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과 분야에서는 (전 의료분야에서도 마찬가지) SCI급 논문을 치과 재료 및 치의학 기술의 광고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학술적 신뢰성을 상업적 목적에 연계시키는 방식으로, 특정 제품이나 기술의 효과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임플란트 시스템, 치과용 본딩 재료, 심미 보철재료, 잇몸치료보조제 등에 대한 연구 결과를 해당 제품의 마케팅에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사례 등이다. 이는 “최신 SCI 논문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라는 식의 문구로 시작하여, 해당 연구 결과가 제품의 우수성을 뒷받침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SCI논문을 이용한 광고를 볼 때도 어느 정도의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각 기업의 연구실에서 나온 ‘자체 결과’를 가지고 광고하는 것보다는 훨씬 객관적이게 연구가 되어있음은 자명하다. 학술 논문의 결과를 상업적 목적으로 해석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연구의 맥락이나 한계점이 간과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광고나 홍보 자료를 접할 때, 전문가인 치과의사 선생님들은 원본 논문을 직접 검토할 것을 권장한다. 이 실험이 재료의 강도 또는 색에 관한 것인
여름은 개망초꽃으로 인해서 행복했다. 여름 내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개망초꽃을 찾아 카메라에 담고 어떻게 하면 개망초꽃을 더 멋지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한 짜릿한 시간들이었다. 저녁 어둠 속에서 보는 개망초꽃, 즉 모색(暮色)의 개망초꽃은 밤하늘의 은하수와 같이 반짝거렸다. 개망초꽃은 무리를 지어서 한 다발이나 한 아름일 때 더 예뻐진다. 개망초꽃을 그냥 잡초라고 생각하면 눈길이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보면 꽃이다. 예쁘다. 순수하고 수줍은 꽃이다. 시인은 ‘보여야 꽃이라 하지만 보아야 꽃이다’라고 하였다. 개망초꽃은 잘 보이지 않는 꽃이다. 그러니 안 보면 꽃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개망초꽃은 사람의 눈길이 닿으면 핀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고은- 유난스러웠던 여름, 부끄러움 많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 꽃은 여름밤을 하얗게 물들인 채로 그리움 가득 물고 눈길을 기다리며 서 있었던 것이다. 때로 비바람이 불 때면 개망초꽃들은 아이들처럼 자지러지면서 깔깔거렸다. 개망초꽃을 이번 여름 참 많이 만났다. 덤덤히 지나칠 수도 있던 개망초꽃과 함께 꿈결같은 별밤을 헤맨 것이다. 개망초꽃은 우리나라에서 6월, 7월, 8월 볼 수 있
2023년 12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보건의료기술진흥법으로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이 가시화되자 올해 상반기 전국시도지부의 연구원 유치 열기가 달아오르며 지부장들의 광폭행보 및 자기지역 유치의 당위성에 대한 홍보전도 치열하였다. 법 공포 후 1년이 경과된 날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내년에는 설립 작업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치과계의 12년의 법 통과 노력과 치과산업, 치과 의료시장의 크기가 성장하자 정부도 그 필요성을 동감하였기에 가능했다. 정부·민간 R&D 투자비용 중 보건·의료 연구개발비의 2%에 그쳤던 치과는 한의학 4%, 의약품개발 20%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낮았던 원인중 하나도 치의학연구원의 부재가 한몫했다. 설립 목적은 치의학 기술발전을 통해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관련산업을 육성하는 것이고 역할은 치의학 관련 기술 연구와 국제 협력, 전문인력 양성이다. 쉽게 말하면 새로운 치과의료기술을 개발하고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치과 의료기기를 개발하여 수출을 증대시키자는 것인데 한국의 산업 발전 역사와 괘를 같이 하며 올바른 방향 설정이다. 코로나 시기에 체감하며 뿌듯해 했던 것은 한국만큼 제조업이 활성화된 나라는 많지 않고 IC
