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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작가 노창세 원장, 빛과 나신이 가르쳐준 인생

위덱스 등 연 12회 전시회‧사진집 출간도

감출수록 위선적이고 드러낼수록 가벼워짐을 느낀다고 한다. 그 미묘한 나신의 경계를 찾기 위해 노창세 원장(진주미르치과병원)은 오늘도 호흡을 멈추고 셔터를 누른다.

지난 10월 24~25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WeDEX 2015 치과기자재전시회장 한 켠에서는 ‘Nude by light’란 주제로 노창세사진전이 열렸다.

노창세 원장의 흑백 누드 사진들은 빛의 대비를 통해 신체의 일부만을 도드라지게 강조해 표현하는 기법이 특징이었다.

노창세 원장은 “부분만으로도 완전체, 혹은 그 이상을 그리게 할 수 있듯 한줌의 빛으로도 전체를 상상하게 할 수 있다. 감상자로 하여금 경험하고 보았던 시각에 의존하지 않고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그것이 빛을 아껴 쓰는 흑백사진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특히, 흑백사진이 누드를 만나면 그 장점이 극대화 된다.

노창세 원장은 “누드(nude)란 조화롭고 아름다우며 자신감 넘치는 균형 잡힌 육체, 그리고 예술로 불릴 수 있는 치장된 신체를 말한다. 무방비 상태의 알몸을 가리키는 네이키드(naked)와는 구별된다”며 “감출수록 위선적이고 드러낼수록 가벼워지는 누드에 대한 나의 생각은 아직도 물음표다. 이런 복잡하고 미묘한 생각과 느낌을 외면하지 않고 직접 부딪히면서 조금씩 풀어 ‘내 삶에서 빠진 것’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나에게 누드 작품 촬영”이라고 말했다.

#‘삶에서 빠진 것’을 찾아가는 과정
노창세 원장이 처음 사진을 접한 것은 부산치대 재학 시절. 90학번인 그는 정치적 문제로 술렁이던 사회분위기 탓인지 대학에 입학하자 방황의 시기를 맞았다.

이런 저런 고민 중 ‘사실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사진연구반’ 동아리 활동에 빠져들었고, 개원 후 삶의 무미건조한 시기가 찾아왔을 때도 답은 역시 사진이었다.

노창세 원장은 ‘삶에서 빠진 것’을 찾아 경남과학기술대학 사진영상학과에 편입해 졸업장을 취득했고,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사)한국누드사진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개인전을 열어오고 있다. 사진집으로는 올해 ‘벚꽃(Cherry Blossoms)’을 내놨다.


노창세 원장은 “재현과 기록으로서의 역할을 하던 사진이 재현의 재해석, ‘표현’이라는 현대철학의 개념이 접목되면서 주목받는 예술이 됐다. 사진 작품 활동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주체성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그 시작은 나에게 너무나 당연했던 것들을 다시 물어 보는 것이었다. 불편한 것을 피하지 않고 들여 다 보는 것, 편한 것에 빠지지 않고 이유를 물어보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노 원장은 “치과진료를 하면서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과정을 생략하거나 소홀히 하면 향후 예후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흑백사진 작업 또한 과정을 소홀히 하면 작품의 결과와 보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진료와 흑백사진은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필요한 힘든 아날로그 작업이지만 차근차근 한 단계씩 진행할수록 나의 땀과 노력, 나의 생각과 철학이 배는 듯해 기분이 좋아진다. 진료는 사진작업 하듯 사진은 진료하듯, 나에게 흑백사진 작업은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반성하고 마음을 다잡는 마음 수련”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진주미르치과병원 8층에 30평정도의 진주미르아트홀이 운영되고 있다. 진주지역의 문화발전에 기여를 목적으로 연 12회 정도의 전시회를 개최한다. 노창세 원장은 이 같은 문화공간을 활용해 현재 하고 있는 ‘길’, ‘나무’, ‘벚꽃’, ‘누드’, ‘가족’ 등의 테마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가능하면 2년에 한 번 개인전을 열고, 국제 무대에도 진출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