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퇴근길은 한 주일간의 쌓인 피로가 노곤함으로 몰려오는 시간이다. 진료하는 내내 팽팽하게 조여져 있던 신경은 어느새 느슨해진 활시위처럼 맥이 풀려 버린다. 할일 없이 열을 지어 이동하는 개미들처럼 도로 위 차량들의 정체는 지루하기 그지없다. 그 지루함과 나른함을 달래려 라디오의 볼륨을 높여 본다. 청취자 퀴즈문제로 ‘춘수모운(春樹暮雲)’이라는 사자성어의 뜻을 묻는 여자 아나운서의 상큼한 멘트가 들리고, 퀴즈문제의 힌트로 가수 안재욱씨의 노래 ‘친구’가 흘러나왔다. ‘괜스레 힘든 날 턱없이 전화해 말없이 울어도 오래 들어주던 너늘 곁에 있으니 모르고 지냈어 고맙고 미안한 마음들사랑이 날 떠날 땐 내 어깰 두드리며…’ 춘수모운(春樹暮雲)이란 ‘봄날의 나무와 해질 무렵의 구름’이라는 뜻으로, 멀리 있는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중국 당(唐)나라 때의 시인 두보(杜甫)가 위북지역에서 봄철에 나무를 바라보다가 강북 지역에서 저문 날 구름을 바라보고 있을 동시대의 시인 이백(李白)을 그리워하며 쓴 ‘춘일억이백 (春日憶李白): 봄날 이백을 그리워하다’라는 시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내게도 친구가 있다. 묵이와 승이는 나의 친구들이다. 우리
Narrative - Based 접근의 치과 치료 개념과 응대 치과에 내원한 환자는 저마다의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습니다. 환자의 내러티브는 환자의 주소와 병력은 물론, 처한 상황과 치과에 대한 고정관념과 이미지 등 자신만의 히스토리와 스토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가령 한 환자가 치과를 찾아 병세를 치과의사에게 설명했다고 합시다. 그 때 환자는 치과의사에게 다양한 이야기, 예를 들어 ‘자신의 통증의 이야기’와 ‘못 씹는 이야기’를 말합니다. 그리고 과거에 방문했던 치과의 경험이라든지, 그 때 받았던 치과 치료의 내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라든지, 현재의 자신의 구강상태와 자신이 생각하는 치료계획도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 속에서 환자와 치과의사, 직원은 그 환자에게는 새로운 내러티브의 등장인물이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환자는 각기 다른 고유한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환을 맞이 하는 치과의사, 그리고 상담 직원은 각기 다른 환자의 내러티브에 참여하게 되고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는 환자마다 각기 다른 매우 개별적이고 독특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환자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를 치료의 중요한 일부로 간주한다의료 현장에서는 환자
스케일링 0원 광고가 환자유인알선 행위에 해당된다는 고등법원의 판결 이후 어디까지가 환자유인 행위에 해당되는지 개원가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가 최근 환자유인행위에 대한 다양한 처분사례를 담은 자격정지 및 면허 취소사례집을 발간해 눈길을 끈다.사례집에서 밝힌 환자유인알선 행위는 ▲진료비에 대한 포인트 적립 ▲쿠폰 발행으로 환자 유인 ▲진료상담 후 경제적 가치가 있는 물품 제공이다. 또한 ▲환자를 소개받고 대가로 진료비 일정부분 지급▲스케일링 0원 등 원가 이하 미끼의료로 모객행위 ▲SNS를 이용해 게시글 공유한 자에게 시술권 제공 등 말썽 많은 ‘먹튀치과’들이 즐겨 찾는 불법행위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복지부가 밝힌 환자유인 사례를 보면 최근 본지가 연간 경영기획으로 게재하고 있는 ‘잘되는 동네치과 노하우 전격공개’ 기사에 등장하는 원장들의 병원 경영 스타일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기사 주인공인 원장들의 공통점은 안전하고 검증된 재료를 사용하고 최선의 진료를 우선시하며 환자 예후까지 챙기는 ‘환자를 위한 진료’를 시행하고 있었다. 특히 동네 사랑이 유달라 각종 지역봉사활동과 기부에 적극 나서는 등 지역 발전에도 기여하고
우리는 아침에 깨어서 대부분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본다. 거울 속의 나의 모습에서도 가장 자세히 보는 부분은 당연히 얼굴이 될 것이다. 가끔은 베개에 눌린 자국이 생긴 얼굴을 보기도 하고, 어떤 날은 퉁퉁 부어서 풍선처럼 된 얼굴을 발견하기도 한다. 스스로도 매우 컨디션이 좋아 보이는 얼굴을 보고서는 활기찬 날이 되리라 기대에 차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푸석푸석한 얼굴을 발견하고는 그날 하루를 버틸 걱정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얼굴이란 사람의 마음이 겉으로 드러나는 곳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조상들은 사람의 얼굴을 중시 여겨 관상으로서 사람의 운명을 예측하기도 하고 임금님의 얼굴을 용안(龍顔)이라 하여 귀한 가치로서 여기기도 하였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그 사람의 됨됨이지 겉모습이 아니라고들 말하지만 실지로 아무리 따듯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의 얼굴이 매우 험상궂고 찌푸린 모습이라면 그를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알고 지내어서 그 사람의 진면목을 충분히 아는 사람이 아니고는 그런 사람으로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성공하려면 남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는 편안한 얼굴을 만들어야하며 그
