 맞추어나가야 앞으로 가든지, 뒤로 가든지 하지 않을까요?

 

얼마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신년하례식에서 한 명도 아니고 여러 선·후배들에게 올 한해 맞을 야단을 다 맞은 것 같습니다. 자신들도 치과의사면서 남 이야기하듯이 거침없이 야단을 쳤고, 난 치과계 사람들은 다 똑같이 걱정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하면서 야단맞아도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떡이면서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래 옛날에 학교 다닐 때도 열심히 출석하는 학생들이 야단맞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날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 자리는 잘 해보자고 다짐하는 회원들이 모인 자리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우리 회원은 그렇다 치더라도 수상자들의 가족들도 계셨는데 남편이, 또는 아버지가 치과의사라는 이유 하나로 같이 야단을 맞았는데, 혹시 치과의사 단체가 이렇게 烏合之卒, 모임이었나? 라고 생각은 안 하셨을지.

 

치과의사에게 회장이란 직책이 직업은 아니지 않는가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일이 서툴 수 있지요. 실제로 일을 잘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요. 어쩌면 회장이 하는 일이 그냥 내 맘에 들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 내부의 일이죠. 숙원사업이라고 하나요? 꼭 해야 할 일을 포함하여 치과계가 이뤄내야 할 일이 많이 있잖아요. 그 중에는 우리 힘만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있겠지만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요.

 

똑똑한 놈들이 서로 무리지어 싸워대는 곳보다, 조금 모자라더라도 무얼 좀 해보겠다고 똘똘 뭉쳐 있는 놈들을 더 도와주고 싶지 않을까요?

서로 싸우는 놈들은 밖의 사람들이 만나주려고 하지도 않지요. 그렇게 직접 말도 하잖아요.

실제 말했지요. 섭섭할 것 없어요. 당연한 것이죠. 만나면 똥물이 자기들한테 튈 수도 있는데.

우리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그런 놈들이 눈에 띄기만 해도 피하잖아요.

 

다행일까요? 그래도 친분이 있어서 도와주려고 하는 사람은 요즘 똥물 튕기는 사람, 단체가 너무 많아서 이해한다고 하면서 어디나 다 똑같다고 오히려 위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어쨌든 치과계도 그런 것에 물들어서일까요? 우리는 전자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치과의사는 자유업이라고는 하지만 아무리 서로 싸워도 헤어질 수도 없고, 한 울타리 안에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리고 돌아가면서 회장, 그놈의 우두머리도 하게 될 것이고요.

 

재미있는 말이 있는데 아시나요? 똥물에도 파도가 있다고 합니다. 아무리 하찮은 곳이라도 그 안에 그만의 질서와 법칙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 질서와 법칙 하에서 他山之石이라고 하죠. 남의 잘하지 못한 일에서도 배우고, 그나마 잘하는 일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것도 보고 배워서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더 잘하면 그 모임이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까요?

 

우선 치과계의 첫 번째 화두로 단합은 어떤가요? 언젠가 대학원생이 석사학위 논문에 敎授를 絞首라고 써서 웃긴 일이 있었다고 하던데, 어쨌거나 敎授는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고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독립체라고 하고, 국회의원도 한 명, 한 명이 독립된 헌법기관이라고 하는 것처럼 자유업인 치과의사도 혼자 힘만으로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 안 따른다고 뭐라고 할 수 없기는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바다가 위험하다고 말하고, 사회는 바다보다 더 험난하여 혼자 가면 더 위험할 것 같다고 하니 혼자서 헤쳐 나가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조금만 서로 참고 이해하면서 같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