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 때론 그냥 흘러가는 시간의 섭리에 맡겨두고 편하게 관조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시간의 흐름과 그에 따른 기억에 천착해 본 덴탈씨어터(회장 박승구)의 제16회 정기공연작 ‘하얀 앵두’가 지난달 27일 막을 내렸다.
대학로 연동교회 열림홀에서 나흘에 걸쳐 총 5회의 공연을 한 이번 공연은 매회 200석 규모의 객석이 가득 차는 호응을 얻었다.
하얀앵두는 강원도의 한 산골에 중년의 작가 반아산이 귀향해 하얀앵두가 가득했던 할아버지의 옛 정원을 복원하려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로 다양한 주변인물들의 이야기, 이 과정에서 반아산의 정원에 있는 개나리 묘목의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이 차분하면서도 때론 긴장감 있게 진행된다.
반아산 역을 맡은 오민구 원장(오민구치과)은 잃어버린 추억을 담담히 그리워하면서도 미성년 딸의 임신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이 시대 중년들의 모습을 잘 그려냈으며, 한때 간첩으로 몰려 거렁뱅이 인생을 살았던 곽지복 역을 맡은 박승구 회장(한솔치과의원)은 감칠맛 나는 조연으로 간간히 코믹한 대사와 함께 극의 클라이막스를 담당해 눈길을 모았다.
관람객들은 “인생과 시간의 흐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박승구 회장은 “지난 몇 개월간 연극을 위해 헌신해 준 단원들과 귀한 시간을 내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치과계 대표 문화단체로서 앞으로도 더 좋은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