외롭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비용을 내고 친구를 빌려쓰는 ‘프렌드 렌탈’ 상품의 등장은 참 서글픈 우리시대 자화상입니다. 이성간에도, 집안에서도, 어느 작은 모임에서도 외톨이 된 느낌이 들고, 내 주변에 사람들이 오지 않거나 자꾸 자리를 뜬다면 주밀한 자기점검이 필요합니다. 걸핏하면 자기 얘기, 자기 자랑 하려고 벼르고 있다가, 모든 화제를 기-승-전-자기자랑으로 끌어가는 것이 혹 내 얘기는 아닌가! 듣는척만 하면서 대충 흘려듣는다거나, 끼어들 타이밍만 보거나, 빨리 말을 좀 끝내줬으면 하는 잡념으로 상대의 말을 듣고 있다면, 설령 세련된 청취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해도 공감은 이뤄질 수 없습니다. 자기자랑 한다고 남들이 다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마음이 문제입니다. 남들을 들러리나, 자기 아래로 보는 마음이 있다면 상대는 귀신같이 느끼고 자리를 뜰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마음으로 하는 자기자랑이 문제입니다. 상대를 나보다 낮게 보지 않으면서 하는 자기자랑은 좀 다릅니다. ‘나는 원래 잘해’ 하는데도 상처받기 보다는 귀엽고 순수하고 경쾌하게 느껴집니다. 침울한 기운으로 자기표현 안하는 사람들보다 이런 이들이 더 인기가 있기도 합니다. 친구를,
치과의사 인력수급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치협과 한국치과대학장·치의학전문대학원장협의회(회장 박영국)가 지난 4~5일 워크숍을 열고 정원 외 입학 인원을 현재 10%에서 5%를 넘지 않도록 하는 ‘정원 외 입학 적정화’에 합의했다. 이는 그동안 치협과 학계가 치과의사 적정수급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로 실질적인 성과를 보였다는데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정원 외 입학의 경우 치의학전문대학원이 치과대학 체제로 전환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게 된다. 치협이 2013년도 국회 관계자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강릉원주치대, 단국치대, 연세치대, 원광치대 등 4개 대학에서 2010~2012년 3년간 연평균 15명 이상씩을 정원 외로 선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2017년 치대로 전환하는 5개 대학의 총 입학 정원수가 320명인만큼 현재 고등교육법이 정하고 있는 정원 외 입학정원 10%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최대 32명이 정원 외 입학을 통해 추가로 선발된다는 계산이 나온다.결국 2017년부터 총 8개 치대(510명)에서 최대 51명이 정원 외 입학을 통해 치과인력으로 흡수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이는 치대 1곳이 신설되는 것과 맞먹는다. 이 때문에
사건개요 우측 하악(#46 ) 임플란트 시술 후 우측 턱과 입술 부위에 감각이상이 발생하였다. 치료계획 환자(신청인, 여/33세)는 부정교합과 턱관절 장애 등을 주소로 내원하여, 해당치과에서 교정치료 후 #16, #36, #45, #46 임플란트 식립 및 #18, #48 발치 등을 치료 계획으로 수립하였다.치료과정해당치과에서 #36 부위 임플란트를 식립하고, #16 임플란트 식립 및 골이식술을 시행하였다. 이후 담당의사가 피신청인으로 교체되어 처음 #46 부위 임플란트 식립술 및 골이식술을 시행하였으며, 환자는 2일 후 우측 턱과 입술 부위의 감각이상(저림, 둔함)을 호소하였다. 이때 담당의사는 항경련제와 부신호르몬제 경구약을 7일분 처방하였다. 1주일 후 감각이상이 지속되고, 신청인이 60-70% 정도만 정상적으로 감각할 수 있는 상태임을 호소하여 경구약을 7일간 더 처방하였다. 이때 #44 가장자리에서 중앙부 잇몸에 감각이 무디고 피부 감각 저하됨을 호소하고, 피부를 핀셋으로 잡았을 때 두점식별이 가능하였다. 수술 11일 후 CT촬영하고, 임플란트를 한바퀴 정도 돌려서 빼내었으며, 열흘이 지난 후 턱쪽 감각은 돌아왔으나 입술 감각은 70% 정도 밖에 회복
2015년 2월 드디어 Amazon은 그들의 전자책 단말기 Kindle을 위한 Kindle textbook creator 베타 버전을 출시하였다. 이미 자가 출판을 시작한 Apple사의 iBooks author 만큼 견고한 기능과 생태계를 확보하지는 못 했지만 기존의 Amazon의 행보를 볼 때 단기간 내에 교과서 시장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교과서를 교사가 스스로 만들고 학생들이 이 책을 전자책 단말기를 통해 읽는 세상이 한걸음 더 가까워진 것이다.전자책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145억 달러 (우리돈 약 14조)로서 2017년도에는 220억 달러까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지난 2011년을 기점으로 Amazon 내부에서 종이책의 매출을 전자책 매출이 앞지르게 되었고, 미국 내 전체 출판 시장에서도 전자책의 비중이 30%까지 성장하게 되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아직 3-4%에 불과한 작은 규모긴 하지만 교보문고 Sam, Yes24, Aladin, Ridibooks 등의 업체가 다양한 형태와 기능으로서 전자책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고, 필자 역시 꽤 많은 업체를 이용해서 전자책을 수시로 즐기고 있다. 예전부터 전자책은
