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날씨가 더워지면 점점 더 그늘을 찾기 마련이다. 이때 나도 모르게 나무 그늘을 찾게 되는데 그게 바로 느티나무다. 느티나무는 수 천년 동안 우리네 서민들의 힘든 삶을 보듬어온 고마운 나무다. 지방의 어디를 방문해도 마을입구에는 어김없이 큰 느티나무가 버티고 있다. 꼭 마을뿐 아니라 아파트 입구, 학교 정문 앞에도 심심치 않게 듬직하게 서있는 느티나무를 발견하게 된다. 느티나무는 크기가 클뿐더러 잎이 무성하여 사람들이 그 그늘에 정자(亭子)를 놓고 옹기종기 모여 대화를 나누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도둑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 준다 하여 마을의 수호목(守護木) 또는 정자목(亭子木), 당산목(堂山木)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느티나무는 느릅나뭇과의 낙엽활엽교목으로 높이는 25m까지 자라고 잎은 어긋나며 끝은 뾰족하고 거치(鋸齒)가 있다. 회갈색 수피(樹皮)는 피목(皮目)이 많으며 비늘처럼 떨어지고 꽃은 암꽃과 수꽃이 4~5월에 따로 피며 사실 너무 작아 발견하기 힘들다 하지만 꽃이 지면 바닥에 노란 작은 꽃들이 눈처럼 쌓여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느티나무는 벚나무처럼 화려한 꽃을 피우는데 자신의 에너지는 쓰는 대신 긴 수명과 왕성한 성장을
봄이다. 봄이 오면 사방에 하얗고 노란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이때 내 무릎 크기의 작은 나무가 아무도 모르게 연한 연두색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데 이 나무가 바로 회양목(淮陽木)이다. 회양목은 정말 흔한 나무다. 회양목은 아파트 정원을 둘러싸서 경계를 이루며 통로 옆을 줄지어 서서 지켜주는 흔한 나무로 그 키가 작고 활엽수임에도 불구하고 일년 내내 녹색잎을 유지하는 상록수이고 음지에서도 잘자라서 아파트 테두리를 구성하는 데 적격이다. 이 나무가 봄에 별 모양의 향긋한 꽃을 피워내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가 봄에 산책하면 코에 진동하는 향긋한 봄 냄새의 대부분이 이 회양목 꽃향기다. 회양목은 그 키가 커 봐야 2~3m인 작은 소교목이다. 천연기념물(제459호)로 지정된 여주 영릉의 회양목은 나이 약 300살, 높이 4.7m, 둘레 63c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회양목이다. 회양목은 영어이름이 ‘Korean boxwood’인데 정말 박스 모양 같기도 하고 무성한 잎을 살짝 젖혀보면 내부가 텅 빈 것 역시 박스 같기도 하다. 아무튼 언뜻 보면 나무가 아니라 들풀로 오인할 정도로 작고 너무 흔해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