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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째 진료하며 ‘셀프 리모델링’

김유진 원장의 특별한 개원기

최소 개원비용·나만의 컨셉
하나부터 열까지 내 손으로
‘장인정신’ 실현때 간판달 것

8개월째 병원을 셀프 리모델링하고 있다는 얘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병원을 인수했다는 얘기를 들은 게 꽤 오래전인데 아직 간판도 일부러 안 바꿔 달았단다. 젊은 치과의사의 개원가 정착과정을 그려보고 싶었는데, 이 정도면 얘기가 나올 것 같다. 일반 신규 개원의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김유진 원장(오산 장인치과의원)의 개원기를 들어봤다.

병원을 들어서자 접수대 뒤에서 김유진 원장이 벽에 드릴링 작업을 하고 있다. 스탭은 일상이라는 듯 아무렇지 않게 신환 접수를 받는다. 

김유진 원장은 “도배에서 시트지 작업, 홍보 판넬 설치에서 간판 디자인까지 하나하나 조금씩 내 손으로 병원을 바꿔 가고 있다. 개원에 들어가는 비용부담을 최소화 하며 병원에 나만의 컨셉을 담고 싶다”고 말했다. 

김 원장이 오산에 개원한 것은 지난해 4월. 군의관 제대 후 어떻게 개원을 할까 하는 고민을 하며 산티아고 1000km 순례길을 걸었고, 전국 15개 병원 대진의 생활을 하며 나름의 입지선택법, 경영전략을 세웠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닥터로 근무한 오산지역 병원인수를 마음먹었다.  김 원장은 “내가 생각한 입지선택 조건은 합리적 인수가와 저렴한 경비로 최대한 비용을 줄이면서도 교통의 숨겨진 요지, 지역의 잠재적 발전 가능성을 보자는 것이었다. 또 실제 환자들을 직접 접해보고 신환의 확장성, 지역사회 특징에 맞는 수가체계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막상 개원을 하니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많았다. 병원 인수를 결정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옆에 들어온 치과, 지난해 6월 오산이 메르스 주요 발생지역으로 떠오르며 급감한 환자 수, 업체의 과도한 패키지 구입 요구 등 개원 전에는 몰랐던 고민들이 쌓여갔다. 

특히, 병원 리모델링과 진료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직원들과 마찰이 생겨 애를 먹기도 했다.


김유진 원장은 “그러나 이러한 과정 속에서 개원이라는 것의 의미를 느꼈고 나와 오래갈 사람을 찾을 수 있었다. 개원은 결국 해 봐야 아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결국은 ‘양질의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 성공개원을 위한 최선이라는 생각이다. 보철과 전문의로서 환자들에게 차별화된 심미, 기능적 만족감을 주겠다는 것을 어필하며 하루 진료하는 환자 수에 무리를 두지 않고 환자와 충분히 소통하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 동료들의 반감을 위해 전문과목 표방이나 과도한 마케팅은 하지 않을 생각이며, 지역 선후배 동료들과 더 많이 소통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했다.

김 원장은 “젊은 치과의사들이 개원을 할 때는 고민들이 많다. 입지선정에서 공사, 마케팅까지. 그러나 과도한 초기 투자는 무리한 매출을 쫓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고, 이 보다는 내 생각과 꿈이 잘 표현된 병원을 만들고 싶다”며 “그래서 생각한 것이 기획과 개원, 진료방식까지 나만의 특징이 들어간 ‘장인정신, Artisan’으로서의 치과의사였다. 장인정신으로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할 때 치과간판을 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