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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열정 한글 치의학용어 ‘빛보다’

이병태 원장 ‘영한한 이치의학사전’ 출간 16만 단어 수록 의학·과학·역사·철학 반영


혈기 넘치던 30대의 치과의사는 팔순을 바라보는 반백의 노인이 됐다. 그동안 한시도 손에서 놓지 않은 일이 있었다. 영어로 된 치의학용어를 가장 정확한 우리말로 옮기는 일이다.

40여 년이 걸린 치의학사전이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지난 8일 이병태 대한치과의사학회 회장은 광화문 모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영한한 이치의학사전(英韓漢 李齒醫學事典)-DICTIONARY OF DENTAL SCIENCE & ART’의 출간을 알렸다. 사전은 무려 16만 단어를 수록하고 있으며, 가로 21.4㎝ x 세로 27.7㎝에 무게만 5킬로에 육박할 만큼 육중하다.

이병태 회장은 “이 사전을 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76년 박사학위를 받던 때였다. 그 후 82년에 치과의학사전을 냈지만, 성에 차지 않아 95년에 절판하고 ‘이치의학사전’ 집필에 박차를 가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아들 이창규 원장(청원치과의원)과 이영웅 대표(도서출판 세계)도 부친의 작업에 손을 걷고 나섰다. 이창규 원장은 “치의학의 파워도 더 커져야 하고, 파이도 더 키워야 후배들이 더 편하게 개업하고 치의학도 발전할 수 있다. 이번에 아버님과 함께 출간한 이 사전은 치의학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방점을 찍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사전에는 이병태 회장 부자가 갖고 있었던 치의학에 대한 고민이 오롯이 반영됐다. 이병태 회장은 “아직도 풀리지 않는 단어가 머릿속에 수두룩하다. 치의학의 트렌드가 시시각각 변해가면서 그때그때 관심사가 옮겨갈 수밖에 없는데, 시대가 변해도 계속 통용될 수 있는 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 “치의학의 GPS가 되길 바라”
누구나 알고 있는 ‘Implant’ 같은 용어가 대표적이다. 이 회장은 임플란트를 매식(埋植) 혹은 매식체(埋植體)라고 번역해 ‘심어서 자라다’는 식으로 생명감을 불어 넣었다.

이외에도 사전의 장점은 다양하다. 의학, 한의학 최신 용어를 포함해 생물학, 화학, 물리학을 비롯, 치의학과 관련된 역사, 철학, 문학, 정치, 경제 용어도 반영했다. 통일시대를 대비해 북한 용어도 반영했고, 국어사전이나 옥편을 보지 않아도 될 만큼 구체적으로 한자를 병기했다.

이병태 회장은 “사실 영어, 중국어, 일어권 어디서도 이런 사전은 없었다. 전례가 없는 사전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며 “이 사전은 치의학의 GPS가 됐으면 좋겠다. 치의학을 공부하는 후학자들이 논문이나 레포트를 쓸 때 등대와 같은 길잡이가 돼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면 그 이상의 보람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욱 대한치의학회장은 지난 10일 분과학회 협의회에서 “이병태 회장님께서 대한민국 치과의사 중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내셨다. 40년의 열정이 담긴 이 사전은 향후 대한민국 치의학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이 회장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구입문의 : 02-739-2828(도서출판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