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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진심은 통하겠지-한국치아은행에 근무하면서 생긴 에피소드

Relay Essay 제2093번째

올해로 자가치아뼈이식재와 치아보관 사업 7주년을 맞이하는 한국치아은행은 매우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작년 가을, 홈페이지를 리뉴얼 한 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치아보관 사업을 일반 소비자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는데 결과가 무척 좋기 때문이다. 매일같이 치아보관 문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 준다.

갑자기 6년 전 처음 이 회사에 입사 했을 때가 생각난다.

자가치아뼈이식재라는 용어도 생소할 뿐더러 한국치아은행이라는 이 회사로 매일같이 치아가 들어온다는 게 참 신기했던 때다.

내가 처음 치과에 전화했을 때 회사이름 때문에 재미났던 반응들이 꽤 많았다. “네? 신한 은행이요?” 또는 “네? 치안은행이요?”, “네? 한국은행이요?”등 은행에서 대출 문제 등으로 전화를 한 건 아닌지 나 때문에 긴장한 원장님들도 꽤나 있을 것이다.

자가치아뼈이식재란 처음 듣는 개념을 처음 접하는 원장님들을 설득하고 고정관념을 깨기란 쉽지 않았다. 하루는 종로의 어떤 치과에 들어갔는데 원장님이 “치아가 어떻게 뼈가 되냐고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말라”며 문전박대를 해 나온 적도 있었다. 나는 그때 한동안 자가치아뼈이식재에 대한 영업에 자신이 떨어졌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회사와 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던 입사 초기의 꿈과 의욕이 꺾이는 것 같아 의기소침해졌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던 어느 날 광진구의 한 원장님께서 현재 이종골 이식재를 사용하고 계셨는데 본인 임플란트를 할 때는 자가치아뼈이식재로 할테니 잘 좀 처리해 달라고 하셔서 아이러니하다는 느낌도 들고 한편으론 이제야 내가 해 왔던 일이 인정을 받는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 원장님들을 만날 때 마다 내가 하는 일에 더 자신감을 갖고 설명하게 됐으며, 일을 대하는 내 자세도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을 느꼈다. 

또 우연히 들른 한 치과에서 자가치아뼈이식재에 대해 수다를 떠는 아줌마들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도 있다.

이 시기 하루 20곳이 넘는 치과를 방문하며 상당수는 문전박대를 당했지만, 점차 나의 노력이 치과들에 통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힘을 내곤 했다.

노력의 시간은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자 자가치아뼈이식재를 아는 원장님과 환자들이 늘기 시작했고, 이제는 예전과 같이 치과에서 문전박대를 당하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

내가 치과영업을 해서 그런지 많은 지인들이 괜찮은 치과를 많이 물어보곤 한다. 가끔 좋은 치과를 소개해 주기 위해 고민하기도 하는데, 그러면서 느낀 것은 소비자들이 꼭 싼 치과만 찾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최상의 진료를 제공하는 곳,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것을 제시하는 병원에 환자들이 마음을 연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영업을 다니면서 “내가 치과를 간다면 여기를 가야지”하고 느낀 곳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 역시 “이곳은 좋은 치과”였다.

이제는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니 한결 치과들을 방문하는데 여유가 생긴다. 중요한 것은 제품을 영업하는 업체 영업사원이나 치과나 ‘좋은 기술 또는 진료 서비스’로 승부를 보는 진정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의 날씨처럼 체감 온도 뿐만 아니라 치과계의 체감 경기도 몹시 안 좋은 상황이다. 그래도 진심은 통한다는 마음으로 또 치과들의 문을 두드려야겠다. 올해도 진심은 통하겠지?

박종권 한국치아은행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