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5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치과의료 윤리에 대한 짧은 단상

Relay Essay 제2106번째

비오는 토요일, 저는 치과에 출근해 있습니다. 진료는 안하고 이것저것 밀린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교사는 가르치는 업무만 있어 보이는 것처럼 치과의사도 진료만 한다고 환자들은 생각하겠지만 개인치과 원장으로 진료 외 사무, 행정업무, 공부, 연구 등 일이 많습니다.

평소 치과의사로서의 삶을 살아가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정리하곤 하는데 치과의료윤리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사회에 이런 저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착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집단 속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어떤 특정 집단 전체의 윤리문제가 부각된다는 것은 뭔가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이 있지 않을까요? 그 집단이 윤리성이나 신뢰성이 떨어지는 사람만으로 구성돼 있지는 않을 테니까요.

특정 직업군의 윤리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직업관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왜 치과의사가 되려 하는가? 우리의 직업은 사회에서 남을 도와줌으로써 경제적 보상도 받을 수 있습니다. 사회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고 기여를 하고 책임성이 높은 만큼 더 많은 사회적 기대와 존경을 받는 것 아닐까요?

그러나 이러한 기대 속에서 우리가 경제적 보상만 바라보게 될 때 치과의사에 대한 존중과 신뢰가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는 점점 더 고립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과잉 진료 논란, 직업적으로 신뢰를 상실해 가는 시대에 경제적 보상, 수입만을 생각한다면 의료인으로, 치과의사로서 삶은 참으로 자아 정체성에 대한 회의가 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마치 사랑에 대한 종교적인 가르침과 같이 내가 희생하고 남에게 베풀 때 더 많은 축복이 돌아오는 것처럼 남을 위할 수 있다는 우리의 직업적 가치를 지켜갈 때 치과계에서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사회복지단체를 도와 작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단체는 수익금의 일부로 어려운 분들을 돕기 위해 치과 진료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지원자들 중에서 정해진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심사가 필요합니다. 정말로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많고 치과의사인 제가 보기에도 치아가 너무 형편없어 안타까워 보이는 사례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이웃,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은데 이들에게는 우리의 도움이 너무 필요하다는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역할을 하는데 돈보다는 정직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일의 가치에 대해 상호존중해 줄 수 있는 분위기가 된다면 더 좋겠지요.

제 나름대로 종교적 윤리의 두 축을 세운다면, 하나는 정직이며, 하나는 사랑의 실천이라 생각합니다. 정당한 치료비를 받고 성실하게 진료한 것도 매우 귀하고 잘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직성으로 신뢰를 주기 위해서는 치과 치료 가치에 대한 인정이 중요합니다.

또한, 우리 일 가운데 봉사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가운데 가치에 대한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묵묵히 맡은 바에서 소임을 다 하는 선한 치과의사 선생님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남들보고 뭐라 하기보다 각자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고 소신 있게 살면 충분합니다. 그러나 만일 우리 치과계가 이렇게 치과를 경영하기 어려운 풍토라면, 뭔가 새로운 문화를 개척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서로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문화는 상호 가치가 존중되어야 합니다.

정직과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노력으로 치과 가치를 올리길 희망합니다.
 
원치윤 목적이이끄는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