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ay Essay
제1716번째
릴레이수필
무지개의 나라, 남아프리카공화국 (하)
(Rainbow Nation ‘South Africa’)
<지난호에 이어 계속>
그 외 남아공에 대한 일반적인 사항은 인터넷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니 생략하고, 다양한 인종과 언어가 함께 공존하며 무지개처럼 어우러져 사는 나라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1487년 처음 발견된 이래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가 인도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유럽계 백인들이 정착하면서 말레이시아나 인도 등 아시아에서 유입된 노예들, 철저히 소외되고 탄압받았던 원주민들의 후손들이 만들어낸 나라이다. 더욱이 1806년에 영국이 케이프타운에 식민지를 설립하면서 기존의 원주민인 코사족, 줄루족과의 처절한 정벌전쟁을 일으켜 수많은 희생을 치렀다. 그 후 19세기말과 20세기초에 다이아몬드와 금과 같은 천연자원에 대한 경쟁으로 발생한 영국과 기존의 네덜란드 정착민간의 1, 2차 보어전쟁에서 참혹한 전쟁의 상흔을 받았으며 반인류적인 범죄행위가 자행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아픔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948년 이후에 설립된 네덜란드계를 기반으로하는 백인정권은 “아파르트헤이트”라는 근대사회에서 행하여졌다고 믿기 힘들 정도의 인종차별정책을 시행하였다. 백인, 유색인, 흑인이라는 세개의 인종으로 구별하고 유색인종의 참정권, 기본인권 등을 제약하는 정책을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시행하였다. 이는 노벨평화상을 수여한 흑인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가 남아공의 최초 흑인대통령으로 선출되었던 1994년 직전까지 지속되었다. 그는 젊은시절 투쟁적인 인권운동을 하여 구속되어 27년간이나 케이프타운의 차가운 대서양 바다에 위치한 로빈아일랜드라는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었다. 인간의 정신이 피폐해지고 정체성의 상실을 야기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자유에 대한 열정과 인류애에 대한 신념으로 무려 400년에 걸친 인종분규를 종식하고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인류가 피부색를 비롯한 그 무엇으로도 차별받지 않고 본연의 자유의지에 따라 서로 어울려 평화를 구현하는 세상, 진정한 무지개의 나라를 향하는 남아공이 되길 바라며 반드시 이루리라 믿는다.
그럼 한반도라는 작은 땅에서 전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로 사는 우리 한민족은 어떠한가 뒤돌아 보게 된다. 남북간의 괴리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고, 단일민족인 우리들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세대간 및 계층간의 갈등, 좌-우 이념간의 대립, 국내 거주하고 있는 타민족들에 대한 차별과 배타심 등을 우리사회에서도 직면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우리들에게 남아공의 역사가 주는 교훈과 넬슨 만델라가 이루고자 하는 조국의 모습은 어떤 것이었는지를 생각해보는 노력이 우리에게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들의 역사가 주는 교훈을 되새기는 것이 절실하다는 것이 한국에 돌아와 살아가는 나의 가슴 깊은 곳을 아프게 한다.
-최용석
경희대 치전원 영상치의학교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