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4명의 직원 중 한명은 쉬고 3명과 함께 12시까지 진료를 한다. 토요일은 도깨비다. 날씨가 좋은 봄 가을에는 진료 약속보다 가족과의 여행을 우선순위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또 어떤 날 대기실은 시장 통이 되기도 한다. 3월 초 환자분이 많이 오신 것은 아닌데 대기실에는 환자분이 넘치고, 진료실 직원들은 모두 일을 하고 있고, 나만 놀고 있었다. 진료의 흐름이 막혀 버린 것이다. 평소 교통흐름이 좋던 출근길이 막혀 “혹! 사고”라도 있나 생각하고 지루하게 기다리다 갑자기 교통 흐름이 좋아지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병목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삶과 사업, 대인관계에서도 특별한 사건이 없는데 잘 흐르던 흐름이 막히는 것을 경험 하였으리라. 당시 엘리 골드렛. 제프 콕스가 공동 저술한 “The Goal”을 읽고 있었다. 책에서는 병목현상의 원인과 해결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대기실이 복잡해지는 것은 진료에 있어 병목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평소라면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넘어갔을 것인데 읽고 있던 책 내용과 관련된 현상이라 원인을 분석해 보았다. 두 명의 직원이 템포를 만들고 한명은 스케일링을 하고 있었다. 모두 내가 오더를 내린 것이다
유례없는 폭염 속에 많은 사람들이 지치고 건강에 위협을 받은 올 여름이다.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아파서’ 또는 ‘불편해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다. 직접적인 통증과 기능시 발생하는 불편함 등 신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증상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 무언가’를 가지고 오는 사람까지 저마다 이유도 다양하다. 치과의사가 통증의 원인을 찾을 수 있어 환자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 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환자의 불만을 키우게 되는 경우도 있다. 치과의사는 오랜 시간동안 축적된 의학적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근거가 충분하고 안정성 있는 치료를 행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그 치료방법에 의해 증상이 개선되는데 간혹 가다 예상과 다른 결과를 보이는 환자들도 있다. 이런 환자를 만나면 치과의사는 당황하거나 난감해진다. 왜 이 환자는 특별한 반응을 보일까? 어떤 이유일까? 치료 전 미리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왜 이 환자는 하필 우리 병원에 왔을까? 등 많은 생각과 고민 속에 치과의사는 괴로워진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다. 100인 100색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며 개개인마다 모두 다른 신체적 조건과 정신적 요인, 사회적 배경을 가
지난 몇 달 간 팔자에도 없는 노무강의를 하고 다녔다. ‘치과의사가 노무를 알면 얼마나 안다고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닐까’ 생각하다가도 ‘치과원장이라는 똑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보기에 충분히 의미 있을 것이다’라며 용기를 냈다. 이제껏 회원들과 만난 곳은 주로 전라도와 수도권이다. 직원을 두고 사업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느끼는 심정은 거의 비슷한가보다. 매번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지역에 따라 주요 관심이 약간 다르다는 것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전라도에서는 무엇보다 ‘최저임금 계산’에 관심이 많았다. 사실 필자도 작년까지 관심 밖이었지만, 올해 7530원으로 훌쩍 오르면서 신규직원을 뽑을 때 적용해야 했고, 또한 이것은 기존직원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상대적으로 수도권은 아직까지 최저임금보다 더 많은 급여를 책정하고 있어서 그런지 관심이 덜 했다. 그러나 당장 2019년에 8350원으로 인상되고, 이후 계속 오른다면 전국 모든 치과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갖게 되리라 예상한다. 수도권 치과는 직원들의 복지, 특히 ‘휴일’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5인 이상 치과에서는 연차를 주는 것이 큰 과제인데, 직원 수가 3~4명인 곳에서도 주 5일제를 실
나에게 10여 년 동안 교정치료를 받고 있는 A라는 고등학교 2학년 여자환자가 있다. 무슨 치료를 그렇게 오래하냐고 하겠지만 앞으로도 최소한 1~2년 지나야 치료가 마무리 되고 이 후에도 보철 치료 등 다른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는 구순구개열 환자이다. 교정과 내원 당시 5살이었던 A는 몇 개의 영구치의 결손과 상하악 성장이 정상적으로 되질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고 상태가 심하게 태어나 구순 구개열 수술을 받은 병력을 가지고 있었다. 상악과 상순의 수술 상흔으로 인한 상악 협착의 확장, 결손된 치아의 공간 확보 및 상하악의 정상적 성장을 유도하였고 현재 교합이나 외관상 문제가 크게 개선되어 나름 마무리 치료를 하고 있다. 며칠 전 환자의 어머니는 ‘A가 외관상 입술의 수술흔이나 코모양 때문에 학교 친구들한테 왕따를 당해 상당히 괴로워하고 있다’면서 가능한 빨리 치료를 마무리 할 수 있는 방법은 없겠냐?‘는 얘기를 하셨다. 치료하는 10여년 동안 봤던 A는 명랑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다니 내 마음이 아팠다. 초등학생들이라면 철없어서 선천적인 기형을 이유로 왕따를 시킨다고 하더라도 고등학생들이 이런 이유로 그렇게 한다는 것을
