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치과계가 정부의 새로운 보험 제도에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환뿐 아니라 구환의 진료까지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져, 정부의 시급한 대책 마련 촉구가 이어진다.
캐나다 공영방송(CBC)은 올해 도입된 캐나다 치과 진료 계획(Canadian Dental Care Plan, CDCP)으로 전국 치과계가 갈등을 겪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CDCP는 중‧저소득층과 노인 등 치과의료소외계층의 경제적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로 캐나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새로운 치과 보험 정책이다. 하지만 해당 정책은 출범부터 치과계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으며, 현재는 환자들까지 불만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우선 치과계는 과도한 행정 부담, 환자의 의료 선택권 침해 등을 꼬집는다. 특히 행정 부담이 극심한 문제로 지적된다. 제니 덕슨(Jenny Doerksen) 앨버타 치과의사협회 회장은 “해당 보험 제도는 기존과 달리 알 수 없고 불필요한 계약 조건이 너무 많다. 심지어 서명해야 할 서류만 7페이지에 달한다”며 “이 같은 행정 처리 때문에 환자 진료 대기 시간까지 길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때문에 일부 치과에서는 제도를 이용하려는 신규 환자뿐 아니라, 십 년 이상 내원한 환자의 진료까지 거부하는 등 강한 보이콧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주민인 캐런 트리밍햄(Karen Trimingham) 씨는 “지난 16년간 같은 치과를 찾았다”며 “그런데 이번 제도를 이용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진료를 거부했다. 단골손님까지 거부하다니 너무 불쾌했다”고 말했다.
제도 도입 취지와 다른, 비교적 높은 자기부담금도 비판의 대상이다. 특히 소득이 7~9만 달러에 해당하는 중‧저소득층의 경우 적게는 40%, 많게는 60%의 본인부담금을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또 치료 내용에 따라서는 추가 비용까지 지불해야 하는 구조기에, 경제적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주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브록 니콜루치(Brock Nicolucci) 온타와치과의사협회 회장은 “처음 정부는 해당 제도를 ‘무료’인 것처럼 홍보했지만 사실은 아니었다”며 “정부가 어째서 이토록 급하게 사업을 추진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