2023년 11월 20일부터 의료인이 범죄 종류와 상관없이 금고 이상의 형만 선고받으면 면허 결격 사유에 해당되어 면허가 취소되는 의료인 면허취소법이 시행되고 있다. 의료인 입장에서 보면 의료와 관계가 없는 부분까지 과도한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 조항이 아닌 합리적인 법안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에 의료인은 공감하고 있고 면허취소법의 개정안이 필요했다. 서울지부에서는 금년 7월 이후 서울시의사회 및 서울시 한의사회와 함께 3개 단체가 TF위원회를 구성하여 공동 대응하고 현역 국회의원을 찾아 법 조항의 개정 필요성과 합리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법의 개정안을 살펴보면 이렇다. 의료인이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직업적 윤리와 사회적 책임이 따르는 것은 당연하지만 모든 범죄까지 포괄적으로 적용되어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고 예기치 못한 부분까지 포함 되었다. 의료관련 법령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거나 특정 강력범죄, 성폭력범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등 반 사회적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경우로 개정하는 것이다. 이번 개정안을 보면 “특정 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성폭력범죄
아넬 피네다(Arnel Campaner Pineda, 1967년생 남자, 필리핀). 미국 울트라 슈퍼밴드(로큰롤 명예의 전당 헌액) 저니 ‘Journey’의 4대 보컬이다. 저니(Journey)는 한국 일반 대중에게 ‘Open Arms’로 많이 알려져 있다. 내한공연(2017년, 보컬-아넬 피네다)도 했다. 자그만 체구(키 163㎝)에서 엄청난 성량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저음이나 중저음, 고음의 목소리 톤이나 성량 차이가 거의 없다. 아시안(동양인) 성대 구조에선 거의 나오기 어려운 목소리라고 한다. 라이브 공연 영상을 보면, 쉴 새 없이 무대를 뛰어다니면서 프론트 맨(Front man - 보컬)으로서의 역할을 넘치게 해낸다. 12~13곡을 연달아 부르는데도 목소리의 힘이 같다. 저니 노래들은 음역대가 높은 데다 계속 힘 있게 불러야 분위기가 난다(프로들도 저니 노래는 잘 안 건드린다). 더 놀라운 건 현재(2024년)도 투어 라이브 공연을 하는데, 2008년 저니 월드 투어 영상의 목소리와 거의 같다. 타고난 Gifted talents. 필리핀 출신으로 13세 때 어머니 죽음 이후, 빚 때문에 자신을 제외한 형제들은 친척 집에 맡겨진다. 이때 아넬 피네
원고를 쓰는 이 시점을 기준으로 딱 일주일 전, 나는 치과의사 면허 시험의 첫 번째 단계인 실기시험을 마쳤다. 그동안의 준비 과정이 떠오르며 많은 감정이 교차하지만, 사실 이 시험이 끝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아직 중요한 두 단계가 남아 있다. 실기는 국가고시의 3가지 영역 중 첫 번째 스텝일 뿐이고, 이제 과정평가와 필기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모든 시험이 끝나기 전까지 마음을 완전히 놓을 수 없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는 한다. 사람들은 흔히 “국시는 다 통과하는 거 아니냐”라 말하곤 하지만(그리고 정말 솔직히, 이전까진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해왔다), 준비하는 입장에서 그 질문은 정말 야속하고 굉장히 멀게만 느껴진다. 시험을 앞둔 내가 경험하는 이 긴장감과 떨림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내 머릿속은 “만에 하나”로 가득 찼다. “만에 하나” 치식을 틀리면 어쩌지, “만에 하나” 버를 잃어버리면 어쩌지, “만에 하나” 갑자기 핸드피스가 작동되지 않으면 어쩌지… 이 수많은 “만에 하나”들이 그 부담감을 증명하는 셈이다. 실기시험을 준비하면서도 떨렸는데, 과정평가와 필기고사를 앞두고는 어떤 감정일지 벌써 걱정이다. 실기시험은 사실 생긴지 몇 해 되지 않은, 역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국제표준화기구/치과전문위원회(ISO/TC 106)에서 치과용 캐드캠 시스템(Dental CAD/CAM systems)에 대한 국제표준을 제·개정하는 소위원회(Sub-Committee, SC)는 SC 9이며 해당 분과 중 머시너블 블랭크(machinable blanks)를 담당하는 작업반(Working Group, WG)은 WG 6이다. SC 9/ WG 6의 의장 격인 컨비너(Convenor)는 미국 보스턴대학교 치과대학 교수인 Dr. Russell Giordano II가 역임하고 있으며, 간사(Secretary)는 일본산업표준위원회(JISC)의 Mr. Ichiro Mukai가 수임하고 있다. ○ 본 연재에서는 치과에서 사용하는 밀링 공정과 관련하여 폴리머계 복합재 가공성 블랭크 특성에 따른 임상적 문제를 해결하는 시험 방법에 대한 국제표준 내용을 검토하고자 한다. 폴리머계 복합재 가공성 블랭크에 대한 국제표
21대 국회에서 의료인들의 반발 속에서 통과되었고 2023년 11월 20일부터 시행된 의료인면허취소법은 위헌소지가 있어 논란의 여지가 많았고 의료인들의 반발이 계속되어 왔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8월 28일 의료인 면허취소 사유를 특정강력범죄, 성폭력 범죄로 축소하는 의료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는데 의료와 무관한 일로 ‘금고 이상의 형(선고 유예 포함)’을 선고 받으면 면허취소가 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법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는 지적이 많았다라고 발의 이유를 밝혔다. 의료인의 직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유지하면서도 지나친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필수ㆍ응급 진료가 무너진 배경에는 업무의 위험도ㆍ난이도와 그에 합당한 처우를 받지 못하는 면도 있지만 민ㆍ형사상 높은 의료분쟁이 한 몫을 했다. 최근 판결은 의사의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아 필수ㆍ응급진료 전공을 기피한다. 2023년 11월에 시행된 의료법은 의료인의 결격ㆍ면허 취소 사유를 기존 ‘의료 관계 법령 위반 범죄 행위’에서 모든 법령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은 경우로 실제 2024 상반기에만 355명의 의료인이 행정처분을 받았고 이중 자격정지 29
