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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추천도서-책선물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책은 선물로 과연 좋을까요? 책을 선물로 사는 일은 좀처럼 없습니다. 있더라도 처음일 확률이 크고 두 번째로 책을 선물로 사는 사람은 더 적습니다. 분명 책을 선물한 결과가 좋지 않았을 겁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읽은 책이 별로 없어서 고르기 어렵다는 점, 보이는 것과 다르게 받는 사람이 실제로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내가 재미있게 본 책이더라도 상대방은 다를 수 있다는 점, 자칫 너무 쉬운 책이나 흔한 베스트셀러를 선물했다가 상대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는 점 등 책선물의 부작용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막상 책선물 받는 것을 좋아하는 저도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 저는 상대방이 읽어보고 직접 골라준 책을 더 좋아합니다. 그 사람과 그 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제가 읽을 책을 선뜻 잘 고르지 못하겠다고 하시는 분들에게는 “잘 팔리는 책으로 그냥 사주세요”라고 할 때도 있습니다. 베스트셀러를 흔히 가볍게 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물론 잘 팔리는 책은 상대적으로 읽기 쉽고 가벼운 내용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책이 내용이 깊고 어려워야 살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얇고 가벼운 내용의 책에서도 인생의 큰 가르침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읽고 싶었던 책을 다섯 권 샀습니다. 그 중에서 세 권을 여러분께 권해드립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도
위기와 파멸이 오는 이유는?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은행나무, 2016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은 소설을 언제 쓸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그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사랑에 대해 쓸 것이 충분히 생기면”. 그렇게 이야기했던 저자가 드디어 소설을 썼습니다. 사랑에 대한 책입니다. 아니 단순한 사랑이라기 보다는 사랑이 이루어진 이후, 즉 결혼 생활에 대한 일상의 사랑이 담긴 책입니다. 낭만적인 분위기와 현실주의 시각이 오가는 그의 지적인 통찰력이 생생하게 그려졌습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평생을 함께할 자신이 생긴 사람과 결혼을 해도 결국 파멸과 위기가 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자는 사랑에 대한 다양한 순간들을 포착해서 문제의 핵심은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랑과 결혼에 대한 잘못된 통념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 통념들에 대한 고찰을 소설 속 에세이를 통해 일깨워줍니다. 작가의 에세이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소설 중간중간 나오는 에세이가 반갑습니다.

서른 여섯살 폐암 4기 전문의
생애 마지막 누리는 소중한 것들

『숨결이 바람 될 때』 흐름출판, 2016
스탠퍼드 대학에서 영문학 석사,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역사와 철학과정 이수, 예일대 의과대학원, 스텐퍼드 대학병원 신경외과 레지던트. 이런 명문 코스를 마스터하고 전문의가 되기 직전인 서른여섯살의 폐암 4기 판정을 받은 저자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의사이자 철학자, 영문학 전공인 그가 써 내려가는 그의 삶에 대한 의지가 담긴 글들은 읽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환자를 대하며 늘 죽음을 생각하고 지켜봤던 그가 맞이하는 자신의 죽음은 생각보다 쉽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며, 죽음을 온전히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그가 마지막 누리게 된 소중한 것들을 함께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옆집 남자는 행복하다!
왜 7가지 동사를 실천하니까

『옆집 남자가 사는 법』 세종서적, 2014
중년이 된 남자로서 끌리는 책 제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 나이에 다른 남자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랄까요? 제목만으로 책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여자분이라면 ‘옆집 남편이 사는 법’ 쯤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중년이 되면 ‘위기’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이런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는 남자들에게 7가지 행복 동사를 소개합니다.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행복 실천법을 제시하면서 ‘쇼핑하다’, ‘키우다’, ‘홀로 서다’, ‘운동하다’, ‘추억하다’, ‘여행하다’, ‘소통하다’를 실천하라고 강조합니다. 남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처럼, 7가지 행복 동사를 실천하다보면 어느새 행복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가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은 아주 현실성이 강해서 금방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