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재판을 통해 판결을 받는 방법 외에도 당사자 사이의 협의를 거쳐 조정으로 해결하는 방법도 매우 효율적인 수단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정은 결국 당사자 사이의 협상을 기본으로 합니다. 그래서 하버드 로스쿨에서도 가장 유명한 강의 중 하나가 협상에 관한 강의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제가 조정절차에 관여하여 보면 많은 분들, 심지어 변호사들조차 협상의 기본적인 원칙이나 기술에 관하여 너무 무지하여 협상을 망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협상은 기본적으로 양보를 전제로 하되 나에게 상대적으로 덜 필요한 것을 포기하고 더 중요한 것을 받아내는 과정입니다. 이는 상대 역시 마찬가지이므로, 상대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부분이 약점인지를 빨리 파악하여 내가 손해를 보지 않는 결과를 얻어내야 합니다. 그런데 자신 스스로도 무엇이 중요하고 필요한지 잘 파악하지 못하거나 너무 쉽게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면 노련한 상대방에게 휘둘릴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을 나누거나 분배하는 사건, 예를 들어 토지분할이나 이혼 재산분할 사건에서 종종 사용되는 조정 기법 중 하나는 한쪽이 분배 방법을 정하면 다른 한쪽이 그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방법입니
오자병법에 “다섯 번 이긴 자는 큰 해를 입고, 네 번 이긴 자는 피폐해지며, 세 번 이긴 자는 패자(覇者)가 되고, 두 번 이긴 자는 왕이 되지만 한 번 이긴 자는 황제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전쟁은 이기는 자에게도 엄청난 손실을 입히기 때문에 가급적 싸움을 피하되 정말 불가피할 경우 결정적인 한 번의 전쟁에 전력을 다해 승리해야 한다는 의미이죠. 이 말은 승자나 패자 모두에게 상당한 스트레스와 손해를 남길 수 있는 소송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평생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일선에서 진료활동을 하다보면 한번쯤은 피하기 어려운 경험이 치료 결과를 두고 환자와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이 때 의사들이 초기 대응을 잘해야 한다는 의미로 한 때 많이 회자되던 “Sorry Works”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거짓말과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지 말고, 처음부터 솔직하게 환자 측에게 “미안하다, 유감이다”라는 말로 공감하여 주면 심각한 분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너무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만 대처하거나 환자 측과 감정적으로 대립하지 말고 그들의 아픔과 상실감에 공감하여 주면 분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