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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중요한가?

김여갑 칼럼

요즘 대형 화재 사건이 많다. 차량 사고도 많다. 이런 사고를 보면서 문득 희생자의 살아남은 가족들이 걱정된다. 남아 있는 가족들을 위하여 어떤 준비가 되어 있을까? 필자도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 아파트 화재 사고도 많은데 우리 아파트는? 40년이 넘은 아파트인데 소방시설은 제대로 되어 있을까? 관리비도 많이 내는데 우리 아파트 전체가 한꺼번에 보험에 들어 있지는 않나? 개인적으로 아파트 화재보험에 들었나? 이 순간까지도 생각만 했지 어느 것도 확인해보지는 않았다. 내가 사는 곳인데. 자동차는 분명히 종합보험에 들어있는데, 내가 걷다가 다치면? 지난 번 수술 받을 때에 보험을 확인해봤다. 아내는 암보험이 있었는데, 나는 없었다. 국가의 건강보험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국가의 보험덕분에 견디어 낼 수 있었다. 


지금 의료계의 어려움이 진행 중이다. 끝이 보이기는 하는데 그렇게 밝아 보이지만은 않는다. 어쨌든 잃은 것도 많았지만 많은 것이 개선되었고, 앞으로도 많이 개선될 것 같다.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여 조직의 균형이 깨지고,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여 외부에서 힘이 가해질 때는 극단적인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주위에서 보는 사람은 당연히 일어날 일이 이제야 일어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걱정할 수도 있다. 


사회에서 말하는 필수의료가 무엇인지 의학한림원에서 토론한 적이 있다. 필수진료과가 아닌 과가 어디 있나? 모두 필수이지. 더구나 도와준다니까 모든 과에서 우리도 필수진료과라고 한다. 그래서 대안으로 취약의료라는 말도 나왔었다. 실제로 문제가 되고 있는 진료과는 요즘 의료사고도 많고, 아무리 애써도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과들이다. 의사 숫자를 늘린다고, 월급을 올려준다고 해결될 것 같지는 않지만 1차적인 방법은 될 것이다. 사퇴하는 전공의가 피부과만 해도 먹고 사는 데는 지장 없다고 했는데, 마침 피부과도 이름을 미용피부과로 바꾼 모양인데, 전국 0.1%의 인재들이 얼굴 주름살이나 걱정하고 있으면 나라꼴이 되겠나? 


치과계에서 구강악안면외과가 이전과 달리 전공의 지원이 적어지고 있다. 필수과이지만 이제는 다른 의미의 필수과가 된 것이다. 건강보험이 시행되기 전에는 치과병원 총수입의 30-40%를 담당했지만, 이후 15%내외로 줄었다. 그래도 악교정수술이나 임플란트 치료로 버티고 있는데, 더하여 치과계 의료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구강악안면외과는 성적이 문제가 아니고, 뜻이 있는 학생들이 전공할 수 있는 과라고 말한다. 왜 치과의사가 되려했는지 초심으로 돌아가 생각해보고 전공 진료과를 정하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2024년 치과 의료정책 전문가과정을 잘 마쳤다는 기사를 보았다. 의국 후배 중에도 여기에 참석하여 성과가 알찼다고 하면서 후기를 쓴 것을 보았다. 필자도 100년의 역사를 가진 치과계의 발전을 위하여 지금 즉시, 10년 후, 100년 후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보지만 솔직히 이제는 보는 것, 듣는 것, 생각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보니 쉽지 않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모여 무슨 논의했고, 향후 100년의 단계별 계획은 어떤지, 여기서 필자가 담당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지 찾아보고 싶었다. 하지만 어려웠다. 아마도 각 회원들도 마찬가지 일 것으로 생각된다. 100년의 역사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아니 지나온 100년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100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작지만 자신의 역할을 찾고 싶을 것이다. 


앞서 논의된 정책들을 어디 가면 볼 수 있을까? 요즘 핸드폰을 열기만 하면 유튜브 콘텐츠가 넘쳐나는데 거기에 가면 볼 수 있을까? 없었다. 꼭 찾아가야만 볼 수 있나? 정책을 세우는 일은 몇 명이 할 수 있겠지만 실행은 모두가 함께 해야 하는 것이므로 회원들이 그 윤곽이라도 미리 알 수 있다면 같이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상황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의료계의 현 상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치과계 각 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우리 자체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더하여 의료계 상황이 치과계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 발생될 수 있는 문제점이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치과의사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막연한 이야기 말고, 치과계가 우뚝 설 수 있는 획기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야 할 것이다. 어느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2.9%가 ‘덤핑 치과’, ‘덤핑 임플란트’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하는 것처럼, 국민들은 좋아라하고 보고 있을 치료비 덤핑문제만 하더라도 해당 치과의사들이 하루만 진료할 것도 아니고, 치료비가 낮다고 합병증이 더 많이 발생된다고 볼 수만은 없는데,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어떻게 대처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다. 덤핑이라고 말하려면 원가를 밝히고, 치료비 산정 방법 등도 모두 밝혀야할 텐데 그렇게 할 수 있나? 나아가 우리 조직이 사회에 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나? 어쩔 수 없이 좇아가고는 있지만 국민들이 의사를 보는 시선은 매우 비판적으로 되었다. 치과의사는 어떻게 볼까? 그렇게 호의적으로 생각되지만은 않는다. 필자만의 생각일까? 


해산까지도 생각하는 국민들의 마음속 국회는 끊임없는 지독한 갈등이 문제로 생각된다. 국민들은 치과계 내부의 갈등에 관심도 없겠지만 내부의 평정 없이 치과계의 발전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전문가 과정에서 강연자가 쉬운 용어로 국민을 설득하라고 했다지만 내부의 소통 없이 국민과의 소통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뒤풀이에서 하는 끝장토론 말고, 맨 정신으로 내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끝장토론, 내일이라도 치과계 100년을 위한 매일 매일의 계획표를 내놓겠다는 비장한 마음으로 끝장토론을 해 보는 것은 어떻겠는가? 올해도 열두 달 중에 일곱 달이 지났다. 필자만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지 모르겠지만 1주일 지나가는 거, 한 달 지나가는 거 후딱이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치과계에 0.1%의 공부 머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고,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실행력 있는 사람이 치과계의 중심이 되었으면 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