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직원들에게 자주 이유를 물어보면서 교육을 하려고 합니다. “왜 우리병원에서 일해?”, “왜 핸드피스는 이렇게 관리하는 거야?”, “왜 고무줄을 이렇게 거는 걸까?” 이유를 아는 직원들은 실수를 적게 하고, 이유를 모르는 직원들은 언제 뜻밖의 실수를 할지 모른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 자신에게도 자주 물어봅니다. “담배 피면 왜 안 될게 뭐야?”, “왜 지금 도전하면 안 돼?”, “왜 와이프한테 지면 안 돼?” 이유를 알면 현명한 선택을 자연스럽게 하지만 이유를 모르면, 선택할 때 고민해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알면서도 좋은 선택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2학년, 4학년인 우리 아이들에게도 물어보는 습관을 못 버립니다. “오늘은 왜 좋았어?”, “친구들하고 왜 사이좋게 지내야 해?”, “왜 잠을 자는 걸까?”, “숙제 안 하면 어때?” 방법을 아는 아이는 부모의 입맛에 맛게 행동하지만, 이유를 아는 아이는 자신의 인생에 맞는 선택을 스스로 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질문을 하면서 치과적인 지식도 성장하고 통합되고 깊이를 가지게 된다고 믿습니다. “왜 크라우딩이 생긴걸까?”, “왜 이를 가는 걸까?”, “왜 어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한 지 5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반백년이다. 감개무량하다. 5.2대 1이라는 경쟁을 물리치고 당당히 합격해 1960년 서울대 문리과대학 치의예과에 입학해 2년을 수료하고 나서 치과대학에 진학, 4년을 공부하고 졸업을 했다. 4년제 치과대학이 예과제도가 신설되어 6년제로 되면서, 우리 한해 위인 치의예과 1회 치과대학 19회인 선배들이 119라는 명칭으로 동창회모임을 가졌다면, 우리 기는 치의예과 2회 치과대학 20회이니 220이 되는 셈인데 그냥 스무회라는 이름으로 매월 또는 분기별로 20일에 동창회로 만나왔다. 예과 1회가 첫 1기이기에 나름대로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면, 우리 2회는 그 바탕 위에 좀 더 대내외적으로 다져나가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동숭동에 있던 서울대 교정에서 입학식을 하고 겨우 2주가 지나자마자 4·19혁명이 일어나 주로 학생들이 주가 되어 데모다, 부정부패일소 사회정화 학생운동이다, 농촌계몽운동이다 해서 강의실 밖에서 바빴으며, 이승만정권이 바뀌는 등 정치적 불안 속에 제대로 충실한 강의도 받지 못하고 1년이 훌쩍 지나버리고 다음해엔 5·16군사혁명이 일어나 정신을 못 차리고 군정이라는 격동기의 회오
의료계와 영역분쟁을 벌이고 있는 보톡스 문제가 대법원 공개변론까지 가게 됐다. 이 공개변론은 대법원에서 심리하는 사건 중에서 사회적 가치판단과 직결된 주요 사건인 경우 해당 분야 전문가나 참고인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뜻하는데 지난번 1인1개소법 관련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에 이은 또 다른 공개변론이어서 치과계가 참으로 복잡다단해졌음을 실감한다. 게다가 이 사건이 개인형사사건으로는 무려 3년여 만에 공개변론이 열리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회적 관심도 커지고 있다. 치협을 비롯한 관련 학회인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 대한안면통증·구강내과학회는 치과의사의 진료영역인 구강악안면외과 분야에서 미용 목적의 피부 레이저나 보톡스 등 미용시술은 이미 구강악안면외과 영역이 존재했을 당시부터 이어져오던 고유의 진료영역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과거 치과의사의 미용목적 레이저 시술 판결문에서는 구강악안면이 구강 및 턱 뿐 아니라 안면부 전체를 포함하는 의미이고, 구강악안면외과학 교과서에는 안면피부성형술, 안검성형술, 지방흡입술, 자가지방이식술, 모발이식술, 레이저 성형술, 필러 및 보톡스 시술 등 얼굴 부위에 대한 모든 형태의 미용성형술식이 포함돼 있다고 인정
지난 2주간 사업장현황신고 시 제출하는 서류인 ‘사업장현황신고서’와 ‘수입금액검토표’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보험진료과목은 위의 두 가지 서류만 제출하면 되지만 치과,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한의원 등 비보험 진료비중이 많은 진료과목은 ‘수입금액검토부표’라는 서류를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수입금액검토부표’는 비보험진료 내역을 좀 더 상세히 파악하기 위하여 작성하는 것으로 치과, 성형외과, 한의원, 안과 등 주로 비보험수입이 많은 진료과목만 작성 대상자가 된다. 이 표에는 보유하고 있는 주요의료기기를 고가순으로 명기하며, 교정, 임플란트, 인레이, 크라운, 레진, 틀니 등 진료유형별 치료 인원수와 비보험수입금액을 고액순으로 명기한다. 그리고 임플란트, 교정용브라켓, 금 등 주요사용재료의 매입량, 사용량, 재고량을 기재한다. 이 표는 ‘비보험현금수입’의 신고누락이 없는지 정밀 분석하는 장치라고 보면 크게 틀림이 없을 듯하다. 지난해 종전에 신고했던 내용을 분석한 어떤 병원의 사례를 소개해 본다. 개원 6년차인 김 모원장이 직전 3개년간 사업장현황신고 한 내역을 필자가 편집해 보니 다음과 같았다. 김 원장에 따르면 2012년 신고 분은 세무조사를 받았고, 20
