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5 (일)

  • 맑음동두천 31.7℃
  • 구름조금강릉 30.8℃
  • 구름많음서울 31.5℃
  • 구름조금대전 32.1℃
  • 구름많음대구 35.1℃
  • 맑음울산 31.8℃
  • 구름많음광주 32.8℃
  • 연무부산 32.3℃
  • 구름많음고창 31.1℃
  • 구름조금제주 32.3℃
  • 구름조금강화 30.2℃
  • 구름조금보은 31.0℃
  • 흐림금산 30.7℃
  • 구름조금강진군 34.5℃
  • 구름많음경주시 33.6℃
  • 구름조금거제 31.4℃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스포츠 현장 치과의사 전문성 없다? ‘어불성설’

스포츠 임상·관련 교육 등 치과계 꾸준한 활동 활발  
의무 위원 참여 스포츠 발전 역할·노력 폄훼 말아야

 

“치과의사가 왜 스포츠 단체 임원을 하고 의무(醫務) 위원장을 하나요? 특히 배드민턴 경기 중에는 치아 다칠 일이 없을 텐데. 다른 전문과가 맡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최근 안세영 선수(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의 작심 발언 이후 대한배드민턴협회(이하 배드민턴협회) 임원진 구성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이사진에 치과의사가 포함된 것과 관련 전문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실제 스포츠 현장 의료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각이 의무 위원의 역할에 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일방적 견해이며 ‘치과’라는 타이틀에만 현혹돼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치과계는 스포츠 현장에서 의료인으로서 활동하기 위해 전문적인 교육과 임상 데이터 축적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치의학을 넘어 타 의학 단체와 지속 교류하며 전문 스포츠 영역 및 생활체육 현장에서 선수를 보호하는 방법을 지속 연구하고 있다. 더불어 국가대표 선수들을 위한 의료 지원에도 꾸준히 앞장서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치과의사를 향한 전문성 폄훼는 자칫 치과의사들이 스포츠 현장에서 의료전문가로 활동하는 데 있어 스스로 ‘마음의 빗장’을 걸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 스포츠 현장 업무 치의 역할 중요  
이와 관련 실제 배드민턴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전명섭 원장(예쁜얼굴치과의원)은 “현재 매스컴에서 이해하고 있는 것은 선수가 다치면 치료해주는 것만을 의무위원회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선수 부상 예방과 관리는 당연히 중요하지만, ‘의무’라는 건 스포츠 현장에서의 행정적인 일까지 포함해 안전을 두루 관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진료·진찰을 넘어 감염병 전파를 막기 위한 예방 수칙 등을 제작·배포하는 일, 합의된 규정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지휘·통제하는 일, 선수의 부상 정도를 판단해 경기 진행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일, 도핑 교육 등 의료와 관련한 여러 업무에 참여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특히 각 전문 의학마다 특성이 있겠지만, 치과의사 역시 의료인으로서 기본적인 전문성이 담보돼 있을 뿐만 아니라 스포츠 현장에서의 행정 역할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받고 있기에 ‘치과’라는 분야만을 놓고 전문성을 논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전명섭 원장은 지난 1997년부터 국내외 배드민턴 경기 현장에서 의료인이자 스포츠계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공인 심판원 자격증, 경기지도자 자격증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외 경기 심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현재 배드민턴협회 이사·의무 위원장 외에도 세계배드민턴연맹 Tournament Doctor, 대한체육회 의무 위원, 진천올림픽선수촌 치과병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울러 대한스포츠치의학회 회장을 역임하며 치과의사가 스포츠 현장에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오랜 세월 앞장서 왔고 세계배드민턴연맹에서 발간한 모든 경기 규정과 의무 규정을 국내에 번역하는 일도 도맡아 해오며 전문가 양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그렇게 30년 가까이 코트 한쪽을 지키고 있던 전 원장. ‘로덴예쁜얼굴치과의원 원장’이라는 타이틀에 가려졌을 뿐 그의 발자취는 그가 잔뼈 굵은 스포츠계 의료전문가임을 증명하고 있다.

 

 

# 임상가·학회 등 치의 참여 위축 우려
무엇보다 이번 사태로 인해 스포츠치의학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전 원장은 이를 경계하고 관련 전문성을 키워나가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내가 스포츠 현장 전문가로 일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배드민턴을, 스포츠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치과계에서도 나처럼 스포츠 현장에 관심 있는 이들이 많은 걸로 안다. 그리고 그들도 선수들과 스포츠계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다”며 “스포츠계에서 활동하고 싶어 하는 치과계 임상가들의 노력을 폄훼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임상가들 역시 이런 기울어진 시선에 위축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치과의사들이 전문성을 기르고, 스포츠치의학과 스포츠 현장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다 보면 얼마든지 전문가로 활동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나도 지난 30년 가까이 국내외 스포츠 현장에서 내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이번 일이 스포츠치의학의 위축으로 다가오지 않길 바라며 학회와 전 치과계가 이를 위해 관심 가져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배드민턴협회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전 원장은 “협회 이사이자 의무 위원장을 맡으면서 현장에 나갈 때 일반 봉사자들과 같은 일급을 받기는 하지만 따로 월급을 받진 않는다.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고 의료인으로서, 의무 위원장이자 오랜 시간 선수들과 함께 한 사람으로서 정말로 선수들의 안전과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