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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탭 감정노동, 원장님 하기 나름이에요

환자 많아서 스트레스 높은 게 아니라 강요된 친절·직원 생각 않는 병원 주요인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에 이어 제3의 노동유형이라 불리는 감정노동.

얼마 전 한국고용정보원이 실시한 ‘2014 재직자 조사’에서 치과의사의 감정노동 강도는 68위, 치과위생사는 14위를 차지했다. 치과위생사의 감정노동 강도는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접점 인력이라 하여 환자를 일선에서 많이 접해야 하는 치과 스탭에게 높게 나타나는 감정노동 스트레스 관리 시 주의점은 환자와의 접촉빈도 보다 스탭의 ‘감정 부조화’, 즉 억지로 친절한 척을 해야 하는 고통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감정노동이란 직무수행 시 자신의 실제 감정을 통제하며 환자와의 교류 시 바람직하다고 요구되는 특정한 감정을 표현하려는 노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때 스탭 개인의 실제 감정과 병원에서 환자 응대를 위해 강요하는 감정에서의 차이를 ‘감정 부조화’라고 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감정 표현의 어려움, 정서적인 고갈을 ‘감정적 소진’이라고 한다.
처음 감정노동이라는 용어가 사회적으로 등장하며 주목했던 것은 감정노동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서비스 종사자의 고객 접촉 빈도였지만, 실제 이들의 스트레스 요인이 되는 것은 빈도보다는 감정 부조화라는 지적이다.

환자가 많아서 오는 스트레스보다 지나치게 규정된 환자 응대 절차나 친절의 강요, 환자와의 분쟁 시 참기만 해야 하는 상황을 강요받을 때 스탭들의 감정노동 스트레스가 극대화되고 감정적 소진이 많아진다. 이 경우 신체 면역체계 약화나 우울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전문가는 “이 같은 감정 부조화가 심해질 경우 스탭은 점차 실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는 직무만족도를 떨어트리며, 평소 직원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했던 임금이나 복리후생에 대한 불만족, 상사에 대한 불만이 증가하는 주요요인이 된다. 결국 이직으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적절한 보상과 관리를 통해 감정 부조화와 소진을 관리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직원들의 감정노동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직원들의 불만을 듣고 해소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며,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인격적 존중, 소명의식 부여와 같은 동기부여를 우선 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최근과 같이 일명 블랙컨슈머 환자로 인해 직원이 곤란한 경우에는 병원 책임자가 직접 나서며 직원을 보호해 주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치과 스탭은 “미소와 상냥한 말투, 단정한 복장, 심지어 외모까지 가꾸며 환자를 대하라고 강요받으면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이 사실이다. 차라리 급여가 낮아도 감정노동이 덜한 병원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며 “환자보다 직원을 먼저 생각해 주고 작은 부분이라도 개선해주려는 노력을 많이 하는 병원은 아무리 환자가 많거나 이상한 환자가 와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