원장실 책상 옆 창문에 드리운 햇살과 맞은편 건물 사이의 하늘을 보며, 나는 오늘도 계절과 날씨를 느낀다. 봄 햇살이 참 좋고 하늘도 맑은 오늘. 이런 오늘이 내게 감사함을 주고 그 감사함이 전달되어 감사함을 찾게 해준다. 2주 전 쯤에 참석했던 조선치대 여동문회 제7차 정기총회는 아직도 내게 잔잔한 여운과 따스함을 전해주고 있다. 집과 직장을 오가던 중년의 아줌마인 나는 토요일 오후가 시작될 무렵, 선후배와 동기들을 만난다는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행여나 늦을세라 도망치다시피 치과를 빠져나와 모임장소로 향했다. 환한 미소로 반겨주는 선후배, 반가워 어쩔 줄 모르는 동기들 덕분에 긴장됐던 마음은 편해지기 시작했고 행사 중 국기에 대한 경례만 하고 앉았다가 국기에 대한 맹세에 다시 일어나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일정시간이 되면 길다가도 멈춰 서서 태극기를 향해 경례를 했던 그 시절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기도 했다. 회계 감사보고와 임원 선출 순서에서 깐깐하고 절도 있는 모습은 강하고 믿음직한 외유내강의 부분이 돋보여 같은 여자 입장에서 멋있게 보였다. 손미경 교수님의 국소의치 설계에 대한 명료한 강의, 훈남 후배님들의 멋진 섹스 폰 연주, 재치와 유머로 즐
몇 주전만 해도 아직도 추운 겨울인가 싶더니 이제는 따뜻해진 봄 기운이 완연합니다. 여의도에는 벚꽃이 한 가득 펴서 나들이객 들로 거리가 붐비고 한강 다리에 차량 정체가 생겨납니다. 가수 장범준을 평생 먹여 살려줄 ‘벚꽃 엔딩’은 오늘도 열심히 여기 저기서 흘러나옵니다. 아마 응급실에 후배 선생님들은 요즘 같은 주말이면, 공원에서 신나게 뛰놀다 넘어지고 굴러서 이나 입술을 다친 어린이들 울음 달래느라 진땀 빼고 있을 겁니다. 지난 주말은 날도 따뜻해지고 하여 저도 간만에 교수님, 선배 원장님들과 기분 좋게 골프장에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실력이 미천하여 치고 왔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잡힌 골프 모임에 꽤 설레었는지 수 주전부터 일주일에 사나흘을 연습장에 가서 열심히 골프채를 휘둘러 댔습니다. 그날도 역시 연습장에서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었습니다. 몸이 피곤해서 인지 팔다리가 유난히 뻣뻣합니다. 다른 날보다 공이 더 이상하게 날아다녔던 것 같습니다. 맘대로 안 되는 연습에 조금씩 화가 날 때쯤, 문득 나는 왜 골프 선수도 아닌데 밤늦게 집에 눈치까지 봐가면서 이리 열심히 이 짓을 하고 있는지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내가 치과의사로서 발전하기 위
치협은 지난 6일 열린 이사회에서 의과계의 치과 진료영역 침해 행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치과 진료영역 수호를 위한 범 치과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결정했다. 치협은 의사협회와 대한성형외과학회가 지난 2월 보건복지부에 치과의사 전공의 연차별 수련 교과과정에서 ‘안면미용성형’ 교과과정을 삭제해야 한다는 공문을 보내는 등 진료영역 침해가 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하고 즉각 행동에 나선 것이다.치협은 치과 진료영역 수호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하는 보도자료를 발빠르게 배포한데 이어 범치과계가 참여하는 비대위를 구성해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함께 다른 의료인과 국민들에게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치협의 입장과 의지를 담은 성명서를 일간지에 광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이사회 다음날인 7일에는 치협을 비롯한 한의사협회, 약사회, 간호협회 등 4개 단체가 다른 보건의단체에 대한 의협의 월권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의협의 자중을 촉구했다.4개 단체는 이번 경우와 같이 타 의료인 단체의 고유 진료영역에 대해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판단해 일방적으로 침해하는 의협의 행태를 개탄하면서 더 이상의 월권행위가 있을 경우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은 1981년부터 매년 1~2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어 ‘다보스포럼’ 으로도 불리는데 전 세계 정계, 재계, 학계 전문가들이 모여 세계 주요 이슈들에 관해 다룹니다. 올해에도 전 세계 60개국 650여명이 참석했다는데, 1차 산업혁명인 물을 활용한 증기기관 혁명, 생산의 기계화 시동, 2차 산업혁명인 전기를 활용한 대량생산 체제 구축, 노동의 분화, 3차 산업혁명인 컴퓨터를 활용한 정보화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이은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 라는 주제로 디지털, 바이오, 나노 기술 융합, 인공 지능(AI) 체제 구축 등 신 성장 동력에 관해, 그리고 ‘미래 일자리’에 대해서 논의가 됐다고 합니다.