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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den 선생님과 KORI의 행복한 2박 3일 동행기

Relay Essay 제2595번째

장소는 인천 그랜드하얏트 호텔, 연자는 Dr. James L Vaden. 


코로나라는 이름을 알기 전인 2019년, 2020년 2월 말에 개최될 정기총회의 연자로 섭외되셨던 선생님의 강의가 하루하루 증가하는 환자 수와 그들의 동선이 국가에 의해 보도되고 있던 시기와 겹쳐지면서 당연한 수순으로 취소되었고, 몇 달이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던 처음의 기대와는 다르게 거의 3년 이상의 시간 동안 정상화는 되지 않았습니다. 불완전한 바이러스와 이곳 저곳에서 발생한 전쟁들, 그리고 이상해지고 있는 지구의 기후들. 이 모든 것들은 예측이란 단어를 매우 불신하게 되어 오랜 시간 지켜지던 전통과 관습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하였습니다.

 

2022년 Biennial Meeting을 참석하여 그곳에 혈혈단신 일본대표로 참가한 Sigemi 선생님으로부터 Vaden 선생님이 일본 pre-Tucson 코스의 강의를 위해 2023년 10월경에 일본으로 오실 것이라는 정보를 얻게 되었고, 그러했던 인연으로 이전에 놓쳤던 그 강의를 다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4박 5일 도쿄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서의 강의가 있기까지 24시간이 조금 넘는 여유시간이 있었기에 강의날짜보다 앞서 인천으로 향하였습니다.

 

12년 전 경주에서 개최되었던 KORI 정기총회를 위해 다녀가셨을 때 악천후에 의해 연결편 국내 항공이 결항이 되어 야간 버스를 타고 인천으로 향하셨던 트라우마로 인하여 인천공항과 가까운 곳에서 강의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그래서 인천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호텔을 예약하여 행사를 준비하였습니다. 혹여나 입구를 못 찾고 기다리는 공포가 또 찾아올까 하여 Utkarsh를 지원군으로 불러서 큰 환영의 마음을 담아 선생님을 맞이하였습니다. 원래의 계획이라면 서해바다를 바라보면서 하는 저녁식사가 계획되어 있었지만, 호텔 1층에서 실용적인 식사를 하시고는 매우 만족해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강의 슬라이드가 매우 이상해졌다고 하시며 고민하시기에, 컴퓨터를 매우 잘 아는 Utkarsh 선생의 도움으로 잘 수정하여 첫날을 무사히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은 흐릿흐릿하던 하늘에서 첫눈이 내렸습니다. 짧은 순간이지만 제법 펑펑 내린 덕분에 을왕리 바닷가에는 눈이 녹지 않고 남아있어서 그날의 ‘섬과 다리 투어’를 더 인상적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첫날 밤 늦게 올라와서 합류한 홍수정 지부장님과 함께 오전 투어를 마치고 서예 샘과 순옥을 만나기 위해 송도로 향하였습니다. 인천의 역사 깊은 만두집을 거쳐 설빙에서 회심의 코리안 디저트를 대접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세상 제일 행복한 미소로 본심을 드러내시는 선생님을 보면서 이 곳을 안내하기로 기획한 스스로를 매우 칭찬하게 되었습니다. KORI 회장단과 자문위원님들과의 공식 저녁을 위해 파라다이스시티로 이동하면서 본의 아닌 의도로 잠시 눈으로 즐기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하지만 교정의사들을 토요일에 인천까지 불러 모으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었기에 Vaden 선생님의 명성에 비하면 등록인원이 너무 적어서 그리고 등록만 하고 오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까봐 사실은 부담을 가득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회장이나 기획단장의 중책을 맞고 있지는 않지만, Tweed foundation의 이사를 했던 경력으로 선생님을 한국으로 초청했던 것이기에 연세 많으시고 여행을 싫어하시는 선생님을 억지로 모셔서 학생이 너무 없을까봐,  그러면 선생님께 너무 죄송할까봐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지하 1층의 Grand Ballroom은 제법 근사하였고, 온라인으로 송출하기 위해 메가젠에서 기술자분도 나와 주셨고, 의외로 인접한 국가들과 이번 KORI course를 하는 학생들과 같이 많은 외국인들이 참석하여 국제학회로서의 면모를 보여서 우리가 동남아, 러시아, 중국을 포함하는 아시아의 허브로서 역할을 아직도 담당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의 인터넷에 떠도는 가벼운 지식들로 앎을 배우기는 불가능함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치아교정은 단순히 이를 펴는 그 이상의 것을 환자에게 제공해야 하고 교정 전문가로서의 윤리와 철학이 우선이어야 함을 평생 전파하신 분으로, 극한의 증례들의 완벽한 결과들과 그 결과가 30년 이상 유지되는 자료를 보면서, 이 분과 같은 방법으로 같은 길을 따라가고 있음이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무사히 강의도 마치시고, 분위기로 느껴지는 후끈한 호응을 받으시고, 넉넉하게 공항에 도착하시고 적절하게 수속도 받으시고 비록 24시간이 걸리는 먼 여정이지만 무사히 집에 잘 도착하셨다고 합니다. 

 

도착에서부터 마지막 수색대를 진입하시는 순간까지 같이 도와드리고 일사분란하게 손발 맞는 팀웍이 있음이 든든하였습니다. 그래서 덕분에 다 같이 행복한 2박 3일의 일정을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