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치과분야에서도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치과 공포심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 돼 이목을 끌고 있다.

가상현실이란(Virtual Reality·VR) 최근 정보통신분야의 이슈가 되고 있는 인간-컴퓨터 간 상호작용을 인터페이스로, 가상의 공간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실제로 가상공간에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는 IT분야 뿐 아니라 신경과학, 인지과학, 심리학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완을 유도한 가상현실 프로그램이 치과불안에 미치는 효과 -치과내원 환자를 대상으로’ 논문을 발표한 덕성여자대학교 대학원 심리학과 이든샘 씨는 치과 치료 전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체험한 환자가 일반 환자에 비해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한 상태에서 진료를 받는 유의미한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 실험 대상자들은 대구 G치과에 내원한 환자들로, 총 33명이 실험에 참여했다. 실험 집단은 가상현실을 통해 평화로운 휴양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약 3분간 체험하게 했다.

실험 결과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체험한 실험 집단은 치과 불안, 상태 불안, 맥박, 이완정도의 변화를 확인한 결과 처치 후 모든 변인들의 점수가 사전에 비해 유의하게 낮아졌다. 즉, 처치 전에 비해 이완정도가 증가했으며, 치과불안, 상태불안, 맥박은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논문 저자인 이든샘 씨는 “이번 연구는 가상현실을 통한 이완이라는 새로운 심리적 개입 가능성을 보여 줬다”면서 “가상현실이 이완을 유도하는 도구로서 사용하는데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씨는 “이완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맥박을 측정해 객관적으로 관찰 가능한 측정치를 검증했다”면서 “어떠한 약물 처치 없이 빠른 시간에 효과적인 이완 반응을 이끌어 냈으므로, 치과 분야 뿐 아니라 이완이 필요한 다양한 임상 장면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체험한 환자군은 대부분 심리적 안정을 취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참가자들은 “치과에 이런 장비가 있으면 진료 전 훨씬 덜 불안할 것 같다”, “마음이 편안해졌다”, “하늘을 바라보며 갈매기 소리를 듣고 있으니 마음이 차분해 졌다”, “치과에 오는 것이 너무 싫었는데, 가상현실 체험 장비가 있으면 또 오고 싶을 것 같다. 좋은 아이디어 같다” 등의 만족감을 나타내 향후 고해상도 이미지를 구현하고 다양한 가상현실 프로그램이 개발된 경우 치과 분야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