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치과의사 대표단이 치과 인공지능(AI)의 역할과 전망에 주목했다. 이들은 치과에 인공지능을 도입할 시 데이터 의존성 등 임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은 최소화하면서, 의료 데이터를 윤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탐구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세계치과의사연맹 총회(FDI World Dental Congress‧이하 FDI 총회)가 지난 9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컨벤션센터(ICC)에서 개최돼 15일을 끝으로 성황리 막을 내렸다. 이 가운데 FDI 회원국들은 지난 10일과 14일 열린 General Assembly A, B에서 ‘치과 분야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in dentistry)’ 안건을 압도적인 찬성(95.2%)으로 통과시키며 치과 인공지능 도입에 관한 임상적 대책과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치과에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치과의사에게 있어 치료를 쉽게 계획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환자에게는 치과 방문에 대한 물리 및 경제적 접근 장벽을 낮춰준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공지능은 임상적으로 불확실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FDI 총회에서는 치과에서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할 시 이를 보조시스템으로 활용하되, 과도하게 의존해선 안 된다는 데 입을 모았다. 또 인공지능의 지원으로 인한 모든 진단 또는 치료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치과의사에게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다만 이들은 비용 절감과 치료의 객관성 및 공정성 차원에서 환자와 사회의 이익을 위해 앞으로 의료 데이터의 윤리적 활용법을 고민 및 개발해야 한다는 데 중지를 모았다. 특히 데이터 보호 문제 등 인공지능을 치과 진료에 도입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이날 총회에서는 ‘2024 치과 윤리학’을 통과시키며 치과 직업윤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설탕 소비 감소 ▲유아 치아 우식증 ▲장애인 구강 건강 ▲치과용 레이저 등 핵심 정책이 토의를 거쳐 도출됐다.
# 치의 직업윤리 심층 탐구 관심
이밖에도 이번 FDI 총회에서 다룬 치과의사 직업윤리에 대한 탐구는 총회와 함께 열린 학술대회에서도 이어졌다. 이는 특히 우리나라 김준혁 연세치대 교수가 ‘치의학에서 효율적 이타주의란: 이윤과 환자 안녕 사이 균형에 대한 윤리적 도전 분석’을 주제로 발표해 전 세계 치과의사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날 김준혁 교수는 효율적 이타주의에서 도입한 수익과 지출에 대한 윤리적 분석이 치과 임상의 실제 상황을 다루는 데 유의미함을 강조했다. 이는 수익 증대 전략이 진정으로 환자의 요구를 충족하고, 수익의 일부를 지역 사회 치아 건강 캠페인에 재투자하는 경우 윤리적으로 건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이러한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치과의사는 윤리적 책임을 지키면서 재정적 안정성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는 단순히 이해 충돌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치과 진료를 통해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이지나 FDI 치과임상위원회 위원이 ‘치과 및 의료용 통합 전자건강기록(Integrated dental and medical EHRs)’을 주제로 강연을 펼쳐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 우리 치과계 높아진 위상 재확인
이번 FDI 총회에서는 우리 대표단이 다양한 국가의 치과의사들과 교류하면서 다시 한 번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태근 협회장은 “이번에 국제무대에 처음 나선 최연희 경북치대 학장이 뛰어난 실력으로 FDI 공중보건위원회 위원에 당선됐다”며 “이는 코리아 런치를 포함해 우리나라 대표단들이 합심해 선거를 지원한 것도 있지만, 그만큼 우리나라 치과계 위상이 세계적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봉천 국제이사는 “‘한국’이라는 브랜드가 경제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K-Pop, 한식 등 문화적 부분에서 세계로 널리 뻗어 나갔음을 직접 느꼈고, 나아가 K-Dentistry에 대한 관심도 그에 못지않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강점들을 무기 삼아 우리가 세계 치과계에 기여하고 선도할 수 있는 역할을 하기 위한 준비와 노력이 앞으로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