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신보가 지령 3000호 발간을 맞아 발행인인 박태근 협회장과 인터뷰를 갖고 최근 주요 현안에 대한 견해와 치의신보의 책임 및 역할에 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2월 13일 치협 회관 내 협회장실에서 진행됐다.<편집자 주>
3000호 맞아 치과계 여론 형성 더 큰 역할 당부
‘디지털 치의신보’ 변혁 선도 고무적 시도 평가
회원 필수 정보 전달 전문지로서의 책무도 강조
Q. 갑진년 새해의 각오가 있다면?
그동안 열악한 여건 속에서 회무를 해오면서 정말 많은 것을 경험하고 많이 배웠다. 지금은 경험들이 쌓였고 또 이른바 ‘내부 총질’에 대한 면역도 어느 정도 생겼기 때문에 회무 역량을 자신 있게 펼칠 수 있는 정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협회장의 경험치나 역량들이 결국 회원들에게는 자산이 될 수 있는 만큼 회무 동력을 실어 모든 혜택이 회원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 올해는 좀 더 회무의 내실을 다지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특히 더 많은 임원들과 소통해 회무가 좀 더 체계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구심점 역할을 해 나갈 생각을 가지고 있다.
Q. 지난해 연말 국립치의학연구원 법안 국회통과라는 큰 성과가 있었다.
오케스트라의 공연에 비유하자면 지휘자 혼자 소리를 낼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과 헌신이 있었다. 협회장으로서 가야할 곳이라면 발로 뛰면서 전국 곳곳을 찾아갔고, 형식적인 모습이 아닌 진정성을 보이면서 회무의 패러다임을 바꾸려 노력했다. 돌아보면 그런 것들이 쌓여서 법안이 통과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필요한 요청을 했을 때 1초도 주저하지 않고 내 일처럼 나서준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울러 법안 통과 과정에서 철저하고, 꼼꼼하게 대응해 준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아울러 치과계가 힘을 합쳐 내부 결속력을 강화한다면 많은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뜻깊은 단서를 던져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무거운 짐을 하나 내려놓은 만큼 이제는 개원의들이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Q. 4월에는 협회 대의원총회가 예정돼 있다. 어떤 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하며, 또 협회가 총회에 제안할 안건들이 있다면?
집행부의 의견과는 별개로 정관 및 규정 제·개정 특별위원회가 활동 중인데, 이를 통해 정관 개정안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부장들과 잘 소통해 불비하거나 불합리한 부분들에 대한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아울러 저도 한 사람의 회원이지만 진료비 지원 건 관련 고소 고발의 경우 치과의사라면, 치협이 정상적이고 살아있는 단체라면 누군가는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야 된다고 본다.
평소 회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 상태로 5년이 지나면 협회가 존폐를 걱정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회무를 하고 있다. 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
아울러 협회비가 30만 원에서 27만 원으로 인하된 지 6년 정도 됐는데 그동안 전문의 시험 경과 조치 등으로 버텨왔다면 내년부터는 적자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올해 총회 때 대의원들께 간곡하게 읍소하며, 30만 원으로 환원하는 내용의 집행부 안을 올리려 한다.
그동안 퇴직한 사무처 국장들의 빈자리를 충원하지 않았고, 저도 외부 일정 중 의전 수행을 따로 두지 않는 등 집행부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진정성을 받아주시고 좀 더 회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최소한 원상복구를 해야 회무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Q. 최근 관심사로 떠오른 치대 신설 및 증원에 대한 전망은?
치과계의 여러 문제점들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치과의사 포화 때문인 만큼 항상 주시하고 있다. 일단 현재 보건복지부가 치대 증설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확인한 바 있다. 물론 적절한 상황이 오면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정원 감축 등을 제시해야겠지만 최근의 흐름이나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시각을 고려한다면 대단히 조심스럽게 관련 움직임들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말씀 드린다.
Q. 불법의료광고 척결과 관련 퇴출 시나리오가 있다면?
불법의료광고를 계속 감시, 관찰, 고발하는 이른바 ‘워치독’의 역할을 협회가 하고 있지만 전국적인 현상인 만큼 지부나 분회가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특히 불법의료광고가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바로 처벌이 솜방망이기 때문이라는 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계 당국이 관련 처벌을 더 강화할 수 있도록 치협이 중간에서 역할을 해야 된다.
