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1번째

더 넓은 세상으로! (하)

<1914호에 이어 계속>

Baulkham hills에는 모두 세분의 선생님이 진료를 하시고 있는 곳이었다. 이 곳에는 한국 환자의 비율이 Strathfield보다는 높았지만, 현지 호주환자들이 80%정도인 Branch였다.

Strathfield Branch에는 한국 환자가 더 많기 때문에 영어를 쓸 일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Baulkham hills에 와서 처음에는 모든 상황이 영어로 돌아가는 것도 적응이 잘 안 되었다.

그리고 환자를 대하는데 있어서도 외국 환자가 들어왔을 때는 인사밖에 할 줄을 몰랐다. 한국말이었더라면 지금보다 더 친절하게 환자를 대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에는 많이 속상했었다. 그렇지만 여기에 계시는 Cathy 실장님과 Peter 선생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1주차에는 환자에게 나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를 했고 2주차에는 영어로 환자를 대기실에서 진료실 안까지 안내했다. 그 다음에는 진료실에서 간단하게 환자와 이야기를 한다거나 선생님이나 Dental Assistant를 도와서 진료실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이 Branch에서의 실습 마지막 주에는 진료실 안에서 대기하는 환자와 일상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호주에서는 진료실에 있는 Dentist와 Dental Assistant중에서 Dentist가 그 환자의 모든 진료를 담당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Dentist에 대해서 주치의 의식을 가지고 있어서, 한국 환자들 보다 조금 더 대화가 긴 편이었다. 어디가 아픈지, 어디가 불편한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난주 휴가 얘기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가족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까지 주제를 막론했다. 그리고 환자들은 시간에 쫓겨하지 않고 대부분이 여유가 있는 편이였다.

그리고 4주간의 실습을 마치고 다음 Wetherill park Branch로 가게 되었다. 우리 실습생 세 명 모두 세 개의 Branch중에서 Wetherill park를 가장 무서워하고 가기 싫어했었다. 이곳은 환자도 거의 다 호주인일 뿐더러 함께 일하는 Staff들도 호주인들로 이뤄져있어서 가장 영어를 많이 써야 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난이도 최상의 Branch였다. 그렇지만 나는 영어에 대한 흥미가 상당히 높아져 있었던 상태였기 때문에 이 곳에서 벌어질 또 다른 일들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컸다. 그 기대만큼이나 Wetheril park에서의 실습은 정말 잊지 못할 만큼 재미있었다. 여전히 영어 실력은 그렇게 좋지 않았지만 시도한다는 자체가 즐거움이었고 이 곳에 있는 모든 이들이 나의 선생님이었다. 이곳에서 일하시는 Chloe 선생님과, Marchelle선생님께서는 나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시려고 도움을 많이 주셨다. 그래서 진료 면에 있어서 호주 스타일과 한국스타일은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었고, 직접 해보면서 배운 것도 많이 있었다.

그렇게 정이 많이 들었던 12주간의 실습이 끝이 났다.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장거리 마라톤에서 제일 중요한 호흡을 잘 가다듬지 못해서 후회가 되는 점도 많이 있었던 것 같다. 해외 인턴십을 나 혼자 왔더라면 더더욱 후회가 되고 아쉬웠던 점을 많이 남긴 채 끝을 맺었을 수도 있었을 텐데, 나와 함께 한 동기 실습생들이 있었기 때문에 서로서로 큰 힘이 되며 잘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호주인턴십을 마치고 나에게는 큰 변화가 있었다.

우선 넓은 세상에서, 이런저런 배울 점이 너무나도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그들로 인해 내가 조금 더 성숙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우선은 예비 해외치과위생사로서 세계무대를 품고 항상 도전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또 남은 학과 공부도 열심히 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함양한 치과위생사가 되어야 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리고 그 일들을 위해서 항상 준비되어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일 중요한 영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영어에 대한 흥미나 동기를 계속해서 나 자신에게 불어 넣어야겠다. 해외인턴십을 동기로 앞으로 나에게 다가올 세계무대에 대한 준비와 도전을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친다.

김유림
신구대학 치위생과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