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의 오랜 난제인 보조인력문제가 어느 한 가지 요인으로 규정할 수 없는 만큼, 전방위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데 중지가 모였다.
‘치과보조인력 관련 포럼’이 지난 9월 28일 코엑스에서 열렸다. GAMEX2024의 한 세션으로 진행된 이날 포럼은 현재의 치과 보조인력 문제의 원인 진단과 개선 방향을 나누는 자리로 꾸려졌다.
첫 순서로 최유성 경기지부 명예회장이 ‘치과계의 불편한 진실-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최 명예회장은 치과보조인력 문제가 치과위생사·간호조무사 등 인적자원 부족, 치과업무 분담에 관한 의료법·의료기사법과 현실의 괴리, 인건비 상승 등 사회적 세태의 변화, 치과 경영 악화로 직원 급여·복지 개선을 이룰 수 없는 환경과 같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그는 공장형 치과를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다고 의심되는 ‘불법위임진료’를 치과보조인력 문제를 악화시키는 근본 원인으로 지목했다.
최 명예회장은 “대규모 공장형 치과는 비정상적인 초저수가로 치과계 전체를 황폐화시키고 있다. 이 같은 치과가 보조인력들을 흡수해 다수의 소규모 치과의원에서 겪는 구인난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그간 수많은 해결책이 제시됐지만, 백약이 무효했던 것이 현실인 만큼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마주하는 용기를 갖고 해결해야 한다. 공동체 구성원의 공감을 기본 전제로 전략적 사고, 굳은 의지, 실행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임제이 경기지부 법제이사가 ‘치과 의료 직역간 법정 업무범위 및 유권해석’, 송종운 치협 치무이사가 ‘치과종사인력 수급 관련 활동 현황’, 김석중 서울지부 치무이사가 ‘진료스탭 긴급지원 서비스를 통한 보조인력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김준우 경기지부 치무위원이 ‘치과진료 코디네이터 사업의 성과와 한계, 향후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 치협·지부, 관련 추진 정책 공유
발표에서는 치협·서울지부·경기지부 등이 그간 추진해오며 소기의 성과를 보이는 중인 보조인력 관련 사업들이 중점 소개됐다.
우선 송종운 치무이사는 지난 10년간 치협에서 추진해온 치과보조인력 관련 정책을 소개했다. 특히 지난 2022년 론칭한 치협 구인구직사이트 ‘치과인’은 가입자가 총 1만7000명을 돌파, 구인구직은 물론 치과위생사·간호조무사 실습 연계, 법정의무교육 등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치협·대한치과위생사협회가 보건복지부에 개설 요청한 ‘치과위생사 취업지원센터’가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며, 고용노동부와 MOU를 통해 치과위생사의 임신·출산·육아로 인한 대체인력 채용을 지원하는 일·가정양립사업 추진 현황도 공유됐다.
송종운 치무이사는 “법제화를 통한 해결을 위해 대관 협의를 확대하고, 치협에 치무·법제 등 관련 업무를 지속해나갈 상근 인력의 배치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석중 서울지부 치무이사는 서울지부가 5달간 시범 사업을 거쳐 최근 개시한 ‘진료스탭 긴급지원서비스’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이는 진료스탭이 갑자기 퇴직한 치과에 인력을 긴급 파견해주는 사업인데, 치과위생사·간호조무사 35인을 개원가에 파견하며, 약 50%의 매칭률을 기록 중이고, 현재까지 신청자가 689명으로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우 치무위원은 경기지부에서 진행한 ‘치과 진료 코디네이터 사업’을 소개했다. 해당 사업은 치과 진료 코디네이터라는 새 직업군 도입을 통해 치과 재료, 기구의 공급 등 세컨 어시스턴트 업무와 더불어 재료 구매·소독·감염관리를 수행함으로써 치과의사·치과위생사·간호조무사 등이 본 업무에 충실토록 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여성가족부 산하 기관과 MOU를 통해 추진된 바 있으며, 이론과 실습 총 140시간의 교육 과정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 재취업을 희망하는 중·장년층 구직자 채용에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어 이선장 경기지부 부회장을 좌장으로 한 패널 토론에서는 불법 위임진료 등 문제에 대해 자성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또 메디컬 수술실에서의 석션과 치과에서의 석션 행위가 차이가 있음에도 같은 용어로 쓰이다 보니 법적으로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는 만큼, 치과에서의 석션을 타액 제거, 살리바 이젝션(Saliva Ejection) 등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끝으로 패널들은 치과위생사·간호조무사의 전문성을 인정해주는 문화를 형성하는 등 인식개선과 더불어 치협과 각 지부가 펼치는 보조인력 관련 사업들이 정부 기관과 연계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정부·지자체 등과 협력을 통한 전방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