이로부터 불과 2개월도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면서 치러진 세기의 대결이 있었으니 바로 알파고 대 이세돌의 인간과 다보스 포럼에서의 주제였던 AI과의 한 판 승부였습니다. 이 대전은 여러 가지 화제를 낳았습니다. AI와 인간과의 공존에 대한 물음, 다가올 사회에 대한 대비 등 인문학적 문제에서부터 인류의 미래에 대한 고민까지 다양한 화두를 남겼습니다.이렇게 AI가 산업 전반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학계는 이가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운동을 즐기시는 분들이 흔하게 듣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힘을 빼라”는 겁니다. 특히 골프의 경우 ‘힘 빼는데 3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스윙을 만들기란 쉽지 않습니다. 저는 최근 근력운동으로 힘이 조금 키워지면서 힘빼기의 의미를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근력이 없는 상태에서의 힘빼기는 힘을 빼는 것이 아니라 힘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힘빼기는 힘이 있는 상태에서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추천해 달라는 얘기를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읽는 ‘근력’이 부족한 사람은 가벼운 책도 가볍지 않습니다. 난해한 책도 힘겹게 읽어본 사람이 가벼운 책도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본인에게 맞지 않는 어려운 책도 읽어야 합니다. 이해되지 않는 어렵고 재미없는 책을 내팽개치지 말고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읽다보면 새로운 실마리가 찾아지면서 의외로 끝까지 읽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책읽기의 ‘근력’이 생깁니다. 힘이 빠진 가벼운 책읽기
오후 6시.벚꽃 가득한 교정을 빠져나오는 지금! 마음 한쪽이 아려온다.아빠는 조금 많은 연세에 3남 2녀 중 막내인 나를 보셨다.‘딸 바보’라는 말이 그 시절에 있었다면, 아마 최고 자리를 차지하셨을 정도로 나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셨다. 막내딸이 태어난 날 너무 기뻐 동네 여기저기를 다니시며 식사를 대접하신 탓에 잔소리 꽤나 들으셨다 하셨다. 다른 가족들에게는 말을 아끼셨지만 둘이 있을 때에는 속 깊은 얘기까지 스스럼없이 털어놓으셨다. 덕분에 나도 아빠에게만은 남자친구 얘기를 제외한(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남자친구 얘기를 꺼냈던 날 아빠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소소한 일들까지 털어놓는 수다쟁이 막내가 됐다. 막내딸이 태어나던 날 아빠의 소원은 내가 10살이 될 때까지 건강히 곁을 지켜주는 것이었단다. 내가 10살이 되던 날 아빠의 소원은 20살까지 나의 곁을 지켜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20살이 됐고 대학생이 된 나에게 오늘 같은 날이 오리라 생각지 못하셨다며, 축하의 편지와 함께 헤어스타일링기, 그리고 메이크업 브러쉬를 선물하셨다. 10년 후 나의 결혼식에서는 엄마보다 더 많은 눈물을 보이셨고 서운해 하셨다. 아빠는 편지를 참 많이 써주셨다. 사춘기 딸이
얼마 전에 필자가 경험한 일이다.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식사를 하였다. 김밥을 주문하였는데 한국형 패스트푸드답게 신속하게 음식이 나왔다. 그런데 그 날 따라 서빙하는 직원이 바빴는지 평소와 달리 단무지 반찬도, 국도 없이 김밥 접시만 덩그러니 테이블로 가져다 주었다. 배가 많이 고팠던 필자는 일단 김밥을 먹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도 반찬과 국을 주지 않길래 “단무지 주세요”라고 직원에게 부탁을 하였다. “잠시만 기다리세요”라고 말한 직원이 그 다음에 한 일은 다음과 같다. 먼저, 홀에서 음식을 기다리던 모든 손님들의 주문을 일일이 다시 확인하였다. 그 다음에는 모든 테이블에 국을 제공하였고, 그 후 마지막으로 모든 테이블에 단무지를 제공하였다. 그 직원은 무척 효율적으로 일하였다. 그리고 필자는 그 사이 김밥을 다 먹을 동안 단무지를 먹지 못했다.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김밥만 맛있으면 그만이지 단무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과연 그럴까? 이 상황을 치과에 적용하면 어떨까? 임플란트 고객은 수술만 잘 되면 만족할까? 고객 경험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폴 슈피겔만과 브릿 베렛의 공저, ‘환자는 두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