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4년 제60차 국제표준화기구/치과전문위원회(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TC 106, ISO/TC 106) 총회가 2024년 10월 11일부터 16일까지 미국 뉴올리언스 Ernest N. Morial Convention Center에서 개최되었다. 올해는 투표권을 가진 31개국과 참관자격을 가진 18개국, 총 49개국 3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였고, 투표권 자격이 있는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김경남 워원장님을 필두로 다양한 기업과 병원 그리고 학교에 소속된 40명의 전문가가 한국이 제안한 13개의 안건들을 국제표준으로 정립하겠다는 일념으로 참석하였다.
ISO/TC 106은 총 8개의 소위원회(Subcommittee, SC)로 구성된다. SC 1은 충전 및 수복재료, SC 2는 보철재료, SC 3은 용어, SC 4는 치과용 기구, SC 6은 치과용 장비, SC 7은 구강관리용품, SC 8은 치과용 임플란트, SC 9는 치과용 CAD/CAM 시스템이다. 그리고 각각의 SC는 세부 주제에 따라 Working group(WG)으로 구성되는데, 예를 들어 상악동막 거상기는 치과용 기구에 속하며, 임플란트 기구이기에 SC 4/WG13에서 논의된다. 필자는 Artificial intelligence(AI; TC 106/WG 13)와 치과용 기구(SC 4)에 속해 있으며, SC 4/WG 13에서 상악동막 거상기(Sinus membrane elevator) 표준 제정의 프로젝트 리더(Project Leader, PL)로 활동하고 있다.
AI를 다루는 TC 106/WG 13은 현재 2D 방사선 사진, 예를 들어 파노라마, 교익, 치근단, 또는 세팔로 엑스레이 이미지를 이용한 AI 기술이 가져야 할 표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올해 총회에서 Draft International Standard(DIS; 국제표준초안) 단계였던 표준이 Final Draft International Standard(FDIS; 최종국제표준안) 단계가 됐고, 내년에는 확실한 국제표준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의 많은 기업과 병원 그리고 학교가 힘을 합쳐 치과용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려는 이 시점에서, ISO/DIS 18374 Artificial intelligence(AI) and augmented intelligence(AuI) based 2D radiograph analysis - Data generation, data annotation and data processing 표준은 AI 소프트웨어가 수집하는 데이터의 질을 통제하고 환자 데이터 보호가 어떻게 이뤄져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필자는 이번 회의에서 아노테이션(annotation)과 레이블링(labelling)을 각자 정의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데이터 보호에 있어 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IEC)의 표준인 ISO/IEC 27001 Information security, cybersecurity and privacy protection - Information security management systems - Requirements가 참조문헌(reference)으로 함께 들어갈 것을 요구했고 모두 받아들여졌다.
또한 프로젝트 리더를 맡고 있는 ISO/DIS 19490 Sinus membrane elevator는 각국의 전문가들의 동의 하에 FDIS를 거쳐 내년에 최종 국제표준으로 발행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표준에서는 측방접근에 사용되는 상악동막 거상기의 디자인 예시를 추가하여 제조사들이 더욱 실용적인 디자인을 가진 상악동막 거상기를 만들 수 있는 초석을 다졌다.
이번 총회에는 치과의료기기산업 분야에서 포터블 치과용 유닛 표준의 대양덴텍(장현양 대표), 핸드피스의 역류(suck-back) 시험법 표준의 두나미스덴탈(김양수 대표), 의치상용 베이스 표준의 그래피(김훈 수석연구원), 투명교정장치 표준의 오스템임플란트(주)(황충주 치의학연구원장)이 직접 참석하여 국제표준 제안에 힘썼다. 회의장을 돌아다니며 각국의 전문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았는데, 이야기를 나눠볼수록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다.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참석자의 대부분이 병원과 학교 관계자였지만, 다른 나라들의 경우 병원 및 학교보다는 기업 및 기술 컨설팅 회사들의 참석 비율이 높았고, 그들의 입김을 표준에 담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우리 나라 역시 더 많은 기업과 컨설팅 회사들이 ISO/TC 106 총회에 직접 참석하여 대한민국의 제품이 표준에 의해 피해보지 않는 것을 넘어 자국의 이익이 되는 표준을 제정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렸으면 한다.
특히 내년 즉 2025년 ISO/TC 106 총회는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9월 14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더 많은 기업, 행정기관, 병원 그리고 학교 관계자들이 힘을 합쳐 전세계에 표준강국인 한국의 위상을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된다. 부디 이 총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현재 한국이 제안하여 심의되고 있는 국제표준(표 참조)과 더불어 우리나라 치과 산업에 이로운 더 많은 표준이 제정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마지막으로 2025년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제61차 ISO/TC 106 총회를 위해 직접 회의에 참석하여 헌신 노력하시는 대한치과의사협회 강충규 부회장님과 송호택 자재·표준이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