아울러 의료광고 관련 법 규정 자체가 너무 느슨해 회원들이 불안해하는 부분들도 있다. 법 개정을 통해 의료광고가 너무 상업적으로 흐르지 않되 우리들의 자존감은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협회 존폐 위기 우려 절박한 심정으로 회무 매진
허리 띠 졸라매고 회비 환원 4월 총회 상정 예정
후배 치의들에게 희망 물려줄 치과계 유산 당부
Q. 창립 100주년 행사의 의미와 전망은?
우리 선배님들이 협회를 창립해 100년의 역사를 만들어준 만큼 집행부는 그 분들의 노력을 되새기는 한편 전 세계를 누비고 있는 ‘K-dentistry’의 위상과 유산을 우리 후배들에게 물려줄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
특히 우리의 100년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 함께 축하하고 누릴 수 있는 행사가 돼야 한다. 또 치과의사뿐 아니라 치과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 세계 각국 치과의사 및 바이어들이 모두 용광로처럼 어우러져 새로운 100년을 얘기할 수 있는 뜻깊은 행사를 만들 각오다.
예를 들면 사진전, 우표 발행, 타임캡슐, 치의미전, 열린음악회 등의 특별한 기념 행사와 대중 매체가 함께 하는 캠페인, 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기념식 등의 밑그림을 그려 보는 중이다.
Q. 치의신보가 지령 3000호를 맞았다. 과거의 발행인, 편집인, 직원들에게 전할 말은?
치과계 언론 매체뿐 아니라 모든 의료계 관련 언론 매체를 통틀어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치의신보가 가장 광채가 나는 언론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지난 1966년 창간 이후 58년, 2만893일의 역사를 쌓아온 치의신보는 그와 같은 자부심을 가질 자격이 있는 신문이며, 이는 역대 발행인, 편집인, 직원들의 노고가 녹아든 결과물인 만큼 현재 발행인으로서 각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Q. 치의신보는 어떤 역할과 소명을 해야 하나?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더 빠르게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치의신보도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변화해야 된다. 이제는 디지털 세대이기 때문에 종이신문의 경우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정말 살얼음을 걷는 그런 심정으로 나아가야 더 큰 도약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최근 선보인 ‘디지털 치의신보’의 경우 변화를 실질적으로 선도해 나가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고무적인 시도로 평가한다.
아울러 회원들을 위한 다양한 지식이나 정보의 옥석을 가리는 지혜의 눈도 치의신보가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상업적인 정보 대신 회원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나 재료에 대한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전달해 임상에 도움을 주는 전문지로서의 책무를 당부하고 싶다.
치과계를 이끌어 나가는 삼두마차 중 하나가 바로 치과계 언론이다. 어두운 부분을 밝게 만드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치의신보가 이어나갔으면 한다. 특히 치과계가 단합해 한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결국 모두가 자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경종의 메시지를 던지며, 치과계의 공기(公器)로서 여론을 선도하는 책임감을 항상 가져줄 것을 부탁한다.
Q. 올해 회무 성과나 개인적 목표가 있다면? 아울러 회원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
회원들이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를 협회가 해야 된다. 또 10년 안팎의 젊은 회원들의 절박한 현실을 파악하고, 소통하는 회무를 해야 한다.
특히 의료법 개정 등 치과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안들의 움직임을 상시 모니터링 하는 한편 구인구직, 불법의료광고, 덤핑치과, 자율징계권, 의료인 면허취소법 등 민생 현안 해결에 매진할 생각이다.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재임 기간 중 회비 납부율을 높이는 것이다. 제가 회무 성과를 내고 회원들이 이에 응답해 회비 납부율이 높아지고 동시에 결속도 강화되는 협회로 거듭났으면 한다.
회원들에게는 우리가 단결하지 않으면 모두에게 손해고, 허수아비 같은 집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전하고 싶다. 임플란트 산업의 수준이 세계적인 반면, 수가는 가장 낮은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지나친 수가 경쟁을 하다 보니 우리가 갖고 있는 소중한 의료 자산을 우리 스스로가 낮게 평가받도록 내모는 상황임을 자각해야 한다. 100년 뒤 우리 후배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치과계가 되도록 힘을 모아 줄 것을 당부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