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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8번째) 카리스마 (Charisma)

제1628번째

카리스마 (Charisma)

  

이 단어의 어원이 된 그리스어 카리스(Charis)는 ‘은총"이나 "신이 내린 선물"을 뜻한다. 그냥 우리 식으로 쉽게 말하면 “쟤 쨩이야”라는 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대중을 탄복시켜 스스로 꼬리를 내리게 만드는 초인적인 자질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수년 전 모스크바 그네신 음악원에서 계절학기 수업을 받는 선생님들을 따라 가서,  음악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자세히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관현악단과 함께 협연하기 하는 모습, 지휘하는 모습도 보았다.


지휘자의 지휘봉 끝을 따라 흐르는 선율이 마치 눈에 보이는 듯 했다. “선율을 그린다"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그런 모습을 넋 잃고 보았다.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전공 악기에 관계없이 결국엔 지휘자로 타이틀을 바꾸고 싶어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지휘봉의 움직임에 따라 단원들이 만들어내는 오묘한 멜로디가 마치 전쟁터에서 지휘관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병사들 같았다.


무대에 서기 전까지 단원들은 지휘자와 함께 많은 시간 혹독한 연습을 하면서 지휘자가 의도했던 대로 소리를 그려 간다. 단아한 선율이 장내에 잔잔하게, 은은하게, 천사의 소리처럼 울려 퍼지면 사람들이 감동하게 되고, 관중들은 이런 소리를 만들어내는 지휘자를 존경해 마지않는다.


지휘자의 지휘봉이 마치 “칼" 저럼, 선율을 자르기도 하고, 자른 부분을 다시 잇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져 넣기도 하는 요술봉 같았다.


가끔 매스컴을 통해 유명한 관현악단의 지휘자가 단원들을 해고하여 세인들의 관심을 끌기도 하는 것을 보면 지휘봉을 가진 지휘자가 마치 전지전능한 칼을 가진 처럼 “칼 있으마"로 변신하기도 하나보다.


지휘자는 단원들이 가진 능력을 계발하여 관중들에게 감동을 주는 화음을 만들어야 한다. 단원들을 이끌어 좋은 소리를 내려면 따뜻한 마음과 냉정한 머리가 필요한 것 같다. 경우에 따라서는 새파랗게 선 날로 깨끗하게 보기 좋게 만들어야 한다. 날이 무디어져 지저분하게 만들어지면 감동을 줄 수 없기 때문에 날을 갈던가, 칼을 버려야 할 것이다.


능력 있는 지휘자는 자기가 원하는 모습을 만들기 위해 자부심을 가지고 단원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키고, 자신도 음악적인 감성을 잃지 않으려고 엄청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들었다.


지휘자가 단원들에게 터무니없는 것을 요구하거나, 음악 외적인 것에 몰두하여 인기몰이에만 급급하면 음악성이 떨어져 단원들은 자부심을 잃게 된다. 단원들이 제 발로 나가거나 지휘자를 갈아 치우려고 한다.


단원들과 지휘자간에 서로 지지 않으려고 기 싸움을 하게 되고, 실제로 이런 상황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새 지휘자가 타성에 젖어 연습을 게을리 하는 단원들을 오디션 봐서 잘라버리기도 하고, 단원들이 지휘자가 무능하다고 하여 합심하여 내 쫓았다는 기사도 본 적이 있다.

  

카리스마(Charisma)!


다수 대중으로 부터 헌신적인 지지를 받는 비범한 영도력 혹은 능력을 카리스마라고 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적을 행하는 지혜를 뜻하기도 한다. 자비를 뜻하는 charity하고 스펠이 비슷하다. 카리스마는 무한한 자비(charity)를 베풀었을 때 그 혜택을 받는 사람이 존경해마지 않아서 자발적으로 우러나오는 마음을 뜻하는 것이다. 

  

류호성
수원 웅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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