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6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제1797번째) 트라이앵글에 대한 추억

Relay Essay
제1797번째

 

트라이앵글에 대한 추억


깊어가는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던 지난 10월 마지막 주말 오후, 어느 멋진 공연장에서 40여명으로 구성된 모교 브라스 밴드의 연주회가 있었다.


나는 타악기 파트에서 드럼과 작은 북 그리고 연주곡들 중에서 ‘트라이앵글’이 몇 마디 필요한 곡이 있어 같이 맡게 되었는데 문득 어린 시절 기억이 새삼스러웠다.


이것은 초등학교 시절 조금은 우습게 생각하고 서로 꺼리던 악기가 아니었던가? 일명 짝짝이로 불리던 캐스터네츠와 탬버린 등과 같이….


하지만 탬버린은 최근 성인들도 자주 사용하는 친숙한 악기가 되어버렸지만 그야말로 존재감이 적은 악기였던 기억이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그저 가끔 땡땡거리는 쇳덩어리가 아니었다. 부위에 따라 연주법에 따라 여러 가지 색깔의 소리를 낼 수 있으며 조용히 있다가도 꼭 필요할 때 울려주는 트라이앵글의 맑고 순수한 금속성 울림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그 진가를 느끼는데 너무 오래 걸렸지만 말이다.


그 시절엔 음악적 능력이 좀 더 있는 학생들은 실로폰, 피아노나 오르겐, 피리 등 멜로디 파트를 맡았던 것 같다.


왜 그랬을까? 어린 마음에도 왠지 더욱 화려하고 중심이 되는 역할, 즉 주인공이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아무래도 우리들 마음속엔 조연보단 주연을 바라면서 살아왔나 보다.


능력과 적성을 무시한 악기의 선택은 아니었기를 바라지만 기본적인 모든 악기의 중요함을 먼저 학생들이 느끼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비중이 작은 악기는 무시하고 중요한 파트라고 해서 우쭐하지 않았는지 반성도 해봐야겠다.


요즘 연예계에선 명품 조연이 대세이다. 주연급 배우 못지않은 인기와 대우를 누리고 있다. 오히려 주연에 비해 장점이 더욱 많은 시대가 되어 버렸다. 여럿이 함께 하는 연주는 모든 악기가 소리가 잘 모여야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많은 아마추어로 구성된 브라스 밴드, 합창단이나 오케스트라가 큰 박수를 받는 것도 여러 사람이 모여서 만든 노력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중에는 좀 더 잘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들이 있겠지만 모두가 그 집단을 이루는 소중한 구성원인 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 서로 제각기 다른 소리와 능력들을 모아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줄 지휘자가 필요할 것이다. 소리가 작거나 없어도 귀 기울여 들어주고 따듯한 눈길을 보내며 다른 소리들과 어울리도록 이끌어주는 그런 지휘자 말이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이렇게 존중받고 살 수 있다면 더 없이 행복할 것이다. 곧 대선이다. 우리에겐 이런 역할을 해줄 지도자가 필요하겠다. 하지만 먼저 큰 소리로 떠들기 보다 자신의 소리는 겸손히 낮추며 남의 소리를 배려하고 성실히 자신의 몫을 다하는 국민의 의식 또한 절실할 때가 아닌가 싶다.

  

김호진 
양평 영진치과의원 원장

관련기사 PDF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