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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환자 생각하며 사막 250km ‘희망 완주’

경희대 치전원생 정준오씨 요르단 마라톤 대회 출전

  • 등록 2014.04.11 17:57:01

“대회 6일째 되는 날 새벽 3시, 사막 위를 무려 19시간여 동안 걷고 있었어요. 다리는 힘이 풀려 휘청이고 어깨는 배낭 무게에 짓눌려 배겨왔어요. 그때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봤는데 별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빛나더군요. 너무 행복한 순간이었죠.”

경희대 치의학전문대학원 3학년에 재학 중인 정준오(32)씨가 지난 2월 16일부터 22일까지 요르단 와디럼 사막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총 250km의 코스를 완주하고 돌아왔다.

정씨는 이번 사막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며 스마일재단과 연계해 중증장애인 전신마취 비용 250만원 모금 운동을 펼쳐 화제가 됐다.

정씨는 “처음부터 기부금 모금을 목적으로 대회에 참가하기로 한 건 아니다”며 “대회 참가를 결정한 이후 기왕이면 이번 도전을 통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 선행을 많이 하는 연예인으로 알려진 션·정혜영 부부가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돕기 위해 1km당 1만원 적립을 목표로 1만km를 달려 1억 원을 기부한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정씨가 참가한 요르단 와디럼 사막 마라톤 대회는 평균 해발이 1000m가 넘는 고지대 사막을 일주일 동안 먹을 음식과 침낭 등이 든 13kg의 배낭을 멘 채 하루에 40km씩 달리는 지옥의 레이스다. 전 세계에서 참가한 190명 가운데 20여 명이 탈수 증세나 무릎 관절 이상을 호소하며 중도 포기했다. 이 와중에도 정씨는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완주했다.

정씨는 “뜨거운 태양 빛에 달궈진 모래에서 올라온 지열 때문에 땀이 비 오듯 쏟아져 힘들었지만, 여러 사람과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요르단으로 떠나기 전 국내 한 포털 사이트 기부 저금통 홈페이지에 자신의 사막 마라톤 참가 소식을 알렸다. 자신이 달리게 될 거리 250km에 의미를 부여해 환자 한명의 전신마취 비용이기도 한 250만원 기부금을 목표로 했다. 정씨의 소식을 접한 많은 사람이 1000원부터 1만원까지 응원의 마음을 담아 기부를 했다. 하지만 애초 목표액의 10% 정도만 달성한 상태다.

정씨는 “제가 행복하기 위해 참가한 마라톤 대회인데 마치 대단한 일을 한 사람처럼 알려지는 것 같아 부끄럽다”며 “앞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을 외면하지 않는 가슴 따뜻한 치과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