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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주과학이 매개한 양국 우정의 시작 - 몽골치주학회·대한치주과학회 교육 워크숍을 다녀와서

릴레이 수필  제2620번째

약 15년 전인 2009년 10월, 당시 대한치주과학회의 회장이었던 조규성 연세대 교수님에게, 당시 몽골치주학회 라브자(Tseren Ravjaa) 회장님이 보낸 메일이 도착하였다. 학회가 결성된 지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치주과학 임상과 교육 및 연구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몽골은, 인접 국가 중 이미 세계적으로 학계를 선도하고 있었던 우리나라에 임상 교육 측면에서의 교류 협력을 요청하였다. 1960년대에 대한치주과학회가 창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우리도 초창기 어려움을 겪었기에 대한치주과학회 입장에서는 도움을 요청한 몽골 측의 손을 잡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당시 학회 부회장이었던 장범석 강릉원주대 교수님과 국제이사 구영 서울대 교수님이 몽골을 방문하여 현지 실태 조사를 진행하면서 양국 간 교류의 물꼬가 트였다.


조규성 교수님에 이어 류인철 서울대 교수님이 회장에 취임한 2011년, 양국 간의 친선 교류 행사인 몽골치주학회-대한치주과학회 교육 워크숍 개최 안건이 정기 이사회를 통과하였다. 이에 따라 제1회 행사가 2011년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 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개최되었고, 당시 이영규 교수님(부회장), 구영 교수님(국제이사), 신승윤 교수님(학술실행이사), 윤정호 교수님(편집실행이사), 김영성 교수님(연구실행이사)이 대한치주과학회를 대표하여 참석하였다. 이후 2018년까지 총 7차례의 워크숍이 우리나라와 몽골을 오가며 개최되었고, 제8회 워크숍을 앞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며 물리적 교류가 잠시 중단되는 상황이 됐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자, 그동안 중단되었던 교류를 다시 이어가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윤정호 국제이사님(전북대)을 필두로 한 우리 학회 국제부에서 국제 교류와 워크숍의 재개를 안건으로 상정하였다. 양국의 교류가 가지는 중요성을 모두가 잘 알고 있었기에 계승범 회장님(삼성서울병원) 집행부는 워크숍의 개최를 승인하였고, 드디어 제8회 몽골치주학회-대한치주과학회 교육 워크숍을 5년 만에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다시 개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올해 행사에 참석할 인원을 명예회장 구영, 국제이사 윤정호, 재무실행이사 김상민(단국대) 교수님, 그리고 학술실행이사인 필자, 이렇게 4명으로 확정하였다.

 

2024년 6월 19일, 몽골 현지 시각 오전 11시 경, 울란바토르 칭기스칸 국제 공항에 도착하였다.


몽골국립치과대학병원 치주과 전공의들의 인솔을 받아 도보로 몽골국립의과학대학교(Mongolian National University of Medical Sciences; MNUMS) 본 캠퍼스로 향했다. 의학, 치의학, 간호학, 보건학, 의과학, 의공학 등 의학 관련 학문을 총망라하여 교육하고 연구하는 기관인 MNUMS는 몽골국립치대와 몽골국립치대병원의 모 기관인 이 곳에서 우리 측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기념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2009년 처음 양국의 치주학회장이 서면으로 친선 교류를 시작한 이래로 약 15년의 세월 동안 몽골 치주과학 발전과 몽골 구강 보건 증진에 기여를 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치주과학회를 대표하여 구영 명예회장님이 몽골 보건복지부로부터 의학 훈장을 수여 받았다. 이 훈장은 20년 이상 몽골에서 보건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봉사한 자에게 주어지는 매우 영광스러운 상훈이라고 한다.

 

둘째 날 오전 9시, 이른 아침부터 40여 명의 수강생들이 자리를 꽉 채운 가운데, 구영 명예회장님이 전하는 대한치주과학회의 인사말과 함께 워크숍 본 행사가 시작되었다.


첫 강의는 김상민 교수님이 치주조직재생술의 기본에 대해 정리하였다. 이후 필자가 골유도재생술의 기본에 대해 강의하였고, 이어서 구영 교수님이 골유도재생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과 극복 방안에 대해 일러준 데에 이어, 윤정호 교수님이 골유도재생술 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이식재료들에 대해 고찰하였다. 등록한 수강생들 모두 활발히 질의응답에 참여하는 모습을 통해, 이들이 우리가 준비한 강의에 대해 만족하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점심 식사 후 이어진 오후에는 8명의 소수 정원을 대상으로 한 핸즈온 세션이 진행되었다. 몽골 전체에서 치주과 수련 과정에 입학할 수 있는 인원이 현재까지 매년 2-4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핸즈온 교육이 수강생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셋째 날, 이른 아침 조식을 함께 한 우리는, 호텔 체크아웃을 한 후, 몽골국립치대와 병원으로 향했다. 치대와 병원 모두 건물 외관은 다소 허름했으나, 내부는 과별로 현대식 임상 시설을 갖추었고 깨끗이 리모델링이 된 모습이었다. 


특히 fully digitalized dry lab으로 구축된 기공실은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기공실 어디에도 석고와 인상재의 흔적을 볼 수가 없었고, 최신식 스캐너, 밀링 머신, 3D 프린터 등이 갖춰진 모습을 자랑하였다. 몽골치대병원의 개원식에도 참석하였던 구영 명예회장님과 윤정호 국제이사님은, 개원 당시 대비 비약적인 발전을 한 치대와 병원에 대한 남다른 감회를 나타냈다.

 

울란바토르 방문이 처음이었던 김상민 교수님과 함께 공감한 바는 바로 너무나도 뜻깊고 즐거운 여정이었다는 것이다. 동행한 필자와 구영, 윤정호 교수님은 너무나도 좋은 선학이자 스승님이었고, 몽골치주학회 회원들과 몽골국립치대 분들의 환대는 기대 이상으로 따뜻하였다. 어떠한 친선 교류도 일방적인 것은 없다. 우리 학회가 몽골치주학회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는 바가 있다면, 우리 대한치주과학회도 몽골 학회로부터 얻는 보람과 가르침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양국 학회 간의 친선 교류는 앞으로 계속되어야 한다.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대한치주과학회와 몽골치주학회 모두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의 노력이 빚어낼 양국 치주과학의 발전에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