‘송아지’, ‘임신’, ‘하녀’, ‘봉고’ 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박하늘별님구름햇님보다사랑스런우리’도 이것 중 하나라고 하면 짐작이 가실지 모르겠습니다. 앞에 말씀 드린 것들은 누군가의 이름입니다. 정확하게는 개명신청을 한 이름들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이름을 지을 때 듣기에 좋은 이름보다는 뜻이 좋은 이름을 많이 지었기 때문에 발음이 어렵거나 이상한 의미가 연상되는 이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전에는 개명을 하려면 절차도 복잡하고 그나마도 신청이 기각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절차도 간소화되고 특별한 이유가 없더라도 본인이 원하면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제 주변에도 좀 더 나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 멋지고 예쁜 이름으로 개명한 분들이 몇 분 있습니다. 개명 전에는 이름을 말할 때 쑥스러워서 가명이나 예명을 쓰다가, 개명 후에는 사람들 앞에서 본인의 이름도 떳떳이 말하고 명함도 내밀고 하는 걸 보면 개명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한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요즘 개명을 할 때 가장 선호되는 이름은 남자는 민준, 여자는 서연이라고 합니다. 저도 여성스러운 이름 때문에 서면으로 대하는 관계에서 여자로 오해 받기도 하고 학창시절엔 친구들이 놀리기
최근 남북문제가 통일의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올 초만 해도 미사일 발사, 핵무기 완성 등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에 있었던 상황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동시 입장,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 북미 대화, 남북철도 연결 가능성, 체육 교류 등 너무나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필자도 10여 년 전부터 민주평통 자문위원 일을 하고 있고, 현재는 노원지회 제1 지회장을 하면서 통일을 염원하고 대비하고 노력하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도 남북구강보건의료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 평양적십자병원 현대화사업, 개성공단 구강보건의료사업 등을 2016년까지 열심히 하였고, 지금도 계속 노력하고 있다. 사단법인 열린의사회에서 겪은 해외 봉사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아 남북문제는 민간부문에서 협력의 물꼬가 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북의 철도가 연결되어 한반도종단철도(TKR)가 되고, 중국횡단철도(TCR)-몽골횡단철도(TMGR)-만주횡단철도(TMR)-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된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15차례에 걸쳐 몽고에서 행한 의료봉사의 기억이 새롭다. 지금은 치과의사가 되어 환자를 직접 돌보는 아들이 중1 때, 같이 몽골 드루노고비에 갔었다. 말을 타고 이틀을
여름 휴가철입니다. 미국사람들은 멕시코 해변으로도 휴가를 간다고 하더군요. 휴가를 간 미국인 한 사람이 멕시코 해안마을의 부두에서 한 어부를 만나는 장면으로 오늘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멕시코 어부의 작은 배 안에는 큼지막한 물고기 네댓 마리가 있습니다. “고기가 아주 좋아 보이네요. 잡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나요?” 어부는 짧게 대답합니다. “아니요, 금세 잡아요.” 그럼 왜 바다에 조금 더 머무르면서 고기를 더 잡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어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 정도면 우리 식구가 생활하기에 충분한걸요.” “그럼 다른 시간에는 뭘 하는 거죠?” “애들과 놀아주고 아내와 이야기도 나누고 저녁엔 친구들과 만나 와인도 마시며 기타를 치며 노래도 부릅니다.” 미국인이 안타까운듯한 표정으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하버드 MBA 출신인데 당신을 도와줄 수 있어요. 좀 더 나은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겠소. 고기를 조금 더 잡아 돈을 모은 후 큰 배를 사는 것이 시작입니다. 그럼 더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어요.” 어부는 관심이 있는 듯 되물었다. “그 다음에는요?” “그렇게 모은 돈으로 배를 여러 척 더 사서 더 많은 물고기를 잡아 가공하는 거죠. 물론 처음엔