지난 8월 23일 일본 효고현 고시엔(甲子園) 구장. 제106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10회 연장전 끝에 승리한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졌다. TV 화면에 일장기만 살짝 비쳐도 경기를 일으키는 소아병 환자 보유국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얘기다. 이 학교는 1947년 재일동포가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설립한 교토조선중이 모태로서, 교가 가사는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 ... 정다운 보금자리 한국의 학원”이라고 한다. 재정난과 학생 수 급감으로 일본학교로 전환하여, 이제 재학생 159명의 70%, 야구부는 전원 일본인인데, 많은 학생이 한국어 능력시험에 응시, 합격한단다. 과거에 일본사람이 작다 하여 왜(倭)라고 낮춰 부르기도 했지만, 한일 두 나라 중 어느 쪽에 소인배가 득실대는지는 조금만 들여다보면 보인다. 미우나 고우나 배울 건 배우자. 여름 고시엔은 3700여 고교 야구부 중 전국 47개 광역자치단체별로 예선을 거친 49개 고교가 나와 경기를 치르는데, 투수에게 변화구를 던지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것으로 안다. 한창 성장하고 있는 근육과 관절에 절대로 무리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튀어나온 윗
북한 치과와 치의학의 뿌리는 남한과 다를 수 없다. 그러나 해방 후 70여 년이 흘러 이질적인 체제로 인해 남북한의 구강보건의료체계는 크게 달라졌다. 우리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 치과, 치의학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통일에 대한 인식과 시대적 환경도 변화한 지금, 북한과 북한 구강보건의료체계를 이해하는 것은 향후 한반도와 주변 범조선인의 구강건강과 바람직한 구강보건의료체계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에 김정은 집권 이후 변화된 북한 치과, 치의학의 변화를 추적한 동향을 10회에 걸쳐 매달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나정원 박사 -現 서울평양뉴스 통일연구소 부소장 -고려대학교 북한학 박사 -주요 연구: 《해방후 한국기업의 사유화에 관한 연구》, 《소유잠재성으로 본 저출산의 원인과 대안 연구》 -저서:《소유잠재성-소유의 알고리즘과 획득가능성 고찰》, 《통일시대 가치창출이 기대되는 북한의 산업시설, 공장, 기업소》, 《북한의 레저·관광산업》,《북한투자가이드》, 《김정은시대 북한 기업 혁신 연구》 북한에서 살아있는 인물 중에 가장 유명한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김정은’이라는 대답이 돌아오게 된다. 김정은의 행보는 ‘현지지도’라는 고유명사를 통하여
의사가 병원 밖, 환자가 있는 곳에 가서 진료하는 것을 왕진이라고 하죠. 의사와 간호사가 집에서 요양하고 있는 고령의 환자를 찾아가 진료를 하는 것이 왕진의 좋은 예인 것 같습니다. 진료 장비가 없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제한되는 치과의사에게 있어 왕진이라는 것은 좀 먼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왕진의 기회가 찾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40대 남자, 전신적으로 건강하신 환자분이었습니다. 치주적으로 다소 병적인 부분이 있어 치주소파술을 하고 귀가하시게 했습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요. 환자분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입에서 피가 나고 있는데 집에서 넘어진 탓에 허리를 다쳐 치과에 갈 수 없다며 도와달라고 하셨습니다. 집에 계신 분을 어떻게 도와드려야 하나 생각하다가 이동식 석션이 치과에 있다는 사실이 생각났습니다. 개원 초였고 환자가 워낙 없던 때라 예약도 없었습니다. 이동식 석션을 가지고 직원 한 명을 대동하여 환자분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치과를 끼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 환자분의 집이 있었기 때문에 차를 운전하여 금방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환자분께서 허리를 부여잡고 계셨고, 입술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이동식 석션과 거즈 등을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