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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덤핑 왜 나쁜가? 윤리적으로 환자에 설명하시오

의료윤리 연구가 이철규 원장 강연-치과의사 윤리교육, 사례별 롤플레잉 교육해야

과당경쟁으로 인한 수가덤핑, 과잉진료, 무분별한 홍보마케팅, 불법 의료기관과의 결탁...... 최근 치과계는 날로 더해가는 병폐로 의료인의 윤리의식을 어떻게 정립하고 함양해 갈지 고민이 깊다.

최근 열린 치과의료선교회(회장 김명진) 학술대회에서는 이철규 원장(이철규·이대경치과의원)이 ‘좋은 치과 만들기’를 주제로 치과에 필요한 의료윤리에 대해 강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과거 미국 치과의사 면허시험을 준비하며 의료윤리를 정규 과목과 자격시험에 반영하고 있는 미국 치의학교육에 충격을 받았다는 이 원장을 통해 치과계가 참고할 만한 부분을 정리했다.

일반적으로 의료윤리는 인간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의료가 개입할 범위에 대해 도덕적 기준을 들이대고 적절성을 탐구하는 ‘생명윤리(Bioethics)’와 세부적인 진료별 상황에서 의료인이 가져야 할 태도를 탐구하는 ‘전문인 윤리(Professional ethics)’로 분류할 수 있다. 

이철규 원장은 국지적이고 침습적인 진료를 하는 치과의료의 특성상 치과의사에게 필요한 교육은 전문직 윤리에 관한 부분이라고 설명한다.

전문직 또는 전문인이란 단어에는 도덕성이 전제되며, 판단의 전문성·독립성·책임성과 같은 세 가지 항목이 요구된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교육은 막연히 사회적 책임이나 인간관계의 도리에 대해 강의하는 방식보다 치과의료 상황에 맞춰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교육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와 관련 미국의 치의학 교과과정은 구체적인 임상사례 또는 상황사례별로 윤리적 판단이 필요한 경우를 학생들에게 고민하게 하고, 뒤따르는 책임소재에 대한 법적 가이드를 제시함으로써 직업수행 과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게 하고 있다.  
 

이철규 원장은 “대학에서는 학생들에게 롤플레잉을 통한 사례별 교육으로 윤리적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지킬 수 있는 법적인 방패에 대한 교육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이러한 교육의 결과가 임상현장에서 구현되기 위해서는 치과위생사나 치과기공사, 환자의 동의를 모두 얻을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인 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지나친 수가덤핑은 나쁘다. 환자들도 값싼 진료에 대해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치과의사의 윤리로 내세우려면, 진료에 들어가는 원가 및 수익의 적정성을 보조 인력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정하고, 이를 환자에게 투명하게 설명한다면 환자도 값싼 진료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직원들은 환자를 정직하게 대하는 의사를 신뢰하고 진심으로 따른다”며 “개원 후 임상현장에서는 수평적인 인간관계의 회복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젊은 후배 치과의사들이 다소 수직적인 관점에서 공부하고 경쟁해 왔던 부분을 조금 고치고 주위를 살핀다면 자연스럽게 말과 행동의 윤리적 기준이 세워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