아침 6시경이 되면 일람을 맞춰 놓은 것도 아닌데 자동적으로 눈이 떠집니다. 좀더 누워 있을까? 일어날까? 일순 고민을 하다가 아침 달리기를 안 하면 아프겠지? 어차피 눈 뜬 거 일어나자! 라고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30분정도 달리기를 한지 벌써 10 년도 넘은 것 같습니다. 낮에 치과 일을 하면서 어깨가 구부정한 자세로 오래있다 보니 어깨가 아픈 경험을 너무 많이 했습니다. 밤에 어깨 통증 때문에 너무 여러 번 깨기도 해서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30분 달리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을 때는 일주일에 1번은 아주 강하게 스포츠 마사지를 받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었고, 여름에 에어컨을 틀어도 잠을 잘 때는 어깨에 뜨끈한 찜질(?)을 해야만 잠을 잘 수 있었으니까요. 이런 이유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는 대로 달리기 30분을 10년도 넘게 계속 하게 되어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달리기를 해보니 생각보다 기분 좋은 경험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제일 좋은 것은 아침에 조금이라도 땀을 흘리고 나니 체온이 올라가 몸과 마음이 개운해지는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늘 다이어트를 한다고 음식을 조심했
孔子曰: 不知命 無以爲君子也. 不知禮 無以立也. 不知言 無以知人也. 논어 10-3 논어 마지막 문장이다. 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으며, 예를 알지 못하면 설 수 없으며,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 2016년 10월 17일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를 시작으로 하루 한편 논어로 생각정리하기를 시작하여 2018년 4월 29일 不知言 無以知人也을 마지막으로 논어 글쓰기를 마쳤다. 560일 동안 논어 498편중 310편의 글쓰기를 하였다. 50여 편의 글이 모아지자 아침에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감이 생겼다. 토, 일은 논어 글쓰기를 하지 않기에 일주일에 5번의 글쓰기를 습관적으로 하였다. 아침 7시에서 7시 30분 사이에 치과에 도착하여 한편의 글을 쓰고, 다음날 쓸 논어 한귀절의 한자를 정리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은 인터넷에서 다양한 해석들을 뒤졌다. 賢賢易色(현현이색)에 대한 해석은 10가지 이상이나 되었다. 진료를 하며 문장의 한자 하나하나를 하얀 종이가 검게 되도록 쓰고, 한자가 익혀지면 문장을 썼다. 문장에 대해 느낌이 오면 다른 일을 하였다. 습관의 놀라움 . 처음 시작할 때는 논어 글쓰기를 마치는데 5년 계획을 세웠다.
2018년이 어느새 절반이 지나갔다. 더위와 장마로 올라가는 불쾌지수에 여름 바람에도 물러가지 않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가뜩이나 지친 사람들을 더 답답하게 만든다. 사람 마다 각자 사정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겠지만 같은 지역에서 같은 시간대를 살아가다 보면 날씨라는 환경 요소는 모두에게 비슷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격변하는 국가 상황과 국제 정세, 크고 작은 정책 변화와 사회 현상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한 걸음 뒤로 물러서 보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나의 삶’은 달라지는 것도 같지만 그리 크게 달라지는 것 같지는 않다.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말이다. 혼자 따로 떨어져 사는 것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다 보니 크고 작은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갈등의 요소는 사람 사이에서 생길 수도 있고, 개인의 내면에서 생길 수도 있다. 풀어 낼 수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있다. 풀리지 않는 갈등과 고민을 품고 있다 보면 지나간 시간을 곱씹어보며 후회하다 우울해지기도 하고, 앞으로 다가올 일을 걱정하며 불안해지기도 한다. 그러기를 반복하다 보면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하며 화가 나기도 한다. 때로 그 ‘화’는 ‘
최근 투명교정에 소비자 불만이 급증하자 한국소비자원은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2년 3개월간(2016~18년 3월) 소비자상담 통합 콜센터로 접수된 투명교정 관련 불만은 총 332건이었고, 최근 3개월 동안 86건이 접수돼 전년동기(30건) 대비 약 186% 급증했으며 가장 큰 불만 사항은 ‘부실 진료’로 전체 불만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부작용 발생’이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소비자보호원에서는 투명교정장치로 치료 받던 환자들의 치료 결과에 불만을 갖고 치료비 환불에 대한 문의 건수가 많아지자 소비자피해의 효율적 해결을 위해 대한치과의사협회에 이에 대한 대응책을 협의하였고 선납진료비 환급기준(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마련하고 피해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대한치과교정학회와 같이 TF팀을 구성하여 소비자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투명교정의 편리함과 마케팅 기술을 더해 수 많은 환자를 끌어 들였던 압구정동 A치과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의 불만과 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치과에 대한 내용이 몇 주간 인터넷뿐 아니라 일간지, 소비자 고발 프로에 까지 나오면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