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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호 특집>치의신보 애독자가 된 ‘섬마을 치과의사’

고립된 섬 생활에 치과계 정보·소통 가교역할 톡톡
인터넷 정보 범람 속 치의신보 통해 정론 찾게 돼
“58년 치의신보 역사 감탄…치의로서 자긍심 느껴”
■인터뷰 - 황민호 공중보건치과의사 (전남 신안군 장산면 근무) 


한반도 서남단 항구도시 목포. 이곳에서 다시 뱃길을 한 시간 넘도록 달려야 닿을 수 있는 전라남도 신안군의 외딴섬, 장산도(長山島). 번듯한 항구조차 마련되지 못해, 배에서 내릴 참에는 발아래 넘실대는 파도를 힐끔거리며 위태위태한 간이다리를 건너야 한다. 그야말로 오지(奧地)라 부를 수 있는 이곳을 기자가 찾은 이유는 단 하나. 치의신보 애독자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나저나 동쪽을 봐도 바다, 서쪽을 봐도 바다. 사람 말소리보다 갈매기 목청이 더 클 것만 같은 섬마을에도 국민을 돌보는 치과의사가 있다니. 문득 한반도 어느 메고 치과의사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어딜까 하는 생각이 밀려든다.


그렇게 항구에 서서 남도의 짜디짠 갯내에 취하기도 잠시, 드디어 치의신보 애독자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바로 장산면 보건지소에서 진료 중인 황민호 공중보건치과의사다.


# 정보 전달 넘어 치의 삶 곁에
지난 2년여 동안 신안군 도서 지역에서 섬사람들의 구강건강을 지켜온 그는 자타공인 애독자답게 바쁜 진료 일정 속에서도 틈나는 대로 치의신보를 펼쳐 들었다고 말했다. 비록 외딴섬에 있을지라도 한 사람의 치과의사로서 치과계, 나아가 보건의료계의 동정과 현안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치의신보를 애독하는 가장 큰 이유로 ‘신뢰’를 첫손에 꼽았다. 사실무근의 정보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범람하는 현재, 치의신보는 치과계 정론을 정확히 인식하고 주관을 정립할 수 있는 가장 믿음직스러운 소통의 가교라는 것이다.

 

황 공보의는 “요즘은 SNS나 커뮤니티가 워낙 활성화돼 있어, 수많은 정보가 오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접할 수 있는 정보는 무분별하거나 상업적이거나 확인되지 못한 유언비어가 많아, 중립적이지 못하다고 느낀다”며 “특히 동기들 사이에서 치과계 현안에 관한 화두가 있을 때, 치의신보를 보면 관련 기사가 보도돼 있다. 이럴 때면 더욱 기사를 정독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내가 갖고 있던 생각과 비교하며 편견을 바로잡거나 여론을 인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에게 치의신보는 단순한 정보의 장 이상의 대상이었다. 고된 섬 생활을 달래주는 소중한 벗으로서 다가왔던 것. 물론 3년 차에 접어든 지금에서야 섬은 그에게 더 이상 낯설기만 한 공간이 아니다. 요즘은 섬마을 인기남이 돼, 얼굴만 보겠다고 진료실 문을 두드리는 ‘팬’까지 생겼다. 하지만 처음 도서 지역으로 발령받았을 때까지만 해도 어려움이 이만저만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는 열악한 진료 환경이 가장 큰 괴로움이었다고 회상했다. 시설만 제대로 갖춰졌더라면 충분히 치료 가능한 환자들에게 최소한의 처치만 할 수밖에 없는 순간들이 무수히 많았고, 그것이 지금까지도 내내 마음 한구석에 부채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런 순간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그의 곁에는 늘 치의신보가 놓여있었다. 섬 생활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음의 쉼터가 됐던 셈이다.

 


# ‘디지털 치의신보’ 배포도 의미 커
그는 치의신보 애독자이기에 할 수 있는 평가도 잊지 않았다. 이 가운데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전국 배포하기 시작한 ‘디지털 치의신보’에 대해 높은 점수를 매겼다. 이로써 독자들의 시·공간적 접근성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는 디지털 치의신보가 종이 활자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 한 발짝 크게 다가서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 또한 지면보다 디지털 치의신보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애정 어린 제언도 건넸다. 특히 현재 풍부한 기사 콘텐츠의 핵심을 한눈에 접할 수 있는 함축된 형태의 서비스가 제공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로 접어들수록 장문(長文)에 거부감을 느끼곤 하는데,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추가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치과계 내 세대 격차를 줄일 수 있는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더 많은 젊은 세대가 치의신보로 유입된다면, 조금 더 편하게 기성 세대와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황 공보의는 “제가 속한 세대는 앞으로 10년, 20년 뒤 치과계를 이끌게 될 세대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편하고 부담되지 않는 방법으로 현재의 주류 소식을 접할 수 있도록 치의신보가 앞으로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현재 대한공중보건치과의사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공보의 처우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기성세대가 젊은세대에게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는 뜻도 조심스럽게 밝혔다. 황 공보의는 “이 자리를 통해 젊은 세대들도 잊지 않아 주시길 바란다는 뜻을 전하고 싶다”며 “제 세대는 진취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한 지금, 기성세대와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치의신보 애독자로서 다시 한번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특히 58년 치의신보 역사에 치과의사로서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치의신보 온라인판에 게시된 1966년 창간호를 접했던 순간에는 감탄과 함께 자부심이 차오르기도 했다.


황 공보의는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며, 우연히 치의신보 온라인판에 게시된 창간호 사본을 발견했다. 그 순간 깜짝 놀라는 한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부심이 들었다”며 “미처 알지 못했던 긴 시간 동안 치과계 소식을 전해주고 있었던 치의신보에 감사하다. 3000호 발행을 다시 한번 축하하며, 무분별한 정보가 흘러넘치는 시대 속에서도 상업성에 최대한 휘둘리지 않고, 지금처럼 꾸준히 정확하고 소신 있는 정보들을 치과계에 알려주길 바란다”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