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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치의학연구원 입지 선정, 투명하고 공정한 공모절차를 통해야

특별기고

지난 십수 년간 치과계의 숙원사업이던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법안(보건의료기술 진흥법 일부개정안)이 드디어 2023년 12월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전국 여러 곳에 의학 및 한의학 연구원이 설립된 것에 비하면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법안이 통과된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현재는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을 위한 예비 타당성 조사를 앞두고 있으며, 이에 치과계를 비롯한 많은 이해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국립치의학연구원은 향후 대한민국 치의학 분야를 선도해 나갈 중추기관으로, 그 역할과 의의가 매우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연구원 설립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입니다. 치의학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와 미래 치의학 관련 기술 선점을 통해 구강건강 증진 및 신산업 창출 등 기대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입지 선정을 둘러싼 지역 간 경쟁과 갈등입니다.


연구원의 입지는 특정 지자체의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닌, 치의학연구원의 발전과 치의학 산업 육성을 기대할 수 있는 곳으로 선정되어야 하며, 이를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국립치의학연구원의 성과를 극대화하고, 국가경쟁력 제고의 효과를 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마이스(MICE) 산업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세계적 규모의 기자재 전시회와 학술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수용 능력과 인프라, 관광자원을 두루 갖춘 곳으로 입지를 정해야 합니다.


이에 더해 수도권 집중을 벗어나 지방의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지역이라면 더욱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간 수도권에 국가 주요기관이 집중되면서 지방과의 불균형이 심화된 만큼, 국립치의학연구원 입지 선정을 지방 균형발전의 기회로 삼는 것입니다.


이미 각 지자체는 유치를 위해 물밑 로비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치 성공 시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 이미지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선을 넘는 로비 활동은 지양되어야겠지만, 적절한 유치 경쟁은, 국립치의학연구원의 최적의 입지를 찾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특정 지자체에서 대통령 공약을 앞세워 공모 절차 없이 본인 지역으로의 유치를 주장하고 있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공모 절차를 배제하고, 순간의 정치적 결정으로 졸속 처리되는 순간, 국립치의학연구원의 설립 명분은 힘을 잃을 것이며, 연구원의 발전 동력도 사라질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 치과계의 분열과 법적인 다툼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서는 안 됩니다. 의료개혁을 외치는 정부의 칼끝이 언제 우리를 향할지 모르는 이 때, 정부를 향해 하나의 목소리를 외쳐도 모자랄 이 때, 더 이상의 분열은 안 됩니다.


공정한 경쟁을 거쳐 선정된 입지만이 치과계 모두의 인정을 받을 수 있고, 나아가 치과계의 단합을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입지 선정 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한 공모 절차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 객관성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평가단 구성이 필수적입니다. 이들이 엄정한 잣대로 입지 후보지를 평가해야 합니다. 평가기준도 객관성 있게 마련돼야 합니다. 첨단 의료기술의 발전 추세, 미래수요, 지역 인프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아울러 공모 절차에서부터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특정 지역에 유리한 정실주의적 관행은 절대 배제돼야 하며, 시민사회 감시를 통해 절차적 정당성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정치적 로비나 비리가 개입된다면 애꿎은 국민 혈세가 헛된 곳에 낭비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한 최적 입지를 가려내지 못하게 되어, 치의학연구원의 역량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은 단순히 특정 지역에 한 기관이 들어서는 차원을 넘어섭니다. 대한민국 치의학의 미래를 좌우하는 국가적 사안이기에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따라서 입지 선정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 요건입니다.


국가 발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정쟁의 장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정부가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최적의 입지 선정을 위해 객관성과 전문성을 갖춘 평가단을 구성하여, ‘투명하고 공정한 공모 절차’를 진행할 것을 바라 마지않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