인생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세월이 갈수록 더욱 느껴지는 것은 존경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고, 존경하는 분들을 곁에 두고 만나뵐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라 생각한다.오오야마 선생님을 처음 만나 뵌 것은 1996년 1월 동경의과치과대학 악안면보철학 교수실에서이다. 당시 진주에 개원해 있던 나는 남편의 유학기간이 길어져서, 함께 공부하는 길을 찾았었다. 그때 소개받아 만나 뵌 분이 오오야마 교수님이시고, 처음 교수실에서 만나 뵈었을 때 자그마한 체구이시지만 뭔가 압도하는 분위기가 있으셨던 것으로 기억된다. 고교 때 배웠던 일본어 실력으론 인사 외엔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옆에서 통역해 주신 최 선생님의 도움으로 그해 4월부터 공부하러 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 유학생활이 시작되었다.기대 반 설렘 반으로 시작된 일본 생활은 생각만큼 간단치가 않았다. 3살이던 딸애도 환경이 바뀐 탓에 매일 아침 우는 아이를 놔두고 뒤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거웠었지만, 학교에 가면 주변 선생님들이 친절하게 잘 대해 주어 어려웠던 시간을 잘 보냈던 것 같다. 이런 의국 환경이 주어진 건 오오야마 선생님의 배려 덕분이었다. “나도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했기 때문에 유학생들의 고
Narrative-Based 접근의 치과 치료 개념과 응대 Narrative-Based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생각에 변화를 요구합니다. 일단 환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충실합니다. 질환의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것은 환자이므로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환자가 요구하는 치료 방향과 생각들을 우선 존중해서 듣습니다. 주인공은 환자이고 의사는 이른바 반주를 하는 역할을 합니다. 환자가 자신의 사연을 말해 정리하고 만들어 가는 과정을 의사가 돕는 것입니다. 그때 결코 의사는 자신의 이야기를 강요하지 않는 것입니다.환자의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이야기가 생기는 것을 인정하고 한 가지 진단으로만 단정짓고 국한 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환자와 의사와의 대화에서, 환자는 자신의 병세를 다양한 시점에서 이야기합니다. 지금까지의 경과와 그것에 따라 생활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생각 나는 대로 말해 갑니다. 전후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과정에서 환자의 걱정, 생각, 요망 등이 많이 드러납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무시하는 경우 의사나 상담자는 진단하고 치료계획을 재빨리 세우려고 하기 때문에 환자의 이야기에
기업형 사무장치과의 환자유인 알선 ‘미끼 의료행위’였던 스케일링 0원 광고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이 의료시장 질서를 왜곡하고, 과잉진료 등 폐해를 야기하는 환자유인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이번 고등법원의 판결이 중요한 것은 거대 기업형 사무장 치과가 환자를 유인하는데 스케일링 0원 광고를 주 무기로 개원가 의료질서를 크게 어지럽히며 배를 불려온 행위에 쐐기를 박았다는 점이다. 특히 원가 이하 ‘미끼 의료행위’를 개발해 환자를 불러 모으는 일부 치과 관행에도 경고장을 던져 줬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기업형 사무장치과는 스케일링 0원 광고를 남발하면서 이를 보고 내원한 환자에게 방사선 촬영을 의무적으로 시행해 불 필요한 치료를 유도하는 등의 과잉진료 폐해를 야기해 왔다. 스케일링 0원은 기업형 사무장치과가 내세우기 전만해도 생소한 마케팅 기법이었다.생각보다 효과는 커 광고를 보고 찾아온 환자들이 적지 않았으며, 이를 보다 못한 치과계의 분노는 하늘을 찔러 결국 불법의료와의 전쟁으로 비화됐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있을 대법원의 판결이다. 법리위주의 판결을 우선시하는 대법원 특성상 고등법원의 이번 판결 결과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법률전문가들의 대체적