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끝자락의 제주도
출발어릴적 울산에 살던 때부터 동고동락하던 친구녀석과 휴가때 시간이 맞아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였다. 떠나기 직전까지도 가방을 싸지 않고 있다 출발 시간이 임박해서야 부리나케 짐을 쌌는데, 출발하는 시간이 다가올수록 밀려드는 설렘이 동반된 긴장은 필요 이상의 불안감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었다. 급히 챙기느라 빠뜨린 것들은 또 그 여행만의 재미라 생각하고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고 가는 날들이 반나절 밖에 안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짧고 빡빡한 사흘이 될 것이라 쉽게 예상 가능했다. 오설록 티 뮤지엄이곳은 ‘차’에 대한 관심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그 곳에만 파는 ‘녹차 롤케익’이라거나 ‘녹차 아이스크림’과 같은 특산품에 이끌려 티 뮤지엄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우리 역시도 그랬다. 출발이 늦어져 관람 시간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카페음식만 맛보고 나오는 수준이었다.‘차’라는 문화적 소재가 본디 의미함은 ‘여유’나 ‘휴식’과 같은 것일진대 우리는 그것에 정면으로 반박이라도 하듯 아주 신속하게 짧고 달콤하며 쓴 녹색 빛의 특산품들을 맛보고 왔다. 그러는 와중에 문득 차 문화를 알리고 보급하겠다는 화장품 회사 창업주 회장의 뜻이 값비싼 카페와 기념품 가게의 가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